최소리네 집 보물창고 북스쿨 2
윤소영 지음, 성병희 그림 / 보물창고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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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다. 왜 대화체에 큰따옴표가 아니라 줄(-)일까. 그냥 독특하게 편집을 했나보다라고만 생각했다. 그리고 엄마의 손말이 거칠고 빠르다는 말도 그냥 흘려서 읽었다. 그러다 조금 지나자 그 말의 의미를 알았다. 소리의 엄마가 청각장애인이었던 것이다. 그제야 왜 큰따옴표가 아니라 줄이었는지도 알겠고 소리가 왜 그렇게 녹음기에 집착하는지도 이해가 갔다. 그러고보니 소리라는 이름도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소리의 엄마는 처음부터 소리를 못 들었기 때문에 딸의 이름을 그렇게 지은 것이란다. 소리를 잘 들으라는 의미에서. 어찌보면 소리에 한이 맺혀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소리는 꿋꿋하게 잘 생활한다. 대개 장애를 다룬 책에서 나타나듯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엄마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게다가 아빠도 없이 장애를 가진 엄마와 산다는 것이 우리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들고 감내해야 할 일이 많은지 알고 있기에 소리가 더욱 대견해 보였는지도 모른다. 물론 그런 소리도 시련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친구 혜경이가 피아노 학원에서 소리의 사정을 폭로했을 때 소리의 행동으로 보아 다른 사람들에게는 밝히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혜경이와의 갈등을 해결하는데 신경쓰기 보다는 엄마와의 음악회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는 것으로 보아 다른 사람들은 소리에게 부차적인 문제인가 보다. 대개 아이들은 친구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면 굉장히 신경쓰고 힘들어 하는데 여기서는 그 모든 갈등이 엄마와 무대에 섬으로써 지금까지의 문제가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취급되니 말이다. 어찌되었든 소리의 씩씩하고 유쾌한 삶이 언제까지나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록 동화에서일지라도. 아니 현실에서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걸 바라면서 이런 책을 아이에게 읽히는 것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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