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욕망공화국 - 어느 청년백수의 날카로운 사회비평서
신승철 지음 / 해피스토리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다른 사람과 진지한 대화를 할 때 '욕망'이라는 단어는 기피하게 된다. 마치 무슨 이상한 사람인 것처럼 받아들일 것 같아서 말이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욕망이 드러나지 않도록 무진장 신경을 쓰면서 고상한 척한다. 간혹 다른 사람으로 인해 기분이 언짢거나 화가 날 때 왜 그럴까를 곱씹는다. 처음엔 단순히 상대방 때문에 화가 났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곰곰 생각하고 그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면 욕망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난 집안을 꾸미는 일에 도통 재주가 없다. 뭐, 관심도 없다. 그런데 만약 집안을 멋지게 꾸며놓고 사는 사람집을 방문하게 되면 불편하다. 그러면서 속으로 생각한다. 왜 이렇게 집안을 치장하는 것에 신경을 쓸까. 가구 배치에 신경쓰고 인테리어 잡지를 보며 소품 정보를 얻는 시간에 훨씬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물론 사람마다 관심사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긴 하지만 괜한 심통이 나는 건 사실이다. 아마도 그 기저에는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하기 때문에, 즉 욕망은 있으나 실천 불가능하기에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일 게다. 이렇듯 모든 것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면 욕망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것은 천박하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강요받았다. 그래서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위장해서 다른 말로 표헌한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으며 구구절절 공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모든 행동의 근원에 있는 욕망을 철저하게 폭로하는 작가의 대담성에 가끔은 불편하기도 했다. 이것도 다른 사람을 의식하면서 생긴 일종의 가면이다. 어쨌든 작가는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드러냄으로써 독자도 은연중에 자기의 깊은 속내를 잠시나마 드러내게 한다. 분야를 넘나드는 많은 생각들을 읽으면서 참 열심히 사는 사람이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가끔은 지나치게 주관적인 면도 보이고 가끔은 하고자 하는 이야기 언저리를 맴도는 듯한 느낌의 글들이 있어서 처음 제목을 보았을 때처럼 책을 놓고 싶지 않다는 욕망을 느끼기에는 조금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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