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만큼 땅만큼 너를 사랑해
데이비드 밴 뷰런 지음, 팀 원스 그림 / 세상모든책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드라마 주제는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뻔한 결말과 뻔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등장인물과 그들의 직업만 살짝 바뀌어서 끊임없이 반복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왜 그런 것에 열광하는 것일까. 마찬가지로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그림책의 주제는 자식에 대한 사랑이 상당히 많다. 또 그런 사랑을 주제로 한 책은 내용도 비슷하고 전개 방식도 비슷하다. 등장인물만 바뀌어서-때로는 토끼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곰이 되기도 한다.-이야기를 풀어갈 뿐이다.

은은한 파스텔 톤의 그림은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책 내용은 특별할 것도 없다. 엄마 곰이 눈에 보이는 것은 무엇이든 그 만큼 너를 사랑한다는 말을 끝없이 되풀이하고 있으니까. 그러나 매번 말을 하는데도 왜 지루하거나 식상하다고 느껴지지 않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엄마곰에게 내 마음을 대입시켜서 읽기 때문일 것이다. 바다가 깊으면 그 깊이 만큼 사랑하고 태양이 눈부시면 그 눈부신 만큼 사랑하고... 곰이 가는 어떤 곳이든, 곰이 보는 무엇이든 아기곰에 대한 사랑을 느끼지 않는 때가 없다.

온화한 표정의 엄마곰과 귀여운 아기곰을 보는 것만으로도 평화롭고 그들에게서 사랑이 느껴진다. 엄마곰은 하루를 보내는 내내 아기곰에 대한 사랑을 읊는다. 그 어떤 부모가 자식에게 그런 사랑을 느끼지 않을까. 아마 아이들은 그것까지는 느끼지 못할 것이다. 단지 엄마가 나를 사랑하는구나를 느낄 뿐이겠지. 특별한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그림이 펼쳐지는 것도 아니지만 참 편안해지는 책이다. 유아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면 엄마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포근함을 느낄 것 같다. 비슷한 그림책을 많아 봐왔는데도 이런 책을 보고 또 아이를 생각하는 걸 보니 인간 세상에서 부모 자식간의 사랑은 역시나 변하지 않는 주제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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