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쟁이 나나 모두가 친구 10
치엔 인 지음, 임지영 옮김 / 고래이야기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난 동생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혼자이다시피했다. 그리도 지금의 내 아이들은 동성이 아닌 이성이라 동생이 큰 아이를 따라하려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주위의 동성 형제들을 보면 그런 경우가 많다. 특히 언니 친구들이 왔을 때 동생을 끼워주지 않으면(대개는 그러니까) 동생은 더 쫓아다니며 훼방을 놓곤 한다.

이 책의 주인공 나나가 보기에 언니는 무엇이든 잘 하는 만능재주꾼이다. 그림도 잘 그리고 요리도 잘 하고... 그러나 무엇보다 더욱 부러운 때는 언니 친구들이 놀러왔을 때다. 지금까지 평범했던 집이 신기한 세상으로 변하니까. 거실에서 언니들이 노는 모습을 바라보는 나나의 표정에는 호기심과 부러움이 그대로 나타난다. 특히 한쪽 구석으로 치우쳐서 작게 그려진 나나의 모습에서는 소외감이 드러난다. 물론 언니들이 끼워줄 때도 있다. 말 잘 듣는 조수가 필요하거나 친구 중 아무도 하지 않으려는 역할이 있는 경우에 말이다. 그 때의 나나 표정이란.

결국 언니가 만든 팬케이크를 칭찬하는 모습을 본 나나는 자신도 만들기로 한다. 주방을 온통 난장판으로 만들고 자기 머리도 엉망으로 만들면서까지 열심히 만들었는데, 결과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 아니 오히려 식탁 밑으로 숨을 만큼 형편없다는 소릴 듣는다. 그러나 이웃집 아주머니의 한 마디에 용기를 얻은 나나는 이제 더이상 언니들을 따라하지 않는다. 스스로 자기만의 놀이를 만들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옆집에 나나보다 어린 여자아이가 이사오면서 이젠 나나가 그토록 부러워했던 언니 노릇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얼마나 좋을까. 특히 마지막 장면은 웃음을 머금게 한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풀어가느냐는 전적으로 작가의 역량일 것이다.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소재를 가지고도 참 재미있게 풀어낸 글과 그림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풍부한 표정의 나나를 보면 지금 나나의 마음이 어떤지 금방 알 수 있다. 그래서 그림을 따라가며 보는 재미 또한 톡톡히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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