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와 떠난 여행 즐거운 동화 여행 11
L. S. 매튜스 지음, 고진옥 옮김, 이주연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아이들 성화에 못 이겨 강아지를 키운 지 1년이 조금 넘었다. 우리 강아지를 보고 아는 집 아이가 너무 졸라서 그 집도 결국 강아지를 키우게 되었다. 그런데 그 집 큰 아이가 중학생이 되자 강아지에 신경쓸 여유가 없을 것 같아 다른 사람에게 주기로 했단다. 당연히 아이들은 반대했지만 상황을 잘 설명해서 간신히 동의를 얻어놓았는데 그만 강아지가 먹으면 안 되는 닭뼈를 먹는 바람에 수술을 했다고 한다. 그 엄마는 별로 키우고 싶어하지 않던 강아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수술실에서 나오는 강아지를 보며 엄청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설마... 그렇지만 요즘 우리 강아지 하는 행동을 보면 조금 이해되기도 한다. 식구들이 외출을 하려고 준비만 해도 두고 갈까봐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며 자식 버리는 것도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자기가 키우던 애완동물을 버리는 것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을 하던 참이다.

존도 그런 경우다. 형이 아파서 강아지를 키울 수 없다는 것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보호소에 맡기고 싶지 않은 심정, 이해가 간다. 보호소에 맡긴다는 것은 강아지 입장에서 보면 버림받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테니까. 처음에 쥐라고 생각될 정도로 작은 강아지라서 짓게 된 이름 마우스. 강아지에게 마우스라니 이름이 참 재미있다. 하긴 고양이에게 '개'라는 이름을 지어주는 사람도 있긴 하더구만. 어쨌든 마우스는 그냥 어쩌다 키우게 된 강아지라기 보다 돌아가신 아빠를 대신해서 식구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귀한 존재다. 강아지를 키우면서 식구들이 조금씩 현실을 받아들이고 삶의 희망을 찾아갔으며 상실의 아픔을 잊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다시 그런 마우스를 보내야 하다니... 그건 아픈 형에게도 신체적으로 도움은 될지 몰라도 정신적으로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엄마 몰래 먼 길을 갈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어찌보면 이 책은 존의 여행기라고 해도 될 정도로 존이 마우스를 데리고 먼 곳에 있는 삼촌집에 가는 과정이 주를 이룬다. 엄마 몰래 떠나느라 돈이 얼마 없어서 중간까지만 기차를 타고 가고 그 후에는 걸어가며 겪는 여러 가지 일들. 어딘지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이긴 하지만 아이들이 마음 속에 품고 있는 모험에 대한 갈증을 풀어줄 수는 있을 것이다. 가는 곳마다 다행히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금방 친해지고 그 집에서 잠까지 자게 되는 것이 지금 우리 현실과 비추어 볼 때 터무니 없는 이야기로 치부될 수도 있겠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우리의 각박한 현실이 그런 것이겠지. 시대적 배경을 짐작할 수 없는 내용 못지 않게 그림도 내가 어렸을 때 보았던 만화가 생각난다. 중간에 들어 있는 삽화는 그런대로 괜찮은데 표지 그림은 글쎄... 좀 더 고민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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