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가 먼저 그랬어요! 모두가 친구 9
가브리엘라 케셀만 글, 유 아가다 옮김, 펩 몬세르랏 그림 / 고래이야기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화가 나서 괜히 아무에게나 시비를 걸고 싶을 때가 있다. 그래서 잔뜩 화 난 채로 누가 걸리기라도 하면 바로 싸움을 걸겠다는 심정으로 돌아다니는 경우가 가끔 있다. 그러나 다행히 아무도 시비를 걸지 않으면 그날은 무사히 넘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마음이 좀 가라앉고 나서 생각해보면 별 것도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고.

아이들도 그럴까. 아니, 어쩌면 아이들이 그런 경우가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어른보다는 감정 조절이 서투를 테니까. 그렇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남의 감정을 읽는 기술이 부족하기에 결국은 싸움이 되는 것일 게다. 여기 나오는 타틴처럼. 그러기에 타틴이 먼저 화를 냈으니까 나도 화를 낸다는 자연스러운 결말에 다다른다.

그러나 아이들은 역시 아이들이다. 금방 풀어지니까. 친구가 내민 초콜릿에 마음이 점점 누그러진다. 여기서 초콜릿은 단순히 먹는 것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타틴이 몸도 마음도 지쳐서 자신이 왜 화를 냈는지도 모르겠고 후회도 되는 참에 친구가 내민 따뜻한 마음을 받았기에 그런 것이겠지. 

무엇엔가 잔뜩 화가 난 타틴의 표정이 참 잘 표현되었다. 그리고 마주친 친구와 싸웠을 때 친구의 부모가 와서 데리고 가며 '쟤는 왜 저래?'라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장면은 이상하게 눈길을 잡는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아이가 아닌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마음 같아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단순화된 그림과 채도가 낮은 배경색이 끝까지 이어지는 그림이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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