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드기는 송장벌레 등에 타고 옮겨 다녀요 - 이동공생.도둑기생 공생과 기생 4
키어런 피츠 지음, 김승태 옮김 / 다섯수레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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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공생과 기생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알고 있던 것이 아주 일부였음을 알았다. 공생은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라 생각하고 기생은 한쪽에 손해가 되는 관계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자면 공생이란 '서로 다른 생물들이 관계를 맺으면서 사는 것'을 통틀어 이야기한단다. 즉 기생도 공생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처음부터 허를 찔리며 읽는데 도둑기생에 대한 것을 읽어줄 때 둘째가 그럼 하이에나도 도둑기생이 아니냐고 한다. 물론 그건 아닐 거라고 대답했다. 설마, 기생이란 작은 동물들에게 해당되는 것이지 그렇게 큰 육식동물에게 해당될라고. 그런데 웬걸. 사자나 하이에나, 독수리도 일종의 도둑기생이라는 것이다. 남이 잡은 사냥감을 빼앗거나 남긴 것을 먹으니까. 

공생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진딧물과 개미에 대한 것은 나오지도 않고 거의 모르는 동물들이 나와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아이에게 아는 체도 할 수 없었음은 물론이다. 아니, 오히려 아이보다 내가 더 신기해서 열심히 들여다보았을 정도다. 그리고 중간중간 나오는 신비한 자연의 세계라는 코너는 지나칠 수가 없다. 자연은 알면 알수록 신기한 일이 많으며 하나씩 알아 갈수록 내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달을 뿐이다.

그럼 이렇게 편리공생 관계든 상리공생 관계든 또는 도둑기생 관계든 그들의 관계를 나쁘다 내지는 안타깝다로 정의할 수 있을까. 군함새는 먹이를 물고 날아가는 다른 새들의 먹이를 가로챈단다. 심지어 같은 군함새끼리도 먹이를 빼앗는단다. 여기까지 읽으면 나쁜 습성을 가졌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군함새들은 깃털에 기름기가 적어서 먹이를 잡기 위해 바다 속으로 들어갈 수가 없단다. 즉 그들이 남의 먹이를 가로채는 것은 살기 위한 하나의 방편인 것이다. 이처럼 자연이란 어느 한 편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볼 때 진정 그들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아이와 이 부분을 읽으며 괜히 숙연해졌다. 자연의 이치란 참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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