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자연 - 동물행동학자가 쓴
히다카 토시타카 지음, 전혜원 옮김, 이미화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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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생태에 관해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가끔 동물이나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것은 자연이란 정말 신기하고 대단하다는 점이다. 나비의 날개가 진하고 연한 것도 다 이유가 있고 꽃이 피는 모양이 제각각인 것도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자연에 그냥 그렇게 된 것은 없다는 걸 느꼈었다.

원래 자연이나 과학에 대한 책은 전문가가 써야 믿을 수 있고 정확한 법이다. 그러나 한 분야의 전문가라고 해서 모두 책을 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처럼 동물행동학자가 직접 서술한 책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짐작이 간다. 게다가 어른이 읽는 책을 쓰는 것이 쉽지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쓰는 것이 훨씬 어려울 것이다.

저자가 직접 실험한 이야기도 있고 주변에서 밝혀낸 이야기도 있어서 무척 흥미로웠다. 곤충끼리 서로 경쟁하고 더 좋은 먹이를 차지하기 위해 혹은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것이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때로는 식물과 동물 사이에서도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인다고 하니 참 신기하다. 고비와 젠마이하비치라는 벌의 애벌레 싸움 이야기를 읽을 때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다. 둘의 숨바꼭질과 같은 싸움은 끝이 없어 보인다. 그렇게 계속 싸우면서 일부만 살아남는 것이겠지.

식물이든 동물이든 그들은 최종 목적은 살아남기 위한 것이다. 곤충이 식물의 잎을 먹어치우면 식물은 더 많은 번식을 해서 그래도 살아남는 자손을 남기는 것이다. 누가 가르쳐주는 것도 아닌데 그런 걸 어떻게 알까. 또 자손에게 어떻게 알려줄까. 물론 그런 진화의 과정이 몇 천 년도 아니고 몇 만 년도 아닌 수백만 년이라는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가늠이 되지 않는 시간이 걸리는 일이긴 하지만 인간은 그동안 얼마나 변화할 수 있을까. 하긴 지금도 자연에는 인간이 밝혀내지 못한 일들이 무수히 많다고 하지 않던가. 어쩌면 인간은 자신이 변화하는 것보다 다른 것에 더 관심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읽다 보면 이건 동물에 대한 이야기도 식물에 대한 이야기도 아닌데(물론 약간의 연결고리는 있지만)라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들이 있어서 처음엔 어리둥절했다. 그러나 작가 소개에 보면 이 책이 수필가 상을 받은 작품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걸 보니 이해가 갔다. 왜 그런 상을 받았는지. 또 왜 별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이야기들이 있는지 말이다. 자연의 신비로운 사실들을 조각조각 만나다 보면 주변의 모든 것이 소중하게 생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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