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미국연수 43일 - 수잔 선생님과 다섯 악동들의
홍승연 지음 / 넥서스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이번 겨울 방학 때 큰아이가 시에서 주최하는 영어캠프에 다녀왔다. 장장 3주일을 집을 떠나 그곳에서만 하는 생활이었다. 처음에는 왜 신청했느냐며 가기 싫다고 하던 아이가 돌아와서는 또 가고 싶다고 주말 프로그램이 있다던데 거기 보내달라고 하는 것이다. 일단 외국인과 3주를 생활해서인지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다고 한다. 얼마나 기특하던지. 남들은 방학만 하면 외국으로 간다는데 우린 아직 그 정도는 못하겠고 그나마도 작년까지 전혀 생각도 해보지 않았던 캠프였는데 의외로 좋아해서 좋았다.

그런데 미국에 43일을 머무른 사람들이 있단다. 그것도 자기 아이들을 데리고 가거나 캠프를 보내기 위해 떠나는 것이 아니라 한 선생님이 다섯 명만 데리고 떠나는 연수란다. 목적도 물론 영어와 친하기 위해서라지. 그야말로 부모들이 원하는 그런 연수가 아닐까싶다. 게다가 현지에서 아는 사람집에 머무는 홈스테이라니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진행하는 선생님은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내 자식 하나 둘도 어려운데 자기 아이와 남의 아이 넷을 데리고 다녀야 하다니. 또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으니 더욱 그렇겠지. 천방지축 꼬맹이들을 데리고 말이다.

출국해서 귀국하는 날까지의 43일을 날짜별로 써 놓은, 그야말로 연수를 함께 받고 돌아온 느낌이 들 정도로 자세한 기록이었다. 그 많은 날들을 어쩜 이렇게 알차게 보낼 수가 있을까 놀랍다. 그리고 연수를 떠나면서 주의해야 할 일이라던가 참고할 만한 것들도 함께 이야기해 주어서 직접 연수를 떠나고자 하는 사람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겠다. 처음에는 두께에 놀라서 언제 읽나 걱정했는데 의외로 술술 넘어간다. 

중간중간 아이들의 일기를 보여주는데 그 놀라운 발전이 눈에 그대로 보인다. 그리고 하루하루 정해진 일을 미리 계획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냥 대충 떠난 연수가 아니라는 게 확실히 드러난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그때 함께 연수 갔던 아이들이 그 후에도 끊임없이 만나서 영어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사실 우리 아이도 캠프 갔다 온 후로 그 리듬을 계속 유지시켜 주고 싶은데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해 안타깝던 참이었다. 그런데 여기 이 선생님은 후속 프로그램도 꾸준히 하고 있다니 역시 베테랑이구나싶다. 앞에 매일매일 적은 글이나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을 때는 그런가보다 했는데 마지막에 그 부분을 읽으니 다르게 보인다. 그 아이들은 참 행운아들이다. 마침 아이가 영어캠프에 다녀온 후 읽게 된 책이라 참 많이 공감했고 더욱 호기심이 일었던 책이다. 이런 경험, 아이에게 한번쯤 시켜줘도 참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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