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의 논리 여행 - 초등 저학년을 위한 논리 첫걸음
한기호 지음, 세영 그림 / 해냄주니어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대개 논리력이 생기는 시기가 고학년이 되면서부터라고 한다. 이는 물론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에는 개인차가 있는 것이니까. 그런데 이 책은 아홉 살에게 읽히는 논리 책이란다. 부제에는 저학년이라고 되어 있으니 10살이 되기 전을 강조한 것 같다. 그래서 처음에는 논술이 기승을 부리는 시류에 편승해서 아이들을 너무 일찍 논술이라는 시장으로 내모는 것은 아닐까 살짝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읽어 보니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든다. 우선 이야기가 동물을 등장시켜서 재미있게 풀어간다. 저학년이 읽어도 어려워서 이해할 수 없을 정도가 아니고 웅녀와 환웅이 나와서 아주 생소하지도 않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가 하나의 큰 맥락으로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각 이야기가 한 주제로 떨어져 있다. 게다가 하나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생활 속에서'라는 코너를 두고 논리적인 것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고 있다. 그 이야기들 또한 어렵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문제들을 예로 들며 설명을 하고 있다. 그렇게 열여섯 개의 코너를 읽으면 기본적인 논리력은 갖추게 될 것 같다. 그렇다고 한 번 읽어서 모두 이해될 것이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논리라는 것이 그렇게 한번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니까. 그런 의미에서 부제인 논리 첫걸음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또한 각 이야기가 끝나면 간단한 문제가 나오는데 논술을 배웠고 아이들을 가르쳐 본 경험에 의하면 이런 문제를 뽑아 내는 것이 그리 호락호락한 게 아니다. 그런데 이처럼 문제가 그것도 핵심을 찌르는 것에서부터 생각을 유도하는 다양한 문제들이 있으니 당장 아이들과 책을 읽고 생각해 보아도 좋겠다. 다만 지나치게 논리, 논술에 촛점을 맞춰서 아이를 교육시키다 보면 그 또한 결국 지루한 공부로 다가오면 어쩌나 걱정이 든다. 우리 아이들은 문제는 건너 뛰고 이야기만 읽는다. 당연하지. 그러다 시간이 좀 나면 문제를 보고 쓰지는 않더라도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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