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거울 속의 아이들 - 인권을 빼앗긴 채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 이야기
김정연 외 지음, 김준영 그림, MBC W 제작진 / 아롬주니어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남편이 농담으로 딸(초등5학년)에게 돈 벌어오라고 하면 당당히 말한다. 어린이가 돈 버는 것은 법으로 안 된다고. 어디서 주워 들은 건 있어 가지고. 아동인권이라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UN총회에서 채택된 어린이인권 선언은 1959년이라는데 그것이 우리의 피부로 느껴지기까지는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우리나라에서도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하철이나 식당 같은 곳에서 아이들이 껌을 파는 걸 볼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한동안 앵벌이니 아동학대니 해서 문제시 되었던 게 생각난다.
그러나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는 그런 일들이 흔하게 일어나고 있단다. 카펫이나 축구공에 대한 것은 이미 알고 있었어도 마녀사냥이나 시스테마에 대한 것은 몰랐었다. 아, 그러고보니 요즘 지휘자 정명석이 나오는 어떤 광고(공익광고였던가?)가 생각나긴 한다. 아이들에게 악기를 주고 연습시킨다고 했던가. 그래서 그들에게 희망을 준다고 했던 것 같다. 그와 비슷한 것을 하는 것이 바로 베네수엘라의 시스테마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베네수엘라의 정치가이자 경제학자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가 범죄에 빠져 있는 청소년들을 모아놓고 악기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레슨도 무료로 해 주어서 나중에는 음대에 들어갈 정도의 수준까지 되었다고. 단지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갔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희망이 보이지 않던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었다는 점이 중요한 것이다. 안 그랬으면 범죄와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할 아이들이었을 테니까. 결국 지금은 정부에서도 지원을 해주게 되었다니 다행이다.
하지만 모든 곳에 이렇게 희망만 존재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직도 노약자 특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마녀사냥이 횡행하고 카스트 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기도 하며 딸을 결혼시키며 받는 신부값 때문에 조혼을 시키는 풍습이 남아있단다. 물론 그 나라도 모두 어린이에게 노동을 시킬 수 없고 조혼도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법으로 존재할 뿐이다. 현실과 법이 함께 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비단 이 책에 소개된 나라에서만 또 이런 방식으로만 아동의 인권이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닐 게다. 분명 더 많은 경우에 더 심한 일을 당하는 아이들도 있음을 알고 있다. 심지어는 그런 것을 부모가 방치하거나 부모가 나서서 자식을 팔기도 한다니 참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읽으면서 자꾸 우리 아이들 나이와 견주어 보게 된다. 겨우 다섯 살에 부모의 빚 때문에 농장으로 가서 죽도록 일을 해야 한다니. 열 살인 우리 아이는 아직도 아기같은데 말이다. 이런 나라들은 대개 후진국인 경우가 많다. 아니면 빈부 격차가 굉장히 심하거나. 이렇게 말하니까 마치 우리나라는 꽤 수준높은 나라같은 뉘앙스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별 차이가 없었으면서 말이다. 물론 전부가 아니라 일부에서 그랬지만. 아마 여기 이 책에 나온 나라들도 전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먹고 살기 힘든 환경에 처한 사람들이 그런 것 아닐까. 정부가 부패했든 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든 어쨌든 아이들은 보호받아야 함이 마땅하다. 그런데도 그 부모들은 그런 것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니 참 애석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책에 나와 있는 아이들은 모두 부모가 이해해 줘서 잘 되었다는 점이다. 모든 아이들이 누군가가 조금만 나서서 도와준다면 그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이런 이야기는 글의 작품성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그리고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도록 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제목은 왜 거울속의 아이들일까 궁금하다. 그러한 내용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차라리 다섯 가지 이야기 중 하나를 고르는 게 낫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