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속에 숨은 세상 이야기 아이세움 열린꿈터 2
박영란.최유성 지음, 송효정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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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남편이 운동회를 할 때는 예나 지금이나 왜 청군과 백군으로 나누어서 경기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던 적이 있다. 나도 뭐, 특별히 왜 그런지 알 턱이 없어서 그냥 궁금해 하며 넘어갔다. 내가 학교 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되는 게 그거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니까. 그런데 그 궁금증이 아주 우연한 기회에 풀렸다. 바로 이 책. 그래서 그 부분을 읽자마자 남편에게 달려가 그 이유를 설명해 줬다. 속으로 어찌나 뿌듯하던지. 흔히 어린이책은 아이들만 읽는다고 생각하지만 요즘 느끼는 건데 그건 전혀 '아니올시다'다. 내가 지금 알고 있는 지식의 반 이상은 어린이책을 읽고 알게 된 것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니 말 다했지.

처음에 얘기했던 청군과 백군 이야기 먼저 마무리 짓자면 예로부터 동과 서로 나누어서 경기를 하곤 했는데 동쪽을 나타내는 색이 파란색이고 서쪽을 나타내는 색이 흰색이기 때문에 청과 백으로 나누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수원화성을 돌다보면 어느 순간 깃발의 색이 바뀌게 되는데 그 이유 또한 방위에 따라 정해진 색이 있기 때문이다. 그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 깃발의 색이 운동회의 청군과 백군에까지 연결되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햇다. 알고 나면 이렇게 간단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을...

보통의 사람이라면 색깔과 무관하게 살 수 없을 것이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부터(아니 심지어는 꿈에서도 색깔이 나타난다.) 마주치게 되는 온갖 색들. 이제는 아예 그게 당연한 것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오히려 점점 더 현란한 색을 찾아헤매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 색깔 속에 많은 것이 담겨져 있고 숨겨져 있다니 재미있고도 놀랍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신호등 색깔이나 의사의 하얀 가운과 수술실의 초록색 가운 등에 대한 것은 이제 당연하게 생각되기까지 한다. 처음에는 신기하게 받아들였던 것인데 말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다시 신기하게 여겨지는 새로운 사실이 자리를 차지한다. 예를 들자면 힌두교는 파란색으로 신을 나타내고 이슬람교는 초록으로 나타낸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슬람교를 믿는 대부분의 나라들은 국기에 초록색을 사용한단다. 

너무 흔하게 둘러싸여 있어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들을 이렇게 해석하고 자세히 생각해 보니 다 이유가 있다. 주변에 있는 색들이 왜 그 색일 수밖에 없는지 찬찬히 살펴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겠다. 별 것 아니라고 지나쳤던 것들에 대한 흥미를 유도하는 이런 책을 읽다보면 상식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호기심도 왕창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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