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보내기 재판놀이 최하림 시인이 들려 주는 구수한 옛날이야기 19
최하림 글, 김 담 그림 / 가교(가교출판)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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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재차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사실 나도 아이들에 대해 그리고 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때는 뻔한 결말에 뚜렷한 권선징악이 드러나는 그런 옛이야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그런데 아이들책에 대해 조금씩 눈이 떠지면서 그동안 얼마나 잘못 알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아이들의 발달 과정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을 무시한 채 내 기준으로 판단했던 것이다. 그나마 요즘은 옛이야기의 중요성을 많은 사람들이 인식했는지(아니면 원래 많았는데 내가 미처 몰랐는지) 옛이야기 그림책이나 동화책이 많이 나온다. 참 반가운 일이다.

이 책에는 옛이야기가 세 개 들어 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야기는 생소한 이야기다. 특히 첫 번째 이야기는 좀 특이하다. 암행어사가 남루한 차림으로 지나는데 마침 어느 집에서 암행어사를 외치는 소리를 듣고 자신을 부르는지 알고 놀랐지만 알고 보니 딸들이 놀이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자신들의 처지를 그대로 놀이에 풀어낸 것이다. 아이들이 놀이를 끝내고 한숨을 지으며 자신들의 처지를 한탄하는 소리를 듣고 암행어사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며 떠난다. 즉 어사의 임무 중 하나가 될 일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고나 할까. 아니면 어사로서 백성들의 어려운 일을 풀어줄 힌트를 얻었다고나 할까.

두 번째 이야기는 그림 속으로 들어가서 무릉도원에 갔던 이야기. 그러나 천도복숭아를 따면 안 된다는 말을 어기는 바람에 하마터면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할 뻔한다. 세 번째는 멸치의 꿈 해몽에 얽힌 이야기로 생김새가 이상해진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나 두 번째 이야기의 경우 마지막에 나그네에 대한 이야기만 있고 방안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옛이야기는 원래 논리적으로 따질 필요가 없는 것이지만 좀 애매하게 끝난다. 또 세 번째 이야기에서도 읽는 동안 나타나지 않았던 병어나 꼴뚜기 메기 등이 마지막에 왜 갑자기 나왔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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