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의 개울 관찰 일기 - 도시 하천에 사는 새들
신동경 글, 김재환 그림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올 봄이던가. 새로 이사 온 곳이 산과 가까이 있는 곳이라 아침마다 어떤 새가 경쾌하게 우는(인간의 기준으로 정한 단어라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것이다. 좀 시끄럽긴 했지만 그래도 맑은 소리여서 좋았다. 하지만 무슨 새일까라는 생각을 문득 한 후로 너무 답답했다. 도대체가 우는 소리만 듣고는 알 수가 없으니 얼굴은 낯익은데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 친구를 만났을 때의 기분이라고나 할까. 게다가 새 모습을 확인할 거리는 아니기에 더욱 답답했었다. 이렇듯 내게 있어 가장 취약한 부분이 바로 새와 물고기다. 그런데 이 책에 그 둘이 다 나온다. 물론 물고기는 새의 먹이로써 취급되긴 했지만.

우선 표지가 눈길을 끈다. 부들이 있고 네발나비가 알을 낳는다는 환삼덩굴과 주로 물가에 있어서 정화작용을 한다는 고마리꽃도 있네. 그러나 새는... 모르겠다. 새를 보기 위해 꼭 어딘가 이름난 곳을 찾아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하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새들을 관찰했다니 지금의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 아닌가 싶다. 과학이나 지식책의 경우 외국 작가의 책이 아니라 우리 작가의 우리 주변을 비추는 책이 훨씬 가치있고 소중하다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런 목적에 걸맞게 이 책은 하천에서 보았던 새들을 근 일 년간 관찰하며 쓴 일기 형식으로 되어 있다. 그러기에 이 새가 어느 시기에 우리나라에 오는지, 아니면 언제 알을 낳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우리 하천에 이렇게 많은 새들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처음 듣는 새가 참 많다. 특히 특정 서식지에 가야만 볼 수 있는 것인줄 알았던 새들도 있었다. 둘째가 이 책을 보는데 흰목물떼새와 꼬마물떼새를 헷갈려한다. 하긴 나도 그렇다. 둘을 비교해 놓은 걸 보니 아주 약간 차이가 나긴 한다. 

한참 넘기다보니 참새나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나무에 참새가 잔뜩 앉아 있는 그림이 나온다. 요즘 해 넘어갈 때 즈음 베란다를 통해 밖을 내다 보면 나무에 까치가 떼지어 날아다니다가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곤 한다. 그것을 보며 어린 시절 시골에서 느꼈던 아릿한 향수가 되살아 났었는데 이 그림을 보니 까치가 참새로 바뀌었을 뿐 똑같은 모습이다. 그건 아마도 여름이나 봄에는 느끼지 못하는, 쓸쓸함이 느껴지는 겨울에만 맡을 수 있는 특별한 냄새일 것이다. 여하튼 새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관찰할 수 있는 자연에 대한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기존에 나왔던 책들에 이어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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