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낮은산 그림책
정소영 글 그림 / 낮은산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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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둘째가 사진첩을 보다가 할머니와 찍은 사진을 보더니 한마디 한다. "이땐 할머니가 좀 젊으셨네." 불과 4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은 사진이건만 아이의 눈에도 세월의 흔적은 지나칠 수 없었나보다. 하긴 나도 가끔 부모님이 젊으셨을 때 찍었던 사진을 보며 '이렇게 젊은 시절이 있었지.'를 자꾸 읊조리게 된다. 분명 내가 초등학교 때거나 중학교 때일 텐데도 부모님의 모습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우리 아이들도 젊었을 때의 내 모습은 기억하지 못할 테지. 오로지 사진으로 남아있는 것만을 기억하겠지.

자신의 어렸을 적 모습을 차분하게 들려줌으로써 자신의 아들에게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이야기하는 이 책은 잔잔하면서도 뭉클함을 느낀다. 아마 나도 모르게 작가의 마음으로 동화되었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과연 아이들은 이런 감정을 얼마나 느낄 수 있으려나. 그저 언제까지나 자신의 옆에서 든든하게 방패막이가 되어 주는 걸 당연하게 느낄 뿐일 것이다. 하긴 어른인 나도 그리고 작가도 부모님의 마음을 처음부터 헤아리고 있었던 것은 아니니 할 말이 없긴 하다. 그래도 작가는 이렇게 사진첩을 찾아내서 느낀 감정을 표현이라도 하는데, 난 아직도 표현에 서투르다.

누구나 아이가 태어나서 옹알이를 하고 걸음마를 하고 무엇보다 엄마, 아빠를 부를 때 느끼는 벅찬 기쁨은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사랑하는 마음은 같건만 왜 표현하는 방식은 달라지는 것일까. 음... 반성하고 또 반성. 여하튼 엄마가 자신이 받았던 사랑을 추억하며 아들에게 자신의 사랑을 전달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분위기가 가라앉는다. 작가가 지나치게 자신의 감정에 몰입한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잠시 해본다. 그나저나 오늘은 나도 아이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번 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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