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미스 파울 1 - 초록요정 납치 사건
이오인 콜퍼 지음, 이위정 옮김 / 파랑새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워낙 현실적인 성격인지라 어려서부터 요정 이야기라던가 마법 이야기 등은 그저 '읽을' 뿐이지 그 이상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히려 요즘에서야 그런 책을 많이 읽는 것 같다. 어렸을 때의 동심을 느끼고 싶어서일까. 하지만 확실한 것은 좁게 생각하고 두루 알지 못하던 어린 시절보다는 그래도 여기저기서 얻어 들은 정보를 가지고 꿰어 맞추며 읽는 요즘이 훨씬 더 재미있다는 점이다. 이런 사실을 진작 알았다면 내 지식의 폭이 훨씬 넓어졌을 텐데... 하긴 아이들에게 나와 같은 전철을 밟게 하고 싶지 않아 아무리 설명하고 또 설명해도 아이들은 한 귀로 흘려보내는 걸 보면 그런 것은 계속 돌고 도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 아이들도 나중에는 그런 생각을 하려나...

여기에는 그동안 알고 있는 온갖 인간이 아닌 것들에 대한 것이 총집합한다. 트롤(이것도 아이들 책 읽어주면서 처음으로 알았다.)이나, 흔히 불을 자유자재로 다룬다고 알고 있는 도깨비부터 날개가 달린 요정(이상하게 그 요정이 나오면 팅커벨이 생각난다.)까지 온갖 것들이 나온다. 다만 트롤이 생각했던 것보다 잔인하게 나온다는 점이 다르긴 하지만. 

지나치게 머리가 좋아서 영악하기까지 한 열두 살짜리 소년 아르테미스 파울이 펼치는 사기극이라고 할 만한 이 이야기는 처음에 상황을 머릿속으로 그리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그도 그럴 것이 본 적이 없는 생물들이 나오기도 하는데다 첨단 장비들이 나오고 도저히 정상적이라 할 수 없는 인물들이 나오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긴 현실에서도 정상적이지 않은 인물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뭐 터무니 없는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인간 세상이나 요정 세상이나 어디든 살아가는 모습은 같은가 보다. 권력을 쥐기 위해 술수를 쓰는 모습이나 남의 헛점을 찾아내서 자신의 기회로 만들려는 모습,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기회를 이용하는 모습, 적이라도 따스한 감정을 느끼는 모습 등 각양각색의 모습이 모두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는 파울도 소년의 모습을 되찾는다. 물론 속으로는 또 다른 계략을 꾸미지만 언제나 확신에 차 있고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던 모습에서 흔들리는 모습으로 변화함으로써 독자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인다. 아무래도 독자는 완벽한 인간 보다는 좀 더 허술하고 결점이 있는 인간을 더 좋아하니까. 

그나저나 진짜 시간을 멈출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혹 어느 순간에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그럼 혹시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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