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애나 로쉬 좋은책어린이문고 8
리비 해손 지음, 송진욱 그림, 이정아 옮김 / 좋은책어린이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아이들 중 유난히 극성스럽고 물건을 만지기만 하면 고장내트리는 아이가 있다. 큰 아이 친구 중 그런 아이가 있었다. 요즘은 자주 만나지 못하기 때문에 과거형이다. 1학년 때 만난 친구인데 워낙 오랫동안 자주 보다보니 이제는 그런 모습까지도 웃어넘길 수 있게 되었다. 그야말로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그런 아이다. 마치 애나처럼.

천방지축에 놀거리를 용케도 잘 찾아내는 애나. 친구들 아니 사촌들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일지 모르나 어른인 내가 보기에는 아슬아슬한 폭탄을 갖고 있는 아이같다. 좋게 말해 창의적일지도 모르겠으나 조금만 현실을 반영해 본다면 위험인물이라고 해야할까. 문고리 밟고 올라서서 장난치기, 지나가는 자동차에 물뿌리기, 지붕 위에 올라가기 등 어른이 보았다면 분명 하지 말라고 했을 행동도 서슴지 않고 아니 앞장서는 애나를 보고 있자니 읽는 내가 더 조마조마하다. 

때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위험하거나 옳지 못한 행동을 하는데도 어른들의 대응방식은 간단하다. 왜냐... 이 책은 전적으로 아이들의 입장에서 서술되니까. 자신들이 혼나거나 불리한 입장에 처한 내용은 간단하게 처리하는 것이다. 일주일 동안 외출 금지 당했다거나 심하게 혼났다는 등으로. 하지만 분명 아이들이 읽으면 애나와 리지 부모님은 굉장히 좋은 사람들이라고 하지 않을까싶다. 그렇게 심한 장난을 쳤는데도 심하게 혼내지 않는다고 생각할 테니 말이다.

하지만 모든 아이들은 순수하고 맑은 마음을 가지고 있나보다. 애나가 떠날 때 모든 사람들에게 마음을 담은 선물을 하고 특히 리지에게는 더욱 특별한 편지와 함께 선물을 하는 걸 보면... 사실 읽는 동안 애나가 골칫거리에 대책이 안 서는 아이라고 생각하며 쉽게 정을 주지 못했었는데 마지막 떠날 때의 행동을 보고 지금까지의 생각이 모두 사라졌다. 아, 모든 아이들은 예쁘고 순수하구나(그럼에도 착하다고는 못하겠다.)! 특히 애나가 떠난 날 슬퍼하다가도 밖에서 친구들이 놀러 오는 것을 보자마자 달려나가는 것을 보며 아이답다는 게 느껴진다. 역시 애들은 애들이라니까. 그나저나 리지 부모님이 불쌍하다. 이제 겨우 말썽쟁이 애나가 멀리 떠나서(비록 슬프거나 보고 싶긴 해도) 조용한 시간을 보낼 거라 잔뜩 기대하는데 아무래도 그 바람은 이루어질 것 같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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