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연인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12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지음, 공경희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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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3년에 출간된 책이라는데 왜 첨단의 시대인 2000년 대에 읽어도 전혀 어색하거나 낯설지 않은 걸까. 혹 이것은 인류 공통의 문제이자 앞으로도 끊임없이 이어질 문제임을 암시하는 것은 아닐런지. 게다가 프로이트가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에 대한 이론을 내 놓은 시기와, 그것을 전혀 읽어보지도 않은 작가 로렌스가 비슷한 시기에 이런 책을 썼다는 것은 그야말로 '인류에게 보편적으로 일어나는 심리'를 다룬 것 뿐이라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현재진형형이기도 하다. 굳이 마마보이를 들어 설명하지 않아도 요즘 엄마에게서 독립하지 못하는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것이 오늘날 과잉보호로 인해 생겨난 문제는 아닌가보다.

책을 읽으면서 모렐 부인의 모습이 때론 심하다 싶기도 하다가도 어느 정도 공감이 되는 이유는 아마 나 또한 누구의 아내로 아이들의 엄마로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아이를 키우면서 거기에 올인하는 부모 특히 엄마들을 많이 본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요즘은 매스컴이라던가 그 밖의 자료를 접할 기회가 많아 아이들 스스로 부모에게서 벗어나 독립하려고 몸부림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폴처럼 끝까지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자신에게 어머니의 존재가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도 모른 채 살지는 않을 것이다. 

뒷부분에 나와 있는 '제대로 읽기'가 아주 유용하고 재미있다. 작가 로렌스의 자전적 소설이기도 한 이 책에 대한 소개는 물론 작가에 대한 것도 광범위하게 훑어 주고 있어 책을 다 읽은 후 전체적으로 보고자 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 사실 책이라는 것은 작가와 전혀 동떨어져서 생각할 수 없음을 얼마전에 절실히 느꼈던 터라 더욱 반갑다. 로렌스는 여러 편의 소설을 펴냈지만 매번 금지 대상이 되거나 여론의 뭇매를 맞는 수난을 겪었다고 한다. 특히 그 이유가 외설스럽기 때문이라고... 문득 우리에게도 있었던 몇 년 전의 사건들이 스쳐 지나간다. 어쩜 그런 모습까지 시대가 변해도 사라지지 않고 나타나는 것인지.

그나저나 폴의 우유부단함과 어머니에게 종속되어 성장하지 못하는 나약함도 안타까웠지만 무엇보다 모렐의 모습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모렐은 다른 가족에게 돈 벌어다 주는 수단에 불과하지 않았던가. 폴의 모습이 낯설지 않듯 그의 아버지 모습 또한 낯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요즘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싶다. 가족에게 배척당하고 소외받는 아버지의 모습 말이다. 청소년기에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스스로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간다면 폴과 같은 젊은 시절을, 모렐과 같은 중년 시절을 보내지는 않겠지. 그러기 위해서 이런 책을 읽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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