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맹모 성공기 - 아이를 행복으로 이끄는 관계 이야기
김강일, 김명옥 지음, 금현진 스토리 / 예담Friend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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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이가 어렸을 때는 그저 놀아달라는 것 함께 놀아주고 궁금해 하는 것 답해주면 어느 정도 만족을 느끼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점점 자라서 학교에 들어가고 아이만의 세계가 넓어지면서 아이와 부딪치는 사건이 종종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좌절을 느끼기도 하고 자책하기도 하며 아이와 끊임없는 충돌을 빚었다. 아마 그 중에서도 공부와 관련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던 듯 싶다. 그러니까 학교 들어가기 전에는 좋았던 아이와의 관계가 학교 들어가면서 점점 벌어졌겠지. 그러다가 도저히 안 되겠기에 몇명이 팀을 이뤄서 의사소통과 부모교육에 관한 강좌를 듣기로 했다. 오죽 답답했으면 그랬을까. 일주일에 한 번씩 수업을 들으면서, 그리고 내 이야기를 하면서 나를 돌아보았고 아이를 제대로 바라보게 되었다. 덕분에 아이와의 관계는 많이 좋아졌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그 때 받았던 수업들이 새록새록 생각난다. 서문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부모 자식간의 관계가 좋으면 대부분의 것이 저절로 해결된다. 가족이라는 것은 서로 보듬어주고 용기를 주는 관계라는 것은 누구나가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온전히 싪천하기란 말처럼 그리 쉽지가 않다. 특히 공부라는 것이 끼면 더욱 그렇다. 아무리 사이가 좋다가도 시험 성적만 나오면 악화되는 경우를 경험해 보지 않은 학부모가 있을까. 이 시대 부모들의 가장 큰 화두는 어떻게 하면 공부를 스스로 잘 하도록 하는 것일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조건 공부하라고 이야기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에 온갖 방법을 다 써보지만 대부분은 실패하거나 포기하고 만다. 그래서 여기서는 그 방법을 부모와의 대화에서 찾은 듯 싶다.

대화, 아주 중요하다. 둘이 동등한 입장에서 하는 대화라면 말이다. 처음에 지훈이 엄마가 생각한 그런 대화가 아니라 나중에 깨닫는 그런 대화. 그러나 많은 부모들은 대화라고 이야기하면서 훈계를 하곤 한다. 물론 나부터도 종종 그런다. 속으로는 '이게 아닌데...'하면서도 입에서 나오는 말을 멈추기가 쉽지 않다. 때로는 자존심 때문에, 아이보다 위에 있고 싶은 마음 때문에 억지를 부리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고백한다. 비단 나만 그럴까?

이 책은 자녀교육우화답게 설명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에피소드로 되어 있다. 그래서 읽기가 수월하고 재미있으며 맞장구를 치게 된다. 처음 시작하는 부분부터 낯설지 않은 광경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아이들을 원격으로 조종하는 모습이 이제는 흔하다 못해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그러면서도 항상 초조해한다. 지훈이 엄마처럼. 그러다가 교장을 하다가 은퇴하고 아파트 경비를 하는 선생님으로부터 여러가지를 배운 다음부터 지훈이 엄마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물론 그렇다고 갑자기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아니 절대 그럴 수 없다. 부모교육을 들은 사람은 알겠지만 배운다고 다 실천이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처음에는 알고 있는 것과 행동하는 것의 괴리감 때문에 자책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 단계를 넘어서야만 진정으로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지훈이 엄마는 끊임없는 노력 덕분에 결국은 변했다. 어쩌면 정확히 말해서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던 것에서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했다고 하는 편이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맹모를 포기함으로써 지훈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되었으니까.

여기에 있는 에피스드들이 하나하나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다.  또한 거기에 들어 있는 부모 자녀 관계 개선 프로젝트는 모두 너무나 유용한 정보들이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꾸밈없이 표현하기, 맺힌 것 풀어주기 등 모두 알고 있지만, 그리고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말들이다. 그러나 하나라도 서서히 시도해 보면 분명 발전이 있는 것들이기도 하다. 가장 마음에 와 닿는 말은 '부모되기도 공부가 필요하다'라는 말이다. 정말 그렇다. 부록에 나와 있는 우리 집의 대화 단계 체크리스트를 읽으면서 그냥 잠자리에 들게 한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다. 내일부터라도 다시 시작해 봐야겠다. 이것이 또한 육아서를 읽는 이유기도 하다. 계속 자극을 받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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