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하고 쫀득~한 과학 이야기 생각이 자라는 나무 8
존 그리빈,메리 그리빈 지음, 이충호 옮김, 손창은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우선 책을 덮으며 기분이 좋아짐을 느꼈다. 왜...? 비록 현대는 아니더라도 19세기까지의 과학자들을 두루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점과 그동안 막연히 어떤 과학적 이론이 만들어지고 발견과 발명이 이루어졌겠지 하는 추상적인 생각에서 좀 더 구체적인 근거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까지 알고 있는(또는 외웠던-알고 있다고 말할 자신이 없다.) 대부분의 과학적 이론들은 이해한 것이 얼마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먼 남의 나라 이야기였다. 물론 이것을 전적으로 교육 방식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겠지만 다른 많은 이야기들을 접할 기회조차 없었다는 점은 참으로 아쉽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여러 과학적 이론들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 과학자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어 무척 흥미롭다. 전에 비슷한 책을 보긴 했는데 한 나라의 사람만을 다룬 것이 아니었기에 책을 읽고나면 시대도 뒤죽박죽 섞이고 사람 이름도 비슷하면 헷갈리고 분야도 정리가 되지 않아서 하나의 에피소드 정도로 끝났었다. 그런데 이 책은 거기서 좀 더 나아가 분야별로 정리가 되어 있고 또 각 분야별로 연결되는 과학자를 다루고 있어서 덜 헷갈렸다. 그렇다고 전에 읽었던 책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거나 엉망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어차피 정확히 알지 못하는 분야는 읽고 돌아서면 다시 헷갈리기 일쑤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아니까. 즉 이 책도 시간이 좀 지나면 '누가 그랬더라'라며 알쏭달쏭해 하겠지만 그래도 전혀 모르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본다.

과학이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지금이야 분야가 세분화되어 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각 분야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조금만 깊이 생각하면 당연한 것이건만-그저 놀랍다. 이렇게 시대적으로 죽 훑어가다 보니 어떤 흐름이 느껴지는 듯하다. 종교에 갇혀서 사고의 제약을 받다가 그것을 벗어나는 순간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어느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내놓은 이론이 폭발적인 위력을 발휘하는 것을 눈으로 보면서 이런게 과학이구나를 느낀다. 비록 그 시간이 보통 100년 200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말이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 하나. 과연 이 책에 나오는 과학자들은 머리가 좋았던 것일까, 운이 좋았던 것일까, 환경이 좋았던 것일까. 뉴턴 같은 위대한 과학자도 남의 업적을 인정하는 데는 인색했으며 무척 거만했다고 하는 것을 보며 지금 우러러 보는 사람이라도 모든 면에서 뛰어난 것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을 읽고 '건진' 것은 그 어떤 과학자라도 비록 머리가 좋은 사람이었다 해도 노력하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과학 이론을 발견한 것이 절대 아니라는 점이다. 꾸준히 노력했으며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책을 보고 때로는 무모하기까지 한 실험을 하기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여기 나오는 모든 이에게서 느낄 수 있는 공통점 하나는 바로 과학을 지독히 사랑했다는 점이다. 

과히 어렵지 않고 재미있는 이야기까지 곁들여 있는 정말 말랑하고 쫀득한 과학 이야기... 청소년들이 그동안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던 과학과 과학자에 대한 이야기와 흐름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책으로 공부했다면 나도 지금처럼 과학에 거리감을 느끼며 살지는 않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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