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놀라운 생일 선물 모두가 친구 3
마르타 아스코나 지음, 유 아가다 옮김, 로사 오수나 그림 / 고래이야기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둘째 생일날 받았다. 그러니까 둘째의 생일 선물인 셈이다. 생일 선물에 대한 생일 선물 책. 마치 뭔가 특별한 일이라도 벌어질 듯한 기분이다. 물론 별다른 일이 일어나진 않았다. 아이들에게 특별한 날 이외에는 장난감이나 원하는 물건을 사주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생일 날을 더 기다린다. 다른 날이야 친구들도 선물을 받지만 생일 날은 혼자만 받으니까. 아이들은 또 크고 작고를 떠나 선물을 풀어보는 것을 좋아한다. 오죽하면 유치원 다닐 때 그 많은 아이들이 정신없이 주는데도 나중에 누가 줬는지까지 정확히 기억하겠는가.

마르셀은 생일날 친구 트리스탄만 초대한다. 우리도 올해는 잘 못 만나는 친구 한 명만 초대했었는데... 우리는 아예 원하는 선물을 얘기했기 때문에 마르셀처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풀어보는 기회는 갖지 못했다. 여하튼 트리스탄은 친구가 좋아할 것이라 생각하고 들뜬 마음으로 전해주지만 마르셀은 썩 내켜하지 않는다. 그래도 친구를 초대했으니 음식을 내놓는데 그 때부터 선물의 놀라운 변신이 시작된다. 크림이 잔뜩 묻은 빵을 먹을 때도 유용하고 햇볕이 쨍쨍 내리죌 때도 유용하고 소풍 가서도 유용하고... 집으로 올 때까지 아니 집으로 와서 친구를 배웅할 때까지 아주 요긴하게 쓰인다. 그제서야 마르셀은 친구의 선물을 아주아주 마음에 들어한다.

그러나 이야기가 여기서 끝난다면 너무 뻔한 것이 되고 만다. 작가는 마지막 장에 재미있는 그림을 하나 배치함으로써 아이들이 다시 책장을 앞으로 넘기게 만든다. 마치 너희들이 한 일을 모두 알고 있다는 듯이 가위를 들고 나타난 누군가를 찾아 헤매게 만든다. 사람도 아닌 것이 쥐도 아닌 것이 도대체 무슨 종인지를 알 수 없는 인물에 대충 그려진 듯 선으로만 되어 있는 그림이지만 친근하고 웃음이 절로 난다. 둘째가 그림을 못 그렸다고 하자 큰아이가 옆에서 이런 그림을 생각해 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줄 아느냐며 면박을 준다. 마치 아이들 누구나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그림에 친구와 신나게 노는 내용이라 더 좋아했던 책이다. 그런데... 함께 붙어 있던 천으로는 누구와 놀아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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