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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제 절대 울지 않아 ㅣ 모두가 친구 5
케이트 클리스 지음, 서남희 옮김, 사라 클리스 그림 / 고래이야기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둘째가 유난히 눈물이 많다. 별일 아닌 일에도 눈물을 흘려서 남편에게 혼나는 경우도 있었다. 나도 남자아이라 은근히 걱정된 것은 사실이지만 드러내놓고 남자라서 울면 안된다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다만 학교 들어갈 때 다른 친구들 앞에서 별일 아닌 일로 울면 안된다고 이야기했었다. 다행히 친구들 앞에서는 자주 울지는 않는 모양이다. 딴에도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었겠지.
이처럼 어린이들에게 있어 우는 일이란 흔하다 못해 당연하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자신의 요구가 먹혀들지 않을 때도 울고 조금만 아파도 울고 장남감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울고... 정말이지 아이들이 우는 이유를 대라고 하면 하루종일이라도 부족할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는 절대 울지 않겠다고 결심한 토끼는 진짜 굉장한 결심을 한 셈이다. 게다가 자신의 생일 파티 때 절대 울지 않는 친구들만 초대한다나? 과연 몇 명이나 자격이 될런지.
그렇게 아기 토끼는 초대할 친구들을 찾아다닌다. 절대 울지 않는 친구만 초대할 것이라는 말도 함께. 그러나 토끼의 조건을 들은 친구들은 하나같이 못 가겠다고 한다. 친구들이 자기만 쏙 빼놓고 놀면 속상해서 울고, 자신의 그림자를 보고 놀랍고 무서워서 울고, 아파서 울고, 자기 맘대로 안 될때 울고... 각자 우는 이유는 천차만별이다. 그러니 아기 토끼의 초대에 응할 수 있는 동물은 하나도 없다. 심지어는 아기 토끼의 엄마 조차도...
비록 자신은 절대 울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음을 깨달은 아기 토끼는 모든 친구들과 함께 멋진 생일파티를 연다. 파티에서 혹시 누군가가 울까봐 겁이 나서 그런 조건을 붙였던 아기 토끼는 아무도 울지 않아서 안심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딱 한 명 우는 사람이 있다. 그것은 오로지 독자들만 눈치챌 수 있다.
아이들이 커 가는 모습은 특별한 게 없다. 다만 그것을 바라보는 어른들이 특별하게 생각할 뿐이지.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아이가 너무 자주 운다고 걱정하거나 혼내는 부모들이 읽어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이와 차근차근 이야기를 해봐도 좋겠다. 여러 동물들이 우는 이유를 이야기할 때 아이도 속으로 동감하지 않을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