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통볼통 화가나 아이세움 감정 시리즈 3
허은미 지음, 한상언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전에 몇 명이 모둠을 만들어서 의사소통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그 전에는 사실 감정이라는 것에 대해 그다지 깊이 생각하지 않고 행동했었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서. 그러나 교육을 받으며 많은 것을 느꼈다. 감정이라는 것은 단순히 지금의 상태에서만 기인하는 것도 아니고 현재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그 후로는 다른 사람들과 대화할 때 좀 더 나를 깊이 들여다보도록 노력하게 되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할 줄 알게 되었다. 전혀 다른 타인이야 그 순간을 대충 무시하거나 흘려넘기면 되지만 가족의 경우는 그럴 수가 없기에 특히 남편과의 대화 방식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비록 남편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여러 감정 중 화를 다루는 이 책은 아이들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어른이 되어서야, 그것도 30대를 거치면서 알게 된 내 감정의 참모습을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깨닫는다면 분명 그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나 어른이 되어갈 때 훨씬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리라 믿는다. 특히 화가 나는 이면에 있는 감정들을 설명하는 부분은 의사소통 교육을 받으면서 배웠던 것을 쉽게 설명하고 있을 뿐 기본적인 설명은 일치한다. 굉장히 충격이었고 새로운 빛이라고 느꼈던 것을 이렇게 아이들에게 설명해 줄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적당한 스트레스는 활력소가 되기도 한단다. 마찬가지로 화라는 감정도 무조건 없애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표현하고 해소하는 방법을 찾는다면 자신을 드러내는 하나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 누구나 어려서 이상적인 방법으로 육아되지 않는다. 아니 사실 그렇게 육아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러나 사람이란 커가면서 스스로 그것을 이겨내는 내면의 힘을 가지고 스스로 치유한다고 한다. 만약 그것이 치유가 안 되면 소위 말하는 이상 성격이라던가 다른 방법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한다.

나는 아이에게 무조건 화를 억누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때론 자신의 감정을 다른 사람이 알아야 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도 나오듯이 세상을 바꾸는 힘도 결국은 화에서 나오는 것이니까. 하지만 아이들이 나타내는 화는 그렇게까지 거창하지 않으므로 우선은 화를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자신이 왜 화가 났는지 곰곰 생각하게 하고 그 이유를 말하게 하면 많은 경우 효과가 있다. 이것은 비단 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기에 아이들이 보기 전에 어른들도 이 책을 보고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겉으로 드러나는 감정은 극히 일부일 뿐이라는 점을 기억하고서 말이다.

'화는 아주 강한 감정이야. 하지만 나는 더 강해!!!'라는 마지막 문구가 마음에 와 닿는다. 그 어떤 것을 가르치거나 알려줄 때도 가장 우선시 해야 하는 것이 아이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라는 것을 이 책은 놓치지 않고 있다. 내가 이 책을 좋아하고 신뢰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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