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 세계는 지금 - 정치지리의 세계사 책과함께 아틀라스 1
장 크리스토프 빅토르 지음, 김희균 옮김 / 책과함께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세계사를 수박 겉핥기 식으로 배우고 특별한 종교가 없기에 성경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나로서는 서구 열강의 정치판도나 예루살렘을 두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벌이는 분쟁도 그저 먼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아직도 분쟁이 일어나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현재의 상황만 적어 놓은 글은 읽었지만 기초적인 지식이 없었던 때라 앞뒤를 연결해서 볼 줄은 몰랐었다. 그러다가 몇 년 전에 누군가로부터 대략적인 흐름을 듣고 조금씩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예전에 읽었던 것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양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각 나라는 세계지도를 (평면지도로)펴낼 때 자국을 가운데에 배치한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의 경우 대서양이 양 옆으로 나뉘어지기 때문에 유럽에서 한창 식민지를 건설하면서 바닷길로 나가다가 우연히 아메리카를 발견했다는 말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나만 그런 것인지... 이럴 땐 지구본을 보고 이야기를 하면 금방 눈에 들어오는데 말이다. 그런 사소한 것들이 내가 지도를 펴 놓고 세계를 이해하는데는 방해가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지구본을 내려 놓고 보면 되건만 그게 귀찮아서 그냥 머릿속으로만 그려보려 애 쓸 뿐이다. 그러기에 이처럼 해당 국가를 지도의 중심에 놓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쉽게 다가왔다.

소련의 붕괴로 갑자기 지도상에 나타난 많은 나라들 때문에 적잖이 당황했던 기억도 있다. 그러나 그 나라들의 사정이 어떤지 주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것들은 제대로 알지 못했다. 어디 그 뿐인가. 아프리카란 그저 검은 대륙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아에 허덕이며 정치적 부패 때문에 더욱 힘들어 한다는 것 외에는 아는 것이 너무 없다. 그들도 언젠가는 자신들의 권리를 되찾고 풍부한 천연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터득하겠지. 아니 그랬으면 좋겠다. 때로는 부족을 중시해서 지도상의 국경이 별 의미없이 여겨지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그것이 아주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을 보며 과연 이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인가 해결책은 있기나 할까 답답하기만 하다. 미국이 보기에 매력적인 요소를 갖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국제사회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아프리카 문제를 보며 세상에 '인도적인'이라는 수식어는 없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 특히 국가간 문제에...

가끔 터져 나오는 카슈미르 분쟁과 아프가니스탄 문제, 그리고 아직도 진행중인 이라크 문제 등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결코 지나칠 수 없는 문제들을 한눈에 파악하는 데 아주 유용했다. 알면 알수록 화 나는 일이 많지만 그렇다고 피할 수만도 없는 게 바로 현실이다. 한번에 쉬 책장을 넘기고 싶지 않아 찬찬히 머릿속으로 세계 정세를 그려가며 읽느라 시간이 좀 더 걸리긴 했지만 세계의 모습에 목말라 했던 터에 만난 유익한 책이었다. 시사저널이 파업을 하는 바람에 다른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도통 모르고 있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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