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 없는 시간 여행 - 과학과 문화에서 찾은 시간의 비밀 진경문고 7
이남석 지음 / 보림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항상 시간에 쫓기며 사는 현대인들... 만약 단 며칠만이라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지낼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무엇을 할까. 누군가는 말한다. 요즘 아이들은 꽉 짜여진 시간 속에서 학원을 전전하며 다니기 때문에 아무 일 없이 시간을 주고 그 시간을 보내게 하는 것도 큰 교육이라고... 그렇게 빈둥거리며 보내는 시간도 소중하다는 것이다. 순수하게 자신의 의지로 보내는 시간이기에... 그리고 그런 시간이 몇 번 반복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에 대한 생각도 하고 지난 일에 대한 생각도 하는 등 의외의 소중한 생각들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긴 항상 무언가를 하며 보내다가 갑자기 시간의 공백이 생겼을 때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라서 우왕좌왕 할 수도 있겠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철학적 주제를 담고 있는 교양서인줄 알았다. 그러나 읽다보니 일종의 추리소설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철학적 메시지도 있긴 하지만... 규리와 아빠가 단둘이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보며 참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부녀가 배낭여행을 하다니, 참 사이가 좋구나하고 말이다. 또한 그 시계를 고치러 이탈리아까지 가다니 참 유별난 사람들이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조금 읽다보니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나온다. 엄마가 소중하게 간직했던 부엉이 시계를 고치기 위해 그 먼 이탈리아까지 찾아간 것이다. 이제는 이 세상에 없는 엄마가 좋아했던 시계였기에... 또한 엄마가 그림을 그리던 장소였기에...

그렇게 아빠와 딸은 시계를 고치기 위해 떠나면서 여러가지 일을 겪는다. 물론 중간중간 철학적인 이야기들도 나오고 말이다. 사실 가끔은 너무 설명을 길게 늘어놓는 것 같아 흥미가 줄어들기도 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추리소설의 색이 짙어지다가 마지막에는 감동 모드로 돌아선다. 물론 간간이 역사적 사실과 그 나라의 모습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는다. 그래서 과학과 문화에서 찾았다는 말을 사용했구나... 하지만 여전히 모호한 구성과 연이은 우연, 때 맞춰 풀리는 수수께끼 등은 지나치게 딱 들어맞아서 오히려 불편했다. 하지만 다 읽고 나면 정말 시간 여행을 하고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15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갔다가 왔기에 그랬겠지. 시계를 고치기 위해 떠났던 여행이지만 시간에 대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무엇보다 엄마를 진정 이해하고 떠나보냈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는 여행이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