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비밀찾기 만화로 보는 논술 국어상식 7
CHUM 지음, 김태형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유난히 사람 이름을 기억 못한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간섭효과 때문이다. 이름 중에 한 글자라도 동일한 글자가 있으면 마구 헷갈리는 것이다. 세 글자로 된 우리나라 이름도 그러니 그리스 신화나 로마 신화에 나오는 이름은 오죽할까. 당연히 읽고 돌아서면 그 이름이 그 이름 같아서 마구마구 헷갈리기 일쑤였다. 그래도 자꾸 보니까 이제 조금 정리가 되는 듯하다. 아이들은 신화에 나오는 그 많은 신과 인물들 이름을 잘도 외운다. 어디 그뿐인가. 서로 얽히고 설킨 관계까지도 훤하다. 역시 어린이들의 두뇌회전이 더 빠른가보다.

유럽의 뮨학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고 지금도 주고 있다는 일리아드와 오디세이. 그러나 정작 제대로 읽어보질 못했다. 기회도 없었고 무엇보다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여러 분야의 책을 조금씩 읽으면서부터(전에는 전공 서적이 가장 눈에 띄었었다.) 서서히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떻길래 많은 문학가들이 거기서 영감을 얻고 영향을 받았던 것일까. 허나 아직도 그 궁금증은 풀지 못한 채 과제로 남아있다. 대신 이렇게 만화로 만나보았다. 하지만 만화라고 무시하면 절대 안된다. 미처 내가 보지 못하는 부분을 살짝 귀뜸해 주기도 하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듯 궁금했던 것을 알려주기도 하니까.

얼떨결에 사건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박강과 꽃미남에 왕자병인 이윤이 벌이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오디세이를 연결고리로 해서 펼쳐진다. 문학수사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중간중간 높은 문학적 소양을 겸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처 독자는 풀지 못한 문제를 박강과 이윤은 척척 잘도 맞춘다. 그럴 때면 조금 자존심이 상하기도 한다. 난 어른인데... 하고 말이다. 그래도 작가는 어른이니까 그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만능 발명품을 몸에 지니거나 가방에 메고 다니는 이윤은 박강과 티격태격하지만 그래도 결정적일 때는 서로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독자들을 안심시킨다.

신화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이것에 대한 연구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을 생각한다면 아직도 풀어야 할 것들이 많음에는 틀림이 없다. 트로이 목마라는 것도 단순한 이야기로만 여겨지다가 19세기에 슐리만의 유적 발굴에 의해 비로소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라는 것이 밝혀졌다니... 게다가 그 유적지에서 또 다른 지층에 각각 시대가 다른 아홉 개 도시의 유적이 발굴되었다고 한다. 슐리만은 그 당시에 얼마나 경이로웠을까. 그러나 고고학계는 슐리만이 정식 학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그의 업적을 인정하지 않으려 했단다. 어디서나 기득권의 벽이라는 것은 존재하나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세계가 열광하자 결국은 그의 업적을 인정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트로이 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물론 모두 진실은 아니다. 단군신화나 주몽신화도 일부의 사실을 토대로 신격화하고 세대를 거듭되어 구전되면서 조금씩 변했듯이 모든 신화는 그런 맥락을 지니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러기에 트로이 전쟁이 지진에 의해 끝이 났다는 설도 있단다. 이처럼 단순히 오디세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많은 것들도 함께 이야기하고 있어서 여러가지를 얻을 수 있었다. 중간중간 등장인물들이 펼치는 익살과 너스레로 웃어가면서 오디세이의 개략적인 내용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제는 또다른 오디세이를 읽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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