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깜짝 놀란 세계 문화 유산
유순혜 지음 / 아이즐북스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일단 책이 크다. 그림책을 기준으로 볼 때 책이 크다는 얘기는 그 안에 있는 그림도 크다는 얘기다. 진분홍 표지에 노란 그림이 눈에 확 띄는데 어째 그림들이 심상치 않다. 가지수도 많고 채색도 되어 있지 않다. 책을 펼쳐서 본문을 보면... 놀란다. 깨알 같은 그림들이 화면 가득 담겨 있다. 그런데 그 그림들은 대부분 사람이다. 마치 예전에 한창 유행했던 '월리를 찾아라'를 기억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것은 세계문화유산에 대한 그림들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 유산에 대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물론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어서 아이들은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에 쏙 빠져든다.

처음에는 그냥 그림만 있구나... 라며 책을 넘기는데 어째 느낌이 이상하다. 책장을 넘기기 위해 손으로 잡는데 약간 두텁게 느껴지는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한 쪽 면이 접혀져 있다. 가운데 접혀 있는 종이를 살짝 들면 속에 있는 그림도 왼쪽 그림과 연결되어 있다. 때로는 접힌 안쪽과 바깥쪽이 같은 그림인 듯 싶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간 차이를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만리장성의 경우 좀 더 축성되어 있거나 콜로세움의 경우 멀리 화산이 한창 폭발했다가 서서히 사그리지는 것을 나타낸다.

언제나 그렇듯이 가장 재미있었고 기억에 남는 것은 어디서나 씌어 있는 그런 내용이 아니라 독특한 정보 내지는 사건의 뒷배경이듯이 여기서도 '깜짝 놀랐어요'라는 부분이 참 재미있었다. 거기에 있는 정보는 중요한 사실은 아니지만 흥미로운 사실들이니까... 각 주제별로 인물을 설정해서 이야기하는 부분도 독특하다. 대개 작가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설명 하는 방식을 취하는데 이 책은 각 인물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때로는 후대 사람들이 나를 이렇게 평가하더라라는 류의 이야기를 해서 멀리 있는 역사 속 인물을 가깝게 느껴지게 한다.

아이들이 세게 문화 유산에 대해 간략하게 알 수 있는 책이면서 재미 또한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마지막 '콜로세움과 폼페이' 부분에서 아무리 읽어도 폼페이에 대한 설명은 어디에도 없었다. 실은 가장 궁금해서 처음에 펼쳐서 읽었는데 그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아쉬우면서 이상했다. 물론 그림으로 나타냈다고는 하지만 아이들은 그것을 연결시키지 못할 테니까. 간략하게 설명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마지막에는 '더 찾아 보아요'라는 코너를 두어 본문에서 미처 말하지 못한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정성을 느꼈던 부분이 있었다. 수원 화성을 이야기 할 때 대부분 정약용의 거중기를 대표적인 것으로 이야기 하지만 정작 그 기계는 얼마 쓰이지 않았다고 한다. 많은 책들이 그 부분은 간과한 채 천편일률적으로 거중기를 대단히 중요하게... 그러니까 모두 거중기를 통해서 일을 했던 것처럼 묘사하는데 이 책은 그 부분을 정확히 짚어주어서 마음에 들었다. 왜 그런 거 있잖은가. 그냥 고개를 끄덕이며 넘어가다가 어느 하나에 마음이 확 끌려서 모든 것이 좋아 보이는 어떤 것... 이 책도 그 설명 하나로 앞의 모든 내용들이 괜찮게 느껴지는 그런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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