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슨 크루소 비밀 찾기 : File No.1 무인도 실종 사건 만화로 보는 논술 국어상식 6
CHUM 지음, 김태형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논술 때문인지 부쩍 명작에 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물론 그런 명작(거의 고전이라고 해도 무방한 책들)이라는 책들을 읽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선뜻 아이에게 권하질 못하겠다. 워낙 읽을 권수도 많거니와 아직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괜한 선입견 때문이다. 아이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텐데도 노파심에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다.

난 번에는 <걸리버 여행기 비밀찾기>를 보았는데 그 때는 책을 읽고 나서는 그저 만화니까 재미있단다. 내용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눈치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완역본은 아니지만 아이세움 출판사에서 나온 <로빈슨 크루소>를 먼저 읽고 이 책을 읽더니 하는 말이 훨씬 이해가 잘 가고 더 재미있단다. 역시...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읽는 것 보다는 어느 정도 책을 접한 후에 읽는 것이 이해하기도 쉽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아이가 글로 된 책을 먼저 읽어서인지 중간에 들어 있는 정보들도 아주 쉽게 받아들이며 흥미로워했다. 어른들이야 만화의 줄거리 보다는 그 정보에 훨씬 후한 점수를 주지만 정작 아이들은 별 관심을 두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에 있는 정보는 지루하거나 딱딱하지 않아서 아이도 좋았다고 한다.

사실 로빈슨 크루소는 그 당시의 사회적 상황을 알고 읽어야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있으며 이해하기도 쉬울 것이다. 그러나 초등학생은 아직 세계사를 배우지 않기 때문에 책만 읽어서는 그런 것들을 접할 수가 없다. 다행히 이 책에서는 시대적 배경과 작가가 글을 쓰게 된 배경, 비슷한 소설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인상 깊었던 로빈슨 크루소를 뒤집어 보는 책들에 대한 소개가 있어서 덤으로 상식까지 얻었다. 솔직히 말해서 <로빈슨 크루소>가 상당히 제국주의적이며 문화적 우월주의에 빠져 있다는 것 정도는 알았지만 <방드르디 혹은 태평양의 끝>이나 <포>라는 책에 대해서는 몰랐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고 나니 비록 만화였지만 뿌듯했다.

항상 이런 만화는 덜렁대지만 결국 사건을 해결하는 남자와 똑똑하고 냉정한 돈 많은 집 아들이 대립하는 줄거리를 가지는데 이 책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도 여기서는 여자 한 명을 두고 서로 경쟁하지는 않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처음에는 만화적인 황당한 요소들이 유치하게 느껴졌었는데 이제는 그런 것들을 보며 웃을 수 있는 여유까지 생겼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책은 -더 나아가 이 시리즈의 책은- 먼저 글로 된 책을 읽고 읽으면 내용을 이해하기도 훨씬 쉬울 뿐 아니라 정보들도 그냥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닌 진정한 정보와 상식으로 느껴지므로 반드시 일반 책으로 먼저 접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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