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 하나 된 미국을 꿈꾼 위대한 대통령 아이세움 역사 인물 8
브렌다 하우겐 지음, 이민아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고등학교 다닐 때 어떤 선생님이 링컨이 노예를 해방하게 된 궁극적인 목적이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기본적인 이념을 실현하기 위함도 있지만 부수적으로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에 휩싸였던 적이 있었다. 그 후로 모든 일이 순수함만 가지고 진행되는 것이 아닐 것이라는 막연한 의심을 가지고 '사실'을 보게 되었다. 나의 이 의심하는 버릇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래서일까... 이제는 대통령의 말 한 마디, 정치가의 말 한 마디가 그저 그 자체의 의미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진작부터 알게 되었다. 어찌보면 그 선생님은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 했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나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이렇듯 어떤 작은 것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큰 의미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링컨이 노예 해방법에 사인을 한 사건이 결과적으로는 미국의 민주주의를 크게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컨하면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그가 몇 번째 대통령인지도 알만큼 우리는 그에 대해서 어렸을 때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다. 어디 그 뿐인가. 민주주의를 이야기 하면 그의 연설문이 인용되며, 적어도 내가 학교에 다닐 때는 시험에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된다. 바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이라는 문구 말이다. 이것은 현재까지도 다양하게 인용되곤 한다. 그런데 당시에는 이 연설이 링컨 자신과 주위 사람들은 최악의 연설이라고 생각했었단다. 지금은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나라에서 인용되는 훌륭한 연설인데(우리 나라만 그런건지는 모르지만)...

단순히 링컨이 어려서부터 힘들게 살았고 의지가 강했으며 성실하고 정직했다는 식으로 인물에만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를 전개시켰다면 그저 그런 책들과 별반 다르다고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시대의 역사와 사회적인 상황까지를 나타내주고 있어서 한 인물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그 시대까지만 해도 누구든지 대통령을 만날 수 있었으며 경호원도 없었다는 글을 읽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또 관사를 리모델링 하고 파티를 할 때는 아이들이 아파서 틈틈이 집안으로 돌보러 오기도 했다는 글을 읽을 때는 위엄있는 대통령이 아니라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을 느꼈다.

남북전쟁하면 가장 먼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떠오른다. 폭이 넓은 치마를 입고 한가하게 수다나 떠는 귀부인들과 오버랩되어 스칼렛의 농장이 불에 타는 장면이 그려진다. 사실 남북전쟁이라는 것은 그저 예전에 있었던 외국의 여러 사건 중 하나로 그 원인과 과정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었다. 그저 영화나 책 속에 등장하는 장면을 보고 상상을 할 뿐이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그 원인과 과정을 거칠게나마 훑어 주니까 그동안 따로 알고 있던 지식들이 퍼즐 맞춰지듯 맞춰진다. 어쩌면 링컨이 대통령으로 당선될 때부터 전쟁을 피할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어째 지금의 우리 현실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태생적으로 지역주의의 한계에 부딪쳐서 무엇 하나 제대로 해 나갈 수 없는 우리의 현실과... 

처음에는 평전을 읽는 듯한 건조한 서술 방식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점점 책장을 넘길수록 그 인물에 빠져들 뿐 다른 것에는 신경쓰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뒷부분에 있는 역사 마주보기는 한국인의 시각으로 남북전쟁을 설명해주고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아직까지도 남북전쟁의 원인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어느 정도 정리되는 중이라고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해석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 이처럼 어느 한 가지 사건을 두고도  해석을 달리 하기도 하고 의미를 다르게 두기도 한다. 그러기에 역사 속에서 바라보는 인물이 더 흥미로운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시리즈가 '역사 인물'인 것이 그래서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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