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 세컨즈 1 - 생과 사를 결정짓는 마지막 3초 그렌스 형사 시리즈
안데슈 루슬룬드.버리에 헬스트럼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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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영국 범죄소설가 작가 협회에서 선정한 "인터내셔널 대거상 "수상작은 묘한 조합의 작가군단에 의해 쓰여졌다. 기자출신인 안데슈 루슬룬드와 과거 전과자였던 버리에 헬스트럼의 합작인 [쓰리 세컨즈]는 그렇게 탄생되었다. 헐리우드에서 영화화 하기로 결정되었다니 이 이야기가 갖는 상업적인 파생력은 익히 미루어 짐작할만하다.

 

쇼생크탈출이 권선징악적인 결말과 선한 사람의 인내심이 빚어낸 인간승리로 감동을 주었다면 프리즌브레이크는 매순간순간 어찌될지 모를 긴장감을 놓치지 못하게 만들면서 그가 언제 감옥에서 무사히 탈출하나를 지켜보게 만들었다. 스스로 옥에 들어간다는 점에서는 프리즈브레이크와 비슷하지만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용의자 x의 헌신]에서 쫓아오는 자보다는 쫓기는 자를 더 응원하게 만들던 심리와 비슷하게 마음을 움직여 나가에 만들었다.

 

피에트 호프만은 단란한 가정의 가장이다. 후구와 라스무스라는 두 아들을 끔찍이 사랑하며 가정적인 남편이지만 그는 가족들에게조차 털어놓지 못하는 과거 이력에 발목잡혀 있다. 바로 경찰의 제1정보원인 파울라라는 다른 삶도 동시에 살고 있다는 것. 가상의 인물 파울라를 만들어낸 빌손과 예란숀, 법무장관에 총리까지 모인 자리에서 면책권을 부여받으며 새로운 임무를 지시받은 파울라는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는 동시에 가족과 자신을 위한 안전장치를 아내에게 맡긴 채 감옥으로 향했다.

 

이제부터 우리는 범죄인 파울라에게 마음을 홀딱 빼앗긴 채 그가 살아남기를 간절히 바라며 음모와 배신, 그리고 희망이 난무한 현장에 함께 발을 들여놓게 된다. 책장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순간마다 가슴을 졸인 채. 감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그에 대한 면책권은 공중으로 날려진 휴지조각이 되어버렸고 아군이 적군이 되는 사이 그는 스스로 살아남아 탈옥해야만 했다. 아무도 믿을 수 없고 그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언제나 너를 위해 움직여라

너 자신 외에 그 누구도 믿지마라

 

파울라이자 피에트인 그가 믿는 유일한 말이며 늘 위험에서 그를 살리는 말이기도 했다. 물론 의외의 인물이 하나 있긴 하다. 27년전 경관이었던 건강한 아내 안니를 사고로 잃고 자책감에 빠져사는 에베트는 35년간을 시경형사로 살아왔다. 끈질긴 그가 형사 특유의 감으로 파울라의 사건을 파고들면서 파울라는 의외의 아군을 한 명 얻게 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애초에 [쓰리 세컨즈]의 1권은 단 하나의 사건으로 시작된다.

사입구는 하나인데, 사출구는 둘인 이상한 시체를 남긴 살인사건으로.

그 사건은 폴란드 마피아 소굴인 보이테크 사와 연결되고 경찰의 정보원이 살해되면서 사건은 점점 복잡해져갔던 것이다. 이중생활, 3초, 38시간!! 주어진 시간의 숫자들이 긴장감을 더해가는 가운데 도저히 2권을 서둘러 꺼내지 않고서는 견디지 못할만큼 재미나게 독자를 몰아가는 이 소설이 2009년 스웨덴 추리작가 협회가 선정한 "최고의 범죄소설"상을 수상한 일은 당연한 일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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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아이들 5 - 두려움과 싸우는 아이들 봄나무 문학선
마거릿 피터슨 해딕스 지음, 이혜선 옮김 / 봄나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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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시리즈는 어느 권부터 읽더라도 재미있게 읽는데 무리가 없다. 회당 에피소드가 옴니버스 식으로 펼쳐져서 꼭 1권부터 읽지 않아도 해리가 어떤 소년인지, 어떤 과거 이력을 가지고 있으며 마법학교에서 받고 있는 기대와 친구나 적이 누구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마거릿 피터슨의 [그림자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앞의 4권까지 어떤 이야기가 펼쳐졌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5권을 집어 들었지만 이 한 권에 담긴 이야기 속에 쏘옥 빠져서 no.35까지 이어지는 무용담 안에서 트레이가 어떤 소년인지 그가 처한 위험이 어떤 것인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트레이는 세번째 아이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면 갖가지 혜택을 받았을 아이지만 태어난 장소탓에 그는 숨겨진 아이, 유령아이로 살아가야 한다. 인구경찰이 세상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출생조차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심지어는 밖으로 나오지도 못했던 아이 트레이는 같은 처지의 아이들과 함께 탤벗가에 도착했다. 그랜트 부부가 피살되는 장면을 본 터라 아이들은 한층 겁에 더 질려 있었고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처럼 탤벗 댁 집의 벨을 누를 사람을 정하다가 트레이를 차 밖으로 밀어냈다. 겉으로는 담담한 척 하지만 트레이는 겁쟁이다. 그런 아이 트레이의 눈 앞에서 탤벗씨가 잡혀가고 태워온 차도 사라진 가운데 "리베르"라는 암호로 목숨을 구한 겁쟁이 트레이가 마크와 그랜트를 만나 인구경찰의 본거지까지 숨어들어가 친구들을 구해내면서 그는 영웅이 되어 있었고 그 영웅은 그의 심장에서부터 커져나왔다. 백 여 명의 세번째 아이들을 구해내기 위해 총대를 스스로 맨 트레이는 더이상은 예전의 겁쟁이가 아니었다.

 

트레이는 이 한 권 속에서 크게 성장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워 찬장에 숨던 나약한 소년에서 모두를 이끌 리더로 변해가면서 미래에 희망을 심는 존재로 변모해가고 있다. 소년의 용기는 사람들이 마음을 움직이고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원래 리더십이 있던 사람이 리더로 자리잡는 것보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의 용기는 언제나 바라보는 사람을 설레게 만든다. 트레이에게서 발견된 것이 바로 이 설레임이었다.

 

누군가의 말처럼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태어나는 순간만큼은 "평등하다"고 했는데, 이 최소한의 평등조차 보장되지 않는 사회 속에서 트레이는 그 평등을 보장받고자 선봉에 섰다. 동화로만 읽기에 [그림자 아이들]이 주는 주제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지금이야 저출산으로 인해 출산을 장려하고 있지만 환경오염은 더 심각해지고 삶의 질은 웰빙화를 꿈꿀 때 인류는 소수의 특권을 위해 다수의 행복권을 좌지우지하지 않을거라고 누가 감히 장담할 수 있겠는가. [헝거게임]을 읽을 때 느꼈던 분노와 [그림자 아이들]을 읽을 때 솟은 화는 분명 다르다. 하지만 아이의 눈을 통해 본 세상의 부조리는 어른들이 만든 것이었기에 사실 읽는 내내 부끄러웠다. 적어도 이런 세상을 만드는 어른 중 하나는 되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되었다. 도덕적인 인간이어서가 아니라 부끄럽게 만드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6권에서 트레이는 5권의 시작점에서의 그와 다른 출발점을 보여줄 것이다. 그래서 6권을 기다리면서도 예의 그 설레임을 갖고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의 목숨 뿐만 아니라 독자들의 두근거림까지 그의 행동하나하나가 책임져줄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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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1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인규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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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들은 한때 슈베르트의 곡을 듣고 [송어]가 아닌 [파리바게트 주제곡] 이라고 답안작성을 하기도 했으며 초등학생들은 광화문 앞에 서 있는 장군상을 [이순신 장군]이 아닌 [메가패스 장군]이라고 쓰기도 해 이슈화 된 적이 있다. 광고효과인 동시에 연상효과인 이 웃지못한 소동에 웃어야할지 심각해져야할지 어른으로써 판단하기 참 애매한 순간이었는데, [노인과 바다] 역시 내게 그러했다.

 

[데미안]처럼 그 문장감이 주는 무게감이 진중해 참 어렵게만 느껴졌던 헤밍웨이의 명작이 CF한편으로 웃긴 모습부터 떠올려져버렸던 것이다. "니들이 게맛을 알아?"라는 카피가 먼저 떠올려져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되었으니 이 책이야말로 내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남아버린 셈이었다.

 

조금쯤은 웃음으로 희화화 되어버린 명작의 긍정적인 방향은 예전만큼 무겁게 느껴지진 않아 쉽게 접근하게 되었다는 것이고 또 하나 나이가 들어 세상의 풍파를 겪고 읽게 된 문장들은 그 한 줄, 한 줄이 노인이 타고 있는 바다의 리듬이 되어 내 인생 리듬과 함께 출렁이게 되었다는 거다.

 

노인이 고기를 잡으러 나간 바다가 인생이라면 그가 타고 있는 물살은 잔잔하거나 그렇지 못하거나 간에 우리네 인생의 굴곡이며 월척의 즐거움도 있지만 그 결말에서 보여지는 새옹지마적 스토리텔링 역시 받아들여야만 하는 인생이라는 것을 헤밍웨이는 알고 쓰지 않았을까.

 

나는 일년에 한번씩 [데미안]을 꺼내 다시 읽는다. 처음 읽기 시작했을때가 열두살이었는데 주변에서는 모두 "니가 읽기엔 너무 어렵다"고 만류했는데 오히려 그들의 말들에 오기가 생겨 바닥바닥 우겨 서평을 남겨놓았더랬다. 인정하긴 싫지만 그들이 옳았다. 나는 이해할 수 없었으니까. 그리고 매년 다시 꺼내 읽고 서평을 남겨놓으면서 매년 달라지는 서평들이 점점 알차지고 깊이있는 눈으로 작품을 바라보고 있음이 느껴지고 있는 것처럼 그보다는 자주 꺼내 읽진 못해도 [노인과 바다] 역시 서평을 남기며 읽었더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이제와 생겨버렸다. 이년에 혹은 삼년에 한번씩 잊을만 하면 꺼내보면서도 이 작품에 대해서만큼은 내 느낌을 담아놓을 생각을 하지 못했으니...!

 

인생의 황혼기, 근사한 타운하우스에 앉아 낡은 책을 주름진 손가락에 끼고 읽게 된다면 [노인과 바다]는 내게 무엇을 속삭여줄까. 아직은 그만큼 나이들진 못했기에 지금의 내게 책은 속삭인다. "정말 노인이 단순히 고기를 낚기 위해 바다로 나갔을까?"라고. 고기의 상징성은 무엇이냐고.

 

아마 노인이 바다로 나가는 이유는 살아있다는 존재의 증명일 것이다. 인간은 홀로인 고독한 존재이기에 멕시코 만류에서 오롯이 혼자 고기를 잡는 노인이 낚시대를 드리운 채 기다리는 지루한 움직임들은 더이상 지루한 문장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근육이 되고 조직이 되어 순간 들고 있는 것이 책이 아니라 낚시대인양 착각하게 만들만큼 동일시하며 읽게 만드는 힘 또한 세월이었다.

 

이만큼 세월이 흘러 읽었기에 내게 문장과 문장은 느리고 지루한 나열이 아니라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며 종국엔 눈물짓게 만드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말았다. 명작이 왜 명작인지 절실히 깨닫게 만드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30대에 읽는 이 작품은 내게 눈물 한 줄기를 남기며 마지막 장을 덮게 만든다. 책도 발효식품처럼 세월의 숙성 뒤에야 감동을 진하게 우려내어 독자의 심장으로 내던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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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내 사랑 1
시리 제임스 지음, 이경아 옮김 / 좋은생각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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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는 흡혈귀가 나오는 공포 소설이다. 햇빛을 싫어하고 관을 옮겨 다니며 박쥐로도 변신하는 평생을 살아온 귀족 드라굴의 언데드. 그래서 영화로 끊임없이 재탄생되며 사람들에게 흡혈귀가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악귀처럼 느껴지게 만들고 공포를 확산해 왔다. 스테프니 메이어의 달달한 소설 [트와일라잇]을 읽기 전까지는.

 

트와일라잇 의 에드워드네 집안 사람들을 사람들을 공격하지 않는다. 오히려 소중한 사람들을 보호하고 마을로 다른 흡혈귀들이 함부로 들어와 사람들을 해치지 못하게 영역을 지켜가며 사랑도 함께 지켜나간다. 그런 10대의 책임있는 사랑에 전세계가 열광했고 책은 곧 베스트셀러화가 되었다. 흡혈귀에 대한 인식을 한 작가가 작품 한 권으로 완전 뒤집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권의 흡혈귀 로맨스 소설이 있다.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의 스토리라인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화자인 미나의 시선에 따라 낯선 남자에게 매혹되기도 하고 친구의 죽음에 슬퍼하기도 하며 약혼자에게 갑자기 닥친 불행을 함께 딛고 일어서는 강인한 동반자로 거듭나면서 운명을 풀어나가는 소설이 시리 제임스의 [드라큘라, 내 사랑]이다.

 

훗날 국회의원이 된 부유한 남자와 열 여덟 하녀 사이에서 태어난 윌헬미나 머레이는 고아원에 버려져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자란다. 주방장의 아들 조너선과 고아원에서부터 함께 자라 사랑을 키워온 그녀는 그가 후견인 대신 업무를 보러간 루마니아에서 돌아오는대로 결혼하기로 약속되어져 있다. 약혼자가 없는 동안 휘트비에서 2살 어린 귀족친구 루시와 함께 파티에 참석도 하고 낯선 남자 바그너에 매혹되기도 한다. 자꾸만 그가 보고싶은데 연락이 통 없는 조너선도 걱정이 되고, 갑자기 시름시름 앓기 시작한 루시도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부유한 귀족인 아서와 결혼을 앞두고 있던 루시의 목에 흡혈의 표식이 나타나면서부터 그녀의 몽유병은 시작되었고 창백해져만 갔다. 친구의 병상을 지키던 가운데 조너선이 입원해 있다는 통보를 받은 미나는 그를 병구완하기 위해 떠나고 그곳에서 바로 결혼을 해 미나 하커가 되었다. 건강해진 부부가 다시 영국으로 되돌아왔을 땐 이미 루시는 죽고 없었고 그녀의 죽음과 관련해 반 헬싱 교수가 그녀를 찾아와 드라큘라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는 것. 그리고 그가 바로 결혼해서도 보고 싶어했던 남자, 바그너였다는 것. 1권까지의 이야기는 여기까지가 전부다.

 

이상하게도 그의 정체가 밝혀지고나니 더 궁금해졌다. 시리 제임스는 2권에서 과연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이제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미나는 그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 것인가. "갈망"을 알게 된 여인이 특별한 존재를 사랑하게 되면서 펼쳐질 2권의 이야기가 몹시도 궁금한 가운데 조금만 더 달달했다면.....하는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1권의 책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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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맨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7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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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내게 제일 무서운 공포영화는 [나이트 메어]였다. 다른 영화들이야 소리를 지르다가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 놀래키던가 원한관계가 짙어 보는 중간에 고개를 끄덕거리게 만드는 부분이 있는 반면 이 영화는 방심하고 있는 사이 침대사이를 가르며 지옥으로 확~ 끌고 들어가버리는 저승사자라서 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불을 끄고 잠이 들때 늘 침대보를 슬쩍 만져보곤 했다. 어디 찢어지거나 푹 파인 곳은 없는지.

 

그런데 이젠 공포스러운 존재가 하나 더 추가가 되어 버렸다. 방대한 양의 소설 스노우맨을 읽으면서 이젠 겨울마다 거리에 놓여져 앙증맞게 느껴지던 눈사람이 무서워질 것만 같다. 다행스러운 것은 일년내내 눈이 잘 쌓이지 않는 지역에 살고 있다는 점인데 그래서 타지방으로 가지 않는 이상 이곳에서는 눈사람 볼 일은 크게 없긴 했다.

 

하지만 익숙한 것이 전하는 공포의 힘은 생각보다 컸다.

 

우린 저 눈사람 안 만들었어요

그런데 왜 눈사람이 우리 집을 보고 있어요?

 

라는 대사가 어린 아이의 목소리로 전해질때 등골이 오싹해지다 못해 뻣뻣해지는 경험을 소설을 읽음과 동시에 하게 될 것이다. 아이가 있는 부유한 가정의 유부녀들이 어느날부터 사라지고, 남아 있는 남편들은 그간 아내의 불륜사실은 물론 자신의 아이를 친자감별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엄마가 사라지기 전 아이들이 목격한 것은 집을 향해 보고 있는 누가 만들었는지 모를 눈사람의 모습.

 

역자의 말처럼 읽는 순간 [홈즈]의 주인공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떠올리게 만든 해리 홀레 반장은 시리즈물의 주인공이지만 [스노우맨]은 이 한 권부터 시작해도 무리가 없을만큼 사건 속으로 몰입하게 만들고 전작들에서 이미 죽은 이들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묻혀가면서 마치 연작을 읽어나가고 있는 듯한 이해력을 발휘하게 만든다.

 

스칸디나비아의 깊고 긴 겨울, 불륜관계의 부유한 엄마들만 골라 교묘한 방법으로 죽이면서 사이코패스처럼 죄책감을 갖지 않는 범인의 마지막 또한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곧 첫 눈이 내리고 그가 다시 나타나리라. 눈사람.

그리고 눈사람이 사라질 때 그는 누군가를 데려갈 것이다.

당신이 생각해봐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누가 눈사람을 만들었을까? 누가 눈사람들을 만들지?누가 무리를 낳았지?

눈사람은 모르기 때문이다

 

라는 메시지를 받으면서 수사에 박차를 가하게 되는 해리는 노르웨이를 건너 영국에서까지 해리 포터 이후 사랑받는 또 하나의 해리 신드롬을 낳고 있다고 한다. 전세계 40여개국에 번역되어 사랑받는 노르웨이의 국민 작가 요 네스뵈의 소설은 다른 연작들이 어서 빨리 번역되기를 기대할만큼 멋진 작품이었고 알알이 가득 박힌 읽을거리 많은 문자들이 읽는 즐거움을 사랑하는 독자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저널리스트이자 인기 뮤지션, 경제학자면서 그 스스로가 너무나 멋진 외모를 지닌 작가 요 네스뵈는 전생에 나라를 구했던 것일까. 하늘이 한 인간에게 선물한 달란트가 너무나 어마어마해서 감히 부러워할 수조차 없게 만든다.

 

책의 첫장을 펼치는 순간, 이미 나는 해리와 함께 스노우맨을 쫓고 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역자의 상상처럼 나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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