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John Wick: Chapter 2, 2017

  감독 - 채드 스타헬스키

  출연 - 키아누 리브스, 브리짓 모나한, 이안 맥쉐인, 존 레귀자모






  처음에는 이 영화를 극장에서 못 볼 줄 알았다. 지난달에 이 작품과 ‘23 아이덴티티 Split, 2016’ 둘을 놓고 고민하다가, 23 아이덴티티를 봤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이 영화가 동네 극장에서 사라져버린 것이다. ‘헐, 무슨 영화를 일주일도 안 해주냐’라고 대기업의 독점 시스템에 욕을 하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뒤져보니 오오! 다행히도 오늘 왕십리에 있는 극장에서 오전과 오후 두 번 상영해준다는 사실을 알았다. 후다닥 예매를 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평소에 안 사던 팝콘마저 사들고 극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두 시간이 넘는 상영 시간 내내 지루한 줄 모르고, 깔깔대기도 하고 ‘헐! 대박!’하고 감탄하기도 했다.


  킬러들의 세계에는 두 가지 규칙이 있다. 하나는 ‘컨티넨털 호텔’에서는 싸움을 하지 말아야 하고, 다른 하나는 빚은 꼭 갚아야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빚을 지면, ‘표식’을 주고 그것은 호텔 매니저의 장부에 기재된다. 만약 표식을 내밀고 부탁하는 요청을 거절하거나 표식을 가진 사람을 해하면, 최고 회의에서 징계를 받게 된다. 킬러 세계에서 파문을 당하거나 심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1편에서 그 규칙을 어긴 킬러가 살해당하는 장면이 있었다.


  1편에서 자신의 차와 강아지를 죽인 러시아 조직을 몰살시킨 ‘존 윅’. 이제는 편안히 집에서 은퇴 생활을 즐기려는데, 이탈리아 마피아의 아들인 ‘산티노’가 찾아온다. 그는 표식을 내밀며, 자신의 누나인 ‘지아나’를 죽여달라고 부탁한다. 아버지가 자신이 아닌 누나에게 조직을 맡긴 것이 불만이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은퇴했다며 거절하지만, 표식을 내민 요청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결국 존 윅은 이탈리아로 건너가 마피아 두목인 지아나를 암살한다. 하지만 산티노의 배신으로 존 윅에게는 엄청난 현상금이 걸리고, 이제 암살자들이 그를 노리는데…….


  영화는 처음부터 빠른 속도로 사람을 죽여 나가는 존 윅의 액션을 보여준다. 언제나 총은 한 사람당 두 번, 위아래를 정확히 맞추며 확인사살까지 하고, 몸싸움에서도 역시 뒤지지 않는다. 비록 그도 사람인지라 맞으면 아프고 찔리면 피가 나지만, 결국 맨 마지막에 살아남는 건 존 윅이었다. 와, 진짜 어쩜 그렇게 멋지게 총질을 해대는지 감탄만 절로 나왔다. 게다가 1편에서부터 전설로만 전해졌던 연필 한 자루로 세 사람을 죽이는 장면을 이번 2편에서는 직접 볼 수 있었다. 진짜 연필 한 자루로……. 음, 연필심이 쉽게 안 부러지던데 그게 가능한가? 하여간 존 윅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국적 인종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공평하게 다 죽여 나갔다. 이런 평등주의자 같으니라고!


  중간에 현상금 걸린 존 윅을 돕는 서양판 개방 방주인 남자가 나오는데, 그를 보자마자 빵 터졌다. 바로 ‘로렌스 피쉬번’, 영화 ‘매트릭스 The Matrix, 1999’에서 주인공을 돕는 ‘모피어스’로 출연한 배우였다. 존 윅을 연기한 키아누 리브스가 바로 그 매트릭스의 주인공이었다. 그가 ‘우리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라는 대사를 하는데, 너무 웃겼다. 너무 웃어서 옆 사람에게 미안했다. 누군지 모르는 옆자리 커플분, 미안했어요.


  내용은 무척이나 간단한 플롯이었지만, 싸우는 장면들이 무척 멋있었다. 너무 많이 죽여서 후반부에서는 ‘어, 또 죽이네’라고 별 감흥이 없어지는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지하 묘지에서의 대규모 총격 장면이나 뉴욕 도심에서 벌어지는 암살자들과의 대결, 그리고 거울 전시회에서 벌어지는 싸움 장면은 무척이나 멋졌다.


  3편도 나오면 좋겠다. 아, 지아나 진짜 멋졌다. 얼마 나오지 않았지만, 보스의 품위와 우아함이 물씬 풍겼다. 동생과 비교해보면 너무도 우월했다. 그러니 아버지가 그녀에게 조직을 물려준 거겠지. 1편에서도 러시아 조직의 두목이 참 멋지게 나왔다. 경박한 아들네미 때문에 다 망해서 그렇지. 음, 1편과 2편 둘 다 경박하고 자질이 없는 가족 때문에 조직이 흔들렸다. 역시 혈연지연학연에 얽매이는 건 옳지 않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적어보는데, ‘개방’이란 무협 소설에 나오는 거지들의 조직이고, ‘방주’는 거기 대장을 말한다. 이 작품에서 로렌스 피쉬번은 노숙인들을 이끄는 ‘킹’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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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Split, 2016

  감독 - M. 나이트 샤말란

  출연 - 제임스 맥어보이, 안야 테일러-조이, 헤일리 루 리차드슨, 베티 버클리

 

 




 

  소재도 재미있을 것 같고, 감독도 좋게 보는 사람이라 망설이지 않고 골랐다. 비록 다른 사람들은 ‘나이트 샤말란’은 이제 한물갔다고 하지만, 난 망했다고 사람들이 말하는 그의 영화도 재미있게 보았으니까.


  딸의 생일파티를 끝내고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다주려던 아버지가 습격당한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고 차에서 기다리던 세 명의 소녀는 눈 깜짝할 사이에 납치당하고 만다. 정신을 차린 그들을 맞이하는 건, 한 명의 남자. 그런데 이 사람, 어딘지 모르게 이상하다. 어느 날은 결벽증이 있는 냉정한 남자로 말하다가, 다른 때는 요염한 여자처럼 얘기하고 또 어느 순간에는 철없는 어린아이처럼 칭얼댄다. 이 남자의 이름은 ‘케빈’으로 무려 23개나 되는 인격이 몸속에서 공존하는, 흔히 말하는 ‘다중인격’ 즉 ‘해리성 정체 장애’를 갖고 있는 정신질환자였다. 탈출을 시도하던 ‘클레어’와 ‘마르샤’는 독방에 갇히고, 혼자 남은 ‘케이시’는 어떻게든 케빈의 다른 인격을 달래 도주할 계획을 세운다. 한편 케빈을 오랫동안 상담 치료하던 ‘플레쳐’ 박사는 어딘지 모르게 그가 달라졌다는 것을 눈치 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오지 않았던 새로운 인격이 나타나는데…….


  다중인격이라는 설정 자체도 흥미로웠는데, 거기에 감독인 자극적이면서 관심이 가는 여러 가지 소재를 적절하게 집어넣었다. 예를 들면 케빈이 어떻게 다른 인격들을 갖게 되었는지, 케이시가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그리 침착하게 반응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과거의 영상들을 조금씩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리고 감독은 다중인격인 경우 각각의 인격에 따라 몸의 형질이 바뀐다는 가설을 확장시키면서 얘기를 이끌어갔다. 그 때문에 어떤 인격은 미술적인 감수성이 풍부했고, 또 다른 인격은 당뇨병이 있었다. 거기에 감독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24번째 인격을 만들어냈다. 그게 진짜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우와…….


  케빈과 케이시, 케 남매(?)의 상처를 보면서, 샤말란 감독의 영화가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뭔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식스 센스 The Sixth Sense, 1999’에서 주인공 꼬마는 두려움 속에서 살고 있었고, ‘빌리지 The Village, 2004’의 사람들은 폭력적인 세상을 떠나길 원했다. ‘해프닝 The Happening, 2008’에서도 인간에 의해 고통 받던 자연이 복수를 하는 내용이었고, ‘더 비지트 The Visit, 2015’의 남매 역시 상처가 많은 아이들이었다. 이번 작품의 주인공들 역시 마찬가지로 아픈 과거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상처를 극복하고 아픈 과거를 정면으로 마주보며, 앞으로 더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이 꼭 평화적으로 일어나는 건 아니었다. 해프닝과 이번 작품은 상당히 폭력적이었다. 그리고 가해자였다가 피해자가 된 사람들은 그걸 깨닫지 못했다. 해프닝은 폭력적인 방법으로 되갚아줬지만, 이번 작품은 좀 달랐다. 케빈은 확실히 폭력으로 보복을 했지만, 그를 위해 자신의 선량한 인격을 말살시켜야했다. 어쩌면 그는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보다 더 독해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주인공인 케이시는 좀 달랐다. 마지막 부분에서 그녀가 어떤 말을 했을지 상상할 수 있었다. 열린 결말처럼 끝맺었지만, 그녀의 과거와 현재를 보면서 단 한 가지 생각밖에 할 수 없었다. 과격한 방법은 쓰지 않겠지만, 전략적으로 영리하게 되갚아줄 것 같았다.


  이번 작품은 케빈 역을 맡은 ‘제임스 맥어보이’의 연기력이 참으로 훌륭했다. 각각의 인격을 확실히 구별해서 보여주었다. 어린 인격을 연기할 때는 앞니가 빠진 아이들의 혀 짧고 발음이 새는 억양으로 대화했고, 여자를 연기할 때는 손가락 마무리까지 다소곳하니 우아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줬다. 게다가 안경을 낀 냉정한 납치범일 때와 자유분방한 예술가일 때는 같은 옷이지만 옷매무새와 눈매마저 차이를 뒀다. 물론 억양이나 말투가 다른 건 기본이다. 이 영화에 별점을 높이 준 이유에는 그의 연기가 한몫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보면 두 명의 반가운 사람이 등장한다. 한 사람은 감독인 샤말란이고, 다른 한 명은 비밀로 해두겠다. 그리고 그가 한 대사 역시 비밀이다. 후훗후훗후훗


  참, 이 작품을 보면서 예전에 읽은 ‘빌리 밀리건’이라는 실존했던 다중인격 범죄자에 대한 책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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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이트웨이 미술사

데브라 J. 드위트 외 지음, 조주연 외 옮김 / 이봄 / 2017년 1월











 

  부제 - 미술의 요소와 원리, 매체, 역사, 주제 - 미술로 들어가는 4개의 문

  저자 - 데브라 J. 드위트, 랠프 M. 라만, M. 캐스린 실즈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샘플북을 제공받아 적었습니다 *


  지금까지 내가 읽은 미술사는 조카들을 위한 어린이용이 전부였다. 그 책들은 대개 고대 미술부터 현대 미술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유명 작가와 작품, 그리고 당대를 이끈 미술사조에 대한 설명을 다루고 있었다. 말 그대로 역사를 중심으로 한 작가와 작품 소개였다.


  그런데 이 책은 좀 달랐다. 제목은 미술사였지만, 부제에서 풍기는 뉘앙스가 달랐다. 미술로 들어가는 4개의 문이라니,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샘플북을 다 보고나서 내가 뭘 읽은 걸까 잠시 생각해보았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어린이용과는 확연히 달랐다. 이 책은 단순한 역사와 연관된 미술 작품 소개서가 아니라, 미술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부제에 적힌 4개의 문이, 바로 소제목으로 그것을 기본으로 미술이 어떻게 발전해왔고 이어져왔는지 얘기하고 있었다. 1부인 『기초』, 그러니까 요소와 원리는 중고등학교 미술 이론 시간에 배웠던 선과 면 그리고 색채를 다루고 있었다. 여러 작품들을 보여주면서, 여기에 사용된 여러 선이나 색채 그리고 면이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보여주었다. 과거에 그려진 ‘나스카 지상화’에서부터 현대 작품인 클램프의 만화에까지, 선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집중과 몰입, 그리고 자유와 열정에 대해 얘기한다.


  2부인 『매체』에서는 작가가 자신의 예술세계를 표현하는 여러 가지 재료와 과정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예를 들면 고전적인 드로잉이나 판화에서부터 현대적인 비디오 아트와 디지털 아트 그리고 건축까지 포함하고 있었다. 여기서 특징적인 것은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이라는 장르였다. 글자에 대해 다루고 있었는데, 보면서 ‘우와-’했다. 중세의 채색 필사본이라든지 현대 광고에서 쓰이는 로고나 삽화에 대한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이게 이렇게 연결되는 구나.


  3부인 『역사』는 목록을 보니 어린이용 책에서 본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이 샘플북에서는 20세기와 21세기 부분이 실려 있었다. 설치 미술과 비디오 아트 그리고 포스트모던 건축에 대한 얘기를 알 수 있었다. 음, 왜 난 현대에 살고 있는데 현대 미술이 낯선 걸까?


  마지막 4부 『주제』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미술가들이 공통적으로 다룬 주제에 대해 말한다. 여기서는 과학과 관련된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단순히 과학적인 내용의 그림뿐만이 아니라, 과학을 활용한 미술 창작까지 다루고 있었다. 현미경을 사용한 미세한 조각이라든지 ‘인체의 신비’ 전시회 등이 그 예였다. 인체의 신비가 과학전시라고 알고 있었는데, 여기서는 미술 관련 전시회였구나.


  그리고 이 책만의 특징을 꼽자면 8점의 대표 작품일 것이다. 각 챕터에서 다루는 주제별로 저 그림들을 설명하길 반복하면서, 한 작품을 다른 관점에서 감상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작가가 선을 어떻게 활용해서 보는 이가 어디로 집중하게 만들었는지, 어떤 재료와 어떤 표현법을 사용했는지, 역사적으로는 어떤 배경이 있는지, 그리고 어떤 주제와 의의가 있는지 볼 수 있게 도움을 준다.




  나중에 책을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읽을 만한 난이도는 아니겠지만, 천천히 시간을 두고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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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Friend Request, 2016

  감독 - 시몬 베호벤

  출연 - 앨리시아 데브넘 캐리, 리슬 알러스, 윌리암 모즐리, 코너 파올로

 

 







  이 영화, 지난주에 개봉하자마자 보러갔는데 어영부영 리뷰를 쓰기 귀찮아서 미루고 있었다. 하지만 미루면 영화를 볼 때 느꼈던 감상이 사라질까봐, 이제야 쓰게 되었다.



  ‘로라’는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고 남들에게 친절하며 예쁘기까지 한, 캠퍼스의 SNS 스타이다. 언제나 그녀를 사랑하는 유쾌한 친구들과 함께 행복한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수업을 듣는 외톨이 학생인 ‘마리나’가 친구 신청을 해온다. 평소와 다름없이 로라는 신청을 수락했는데, 그 때부터 마리나의 집착이 시작된다. 밤이건 낮이건 가리지 않고 답을 할 때까지 계속해서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한다. 결국 로라는 마리나와 대판 싸우고 난 뒤, 그녀를 친구 목록에서 삭제한다. 상심한 마리나는 끔찍한 방법으로 자살한다. 그런데 그 날 이후, 로라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그녀의 SNS에 마리나의 자살 동영상이 업로드 되고, 메시지가 날아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의 SNS인데 탈퇴도 삭제도 되지 않았다. 제일 친한 친구들이 하나둘씩 기이하게 죽어가고, 로라의 SNS에는 그 죽음의 영상이 업로드 되는데…….



  영화는 중반으로 접어가면서 초반과는 다른 분위기를 주었다. 처음에는 외톨이인 학생이 학교 인기인에게 집착하고 스토커짓을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외톨이였던 마리나가 죽은 후 로라의 SNS가 해킹을 당한 것 같은 상황이 되자, 혹시 뛰어난 실력의 해커가 배후에 있을 거라는 추측을 했다. 사체가 발견되지 않았다니 마리나가 죽지 않았거나, 아무도 몰랐지만 그녀에게 친구가 하나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상황은 보던 나를 혼란에 빠트렸다. 마리나가 죽은 방법이 마녀들이 했던 주술의 하나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인터넷이나 전선을 통해 저주가 전달된다는 설정은 이 영화가 처음이 아니다. ‘링 リング: The Ring, 1998’부터 시작해서 ‘피어 닷컴 FearDotCom, 2002’으로 이어진 설정이다. 이 작품은 그것을 한층 더 발전시켜 마녀의 저주까지 접목시켰다. 과학의 발달로 시대가 변하니, 주술을 거는 방법도 맞춰서 발전해야하는 법인가보다. 이후 영화는 저주로 죽어가는 친구들의 끔찍한 모습과 이를 풀기위해 고군분투하는 로라를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로라를 멀리하거나 원망하는 친구들의 모습, 경찰이 로라를 의심하는 상황 그리고 마리나의 숨겨진 비밀 등이 하나둘씩 드러났다.



  영화를 다 보고나서 ‘이 작품은 뭘 말하고 싶은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외톨이로 지내는 아이에게 친절히 대해주지 말자? 아무에게나 친절을 베풀지 말자? 친구는 가려가면서 사귀자? SNS는 인생의 낭비다? 조카들에게 친구는 골고루 다양하게 사귀는 게 좋다고 말해왔는데, 이 영화를 보고나니 과연 그 말이 맞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친구는 다양하게 사귀지만, 애가 이상한 거 같으면 사귀지 말라고 해야 할까?



  아무 생각 없이 SNS 친구 추가했다가 낭패를 본 한 소녀에 대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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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A Cure for Wellness, 2017

  감독 - 고어 버빈스키

  출연 - 데인 드한, 제이슨 아이삭스, 미아 고스, 셀리아 임리







  예고편을 보고 어떤 내용일까 의문이 든 작품이었다. 요양원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일이니 의학 스릴러일까? 그런데 어쩐지 화면 분위기가 예쁜데? 보자! 그런데 영화를 예매하고 나서야 두 시간 반 정도 되는 시간이라는 걸 알았고, 그건 어쩐지 불길한 뭔가를 예고하는 듯 했다.


  증권가에서 일하는 ‘록하트’는 심장마비로 숨진 전임자를 대신해 스위스로 향한다. 요양원에 갔다가 이상한 편지를 보내고 복귀하지 않은 회장을 데려오기 위해서였다. 그가 오지 않으면 합병 건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기에, 록하트의 책임은 막중했다. 하지만 금방 끝날 것 같던 일은 꼬여가기만 했다.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도리어 그가 요양원에 입원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요양원에서는 교묘하게 회장과 록하트가 만나는 것을 방해하는 느낌을 준다. 각박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도시와 달리, 모든 것이 한가롭고 자유롭게 보이는 요양원. 그렇지만 록하트는 그 뒷면에 비밀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눈치 챈다. 계속해서 이상한 환각에 시달리는 그. 또한 요양원에 들어온 사람은 있지만 나간 사람은 없다는 말과 예전에 이상한 실험을 하다가 주민들에게 살해당한 남작의 성을 재건축했다는 뒷이야기까지 들은 그의 의심은 거의 확신에 가까워진다. 하지만 사람들은 록하트가 치료의 영향으로 환각과 망상증에 시달린다는 원장의 말을 더 믿는데…….


  좋은 얘기를 먼저 하는 것이 대화의 비법이라고 하니, 우선 이 영화의 장점을 먼저 짚어보겠다.


  영화의 영상은 무척이나 멋졌다. 높은 산 꼭대기위에 있는 고풍스런 성과 자연 경관이 잘 어우러진 요양원의 모습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또한 하얀색과 푸른색의 대비가 어우러진 건물 내부와 물은 청량하고 깔끔하다는 인상과 함께 어딘지 모르게 마음을 편하게 하는 느낌을 주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록하트에게 보이는 장어의 이미지는 물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자연스레 뭔가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그리고 조금씩 시간차를 두고 툭툭 던져진 힌트들은 충분히 생각하고 분석하고 끼워 맞출 여유를 주었다. 그래서 영화가 끝나기도 한참 전에 요양원의 비밀과 원장이 꾸미고 있는 음모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다. 의학적 설명이 필요한 부분만 빼면, 영화는 거의 모든 것을 다 설명해주는 친절함까지 보였다.


  또한 주인공 록하트 역을 맡은 배우 ‘데인 드한’은 더없이 배역에 잘 어울렸다. 평상시에도 안색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 그의 이미지는 언제나 만성 피로와 온갖 질환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딱이었다. 또한 ‘한나’역을 맡은 ‘미아 고스’의 모나리자 화장법은 신비롭고 이 세상의 존재가 아닌 분위기를 주기에 충분했고 말이다. 영화는 영상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다.


  모든 힌트를 다 보여주고 모든 것에 대한 설명을 구구절절 다 하고 심지어 생각할 시간마저 충분히 주었기에, 도리어 너무 느슨하고 지루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결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당연히 원인이 있어야 한다. 원인이나 동기가 불충분하면, 왜 그런 결론이 되는지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그렇게 생각하면 거의 모든 장면은 인과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당연히 필요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몇몇 부분은 과감하게 쳐내고 좀 더 빠른 속도감을 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반까지 너무 많은 것을 보여줬기에, 후반에 드러낸 사건의 진상은 그리 놀랍지 않았다. 이미 예상했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시간이 넘으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져서인지 마무리가 그렇게 인상적이라는 느낌도 들지 않았다. 자연경관이 아름답긴 했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까하는 의문도 들었다. 이 작품은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지, 내셔널 지오그래피 영상이 아니니까.


  영화를 보고나서 뭐라고 정의를 내려야 할까 고민했다. 시간을 뛰어넘는 영원한 사랑? 영생을 꿈꾸는 인간의 덧없는 욕망? 물질에 집착한 나머지 중요한 것을 잊고 있는 현대인에 대한 비판? 신기한 동물 세계? 그것도 아니면 완전한 사육을 원했던 변태의 집착? 이 모든 것을 집어넣으려했기에 그렇게 설명이 많아야했고, 상영 시간이 길어졌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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