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제 - Friend Request, 2016
감독 - 시몬 베호벤
출연 - 앨리시아 데브넘 캐리, 리슬 알러스, 윌리암 모즐리, 코너 파올로
이 영화, 지난주에 개봉하자마자 보러갔는데 어영부영 리뷰를 쓰기 귀찮아서 미루고 있었다. 하지만 미루면 영화를 볼 때 느꼈던 감상이 사라질까봐, 이제야 쓰게 되었다.
‘로라’는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고 남들에게 친절하며 예쁘기까지 한, 캠퍼스의 SNS 스타이다. 언제나 그녀를 사랑하는 유쾌한 친구들과 함께 행복한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수업을 듣는 외톨이 학생인 ‘마리나’가 친구 신청을 해온다. 평소와 다름없이 로라는 신청을 수락했는데, 그 때부터 마리나의 집착이 시작된다. 밤이건 낮이건 가리지 않고 답을 할 때까지 계속해서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한다. 결국 로라는 마리나와 대판 싸우고 난 뒤, 그녀를 친구 목록에서 삭제한다. 상심한 마리나는 끔찍한 방법으로 자살한다. 그런데 그 날 이후, 로라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그녀의 SNS에 마리나의 자살 동영상이 업로드 되고, 메시지가 날아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의 SNS인데 탈퇴도 삭제도 되지 않았다. 제일 친한 친구들이 하나둘씩 기이하게 죽어가고, 로라의 SNS에는 그 죽음의 영상이 업로드 되는데…….
영화는 중반으로 접어가면서 초반과는 다른 분위기를 주었다. 처음에는 외톨이인 학생이 학교 인기인에게 집착하고 스토커짓을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외톨이였던 마리나가 죽은 후 로라의 SNS가 해킹을 당한 것 같은 상황이 되자, 혹시 뛰어난 실력의 해커가 배후에 있을 거라는 추측을 했다. 사체가 발견되지 않았다니 마리나가 죽지 않았거나, 아무도 몰랐지만 그녀에게 친구가 하나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상황은 보던 나를 혼란에 빠트렸다. 마리나가 죽은 방법이 마녀들이 했던 주술의 하나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인터넷이나 전선을 통해 저주가 전달된다는 설정은 이 영화가 처음이 아니다. ‘링 リング: The Ring, 1998’부터 시작해서 ‘피어 닷컴 FearDotCom, 2002’으로 이어진 설정이다. 이 작품은 그것을 한층 더 발전시켜 마녀의 저주까지 접목시켰다. 과학의 발달로 시대가 변하니, 주술을 거는 방법도 맞춰서 발전해야하는 법인가보다. 이후 영화는 저주로 죽어가는 친구들의 끔찍한 모습과 이를 풀기위해 고군분투하는 로라를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로라를 멀리하거나 원망하는 친구들의 모습, 경찰이 로라를 의심하는 상황 그리고 마리나의 숨겨진 비밀 등이 하나둘씩 드러났다.
영화를 다 보고나서 ‘이 작품은 뭘 말하고 싶은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외톨이로 지내는 아이에게 친절히 대해주지 말자? 아무에게나 친절을 베풀지 말자? 친구는 가려가면서 사귀자? SNS는 인생의 낭비다? 조카들에게 친구는 골고루 다양하게 사귀는 게 좋다고 말해왔는데, 이 영화를 보고나니 과연 그 말이 맞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친구는 다양하게 사귀지만, 애가 이상한 거 같으면 사귀지 말라고 해야 할까?
아무 생각 없이 SNS 친구 추가했다가 낭패를 본 한 소녀에 대한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