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John Wick: Chapter 2, 2017

  감독 - 채드 스타헬스키

  출연 - 키아누 리브스, 브리짓 모나한, 이안 맥쉐인, 존 레귀자모






  처음에는 이 영화를 극장에서 못 볼 줄 알았다. 지난달에 이 작품과 ‘23 아이덴티티 Split, 2016’ 둘을 놓고 고민하다가, 23 아이덴티티를 봤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이 영화가 동네 극장에서 사라져버린 것이다. ‘헐, 무슨 영화를 일주일도 안 해주냐’라고 대기업의 독점 시스템에 욕을 하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뒤져보니 오오! 다행히도 오늘 왕십리에 있는 극장에서 오전과 오후 두 번 상영해준다는 사실을 알았다. 후다닥 예매를 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평소에 안 사던 팝콘마저 사들고 극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두 시간이 넘는 상영 시간 내내 지루한 줄 모르고, 깔깔대기도 하고 ‘헐! 대박!’하고 감탄하기도 했다.


  킬러들의 세계에는 두 가지 규칙이 있다. 하나는 ‘컨티넨털 호텔’에서는 싸움을 하지 말아야 하고, 다른 하나는 빚은 꼭 갚아야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빚을 지면, ‘표식’을 주고 그것은 호텔 매니저의 장부에 기재된다. 만약 표식을 내밀고 부탁하는 요청을 거절하거나 표식을 가진 사람을 해하면, 최고 회의에서 징계를 받게 된다. 킬러 세계에서 파문을 당하거나 심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1편에서 그 규칙을 어긴 킬러가 살해당하는 장면이 있었다.


  1편에서 자신의 차와 강아지를 죽인 러시아 조직을 몰살시킨 ‘존 윅’. 이제는 편안히 집에서 은퇴 생활을 즐기려는데, 이탈리아 마피아의 아들인 ‘산티노’가 찾아온다. 그는 표식을 내밀며, 자신의 누나인 ‘지아나’를 죽여달라고 부탁한다. 아버지가 자신이 아닌 누나에게 조직을 맡긴 것이 불만이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은퇴했다며 거절하지만, 표식을 내민 요청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결국 존 윅은 이탈리아로 건너가 마피아 두목인 지아나를 암살한다. 하지만 산티노의 배신으로 존 윅에게는 엄청난 현상금이 걸리고, 이제 암살자들이 그를 노리는데…….


  영화는 처음부터 빠른 속도로 사람을 죽여 나가는 존 윅의 액션을 보여준다. 언제나 총은 한 사람당 두 번, 위아래를 정확히 맞추며 확인사살까지 하고, 몸싸움에서도 역시 뒤지지 않는다. 비록 그도 사람인지라 맞으면 아프고 찔리면 피가 나지만, 결국 맨 마지막에 살아남는 건 존 윅이었다. 와, 진짜 어쩜 그렇게 멋지게 총질을 해대는지 감탄만 절로 나왔다. 게다가 1편에서부터 전설로만 전해졌던 연필 한 자루로 세 사람을 죽이는 장면을 이번 2편에서는 직접 볼 수 있었다. 진짜 연필 한 자루로……. 음, 연필심이 쉽게 안 부러지던데 그게 가능한가? 하여간 존 윅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국적 인종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공평하게 다 죽여 나갔다. 이런 평등주의자 같으니라고!


  중간에 현상금 걸린 존 윅을 돕는 서양판 개방 방주인 남자가 나오는데, 그를 보자마자 빵 터졌다. 바로 ‘로렌스 피쉬번’, 영화 ‘매트릭스 The Matrix, 1999’에서 주인공을 돕는 ‘모피어스’로 출연한 배우였다. 존 윅을 연기한 키아누 리브스가 바로 그 매트릭스의 주인공이었다. 그가 ‘우리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라는 대사를 하는데, 너무 웃겼다. 너무 웃어서 옆 사람에게 미안했다. 누군지 모르는 옆자리 커플분, 미안했어요.


  내용은 무척이나 간단한 플롯이었지만, 싸우는 장면들이 무척 멋있었다. 너무 많이 죽여서 후반부에서는 ‘어, 또 죽이네’라고 별 감흥이 없어지는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지하 묘지에서의 대규모 총격 장면이나 뉴욕 도심에서 벌어지는 암살자들과의 대결, 그리고 거울 전시회에서 벌어지는 싸움 장면은 무척이나 멋졌다.


  3편도 나오면 좋겠다. 아, 지아나 진짜 멋졌다. 얼마 나오지 않았지만, 보스의 품위와 우아함이 물씬 풍겼다. 동생과 비교해보면 너무도 우월했다. 그러니 아버지가 그녀에게 조직을 물려준 거겠지. 1편에서도 러시아 조직의 두목이 참 멋지게 나왔다. 경박한 아들네미 때문에 다 망해서 그렇지. 음, 1편과 2편 둘 다 경박하고 자질이 없는 가족 때문에 조직이 흔들렸다. 역시 혈연지연학연에 얽매이는 건 옳지 않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적어보는데, ‘개방’이란 무협 소설에 나오는 거지들의 조직이고, ‘방주’는 거기 대장을 말한다. 이 작품에서 로렌스 피쉬번은 노숙인들을 이끄는 ‘킹’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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