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문화비평이다 ㅣ 자음과모음 하이브리드 총서 4
이택광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6월
구판절판


쉽게 말하면, 나의 문화비평은 나의 장르다.장르를 이해하려면 그 장르를 지배하는, 또는 구성하는 내적 논리를 파악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나의 문화비평은 이런 장르의 논리에 기대어 불가해한 영역을 가해한 매개로 전환시키고자 하는 노력이다. -19쪽

칸트에게 "개념"은 경험적 세계에 "선험적"으로 적용됨으로써 타당성을 획득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칸트에게 개념은 선험적 비판의 근거들이라고 할 수 있고, 이런 맥락에서 칸트는 개념의 비합법적 사용을 폭로하고 그것의 합법적 사용을 궁구했다. 한편, 신칸트주의자들은 명제의 타당성이라는 것은 이런 경험적 세계와 무관하게 "논리"를 통해서 수립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주장에 따르면, 가치체계나 타당성의 영역은 플라톤의 "아이디어"와 동일한 것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 플라톤에게 "아이디어"는 일종의 형식forma이었는데, 이는 절대적 인식의 대상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35쪽

허위를 통해서 진실에 대한 인식을 획득하는 것, 바로 여기에서 개념을 통한 새로운 사유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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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trash 2011-07-25 0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그레이효과 님 아침형 인간이시군요...!

얼그레이효과 2011-07-25 05:02   좋아요 0 | URL
아니. 팝님도 이 아침에! (근데 요즘 잠이 안 오네요..큰일입니다.ㅜ.ㅜ)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기획한 '앎과 삶'시리즈 2권. "20대, 오늘 한국 사회의 최전선"에 부족하지만 제 글 한 꼭지 담았습니다.  서점에서 들춰보시다가 목차에 '김신식'이 보이면, 씨익 한 번 웃어주시면 쿨럭. (다른 알라디너의 글도 보이네요. 기웃기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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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2 0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5 06: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잘코군 2011-07-22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축하해요. ^^ 근데 이거 아직 검색이 안 돼요.

얼그레이효과 2011-07-25 06:13   좋아요 0 | URL
이제 좀 뜨는 것 같아요! 좋은 한 주 되세요! 고맙습니다~

윈터 2011-07-24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잘 읽어보겠습니다. ^^

얼그레이효과 2011-07-25 06:14   좋아요 0 | URL
분량이 얼마 안 되어 서점에서 2분 안에 다 읽으실 겁니다. 크크.
 


 

  

 

 

 

 

 

 

평소 가방에 잔뜩 무엇을 넣고 다닌다. 그리고 그것을 꺼내길 좋아한다. 역도 선수도 아닌데, 나의 무게를 실험하며, 5kg 더! 하는 마음으로 무엇을 넣는다. 그런데, 왜 이렇게 넣고 다니는가? 제대로 물은 적이 없다. 스스로에게. 이 물음은 조금은 무겁게 바뀌었다. 나에게 가방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나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방’이란 무엇일까.

 

사람은 달릴 때, 정지와 멈춤을 인식한다. 그러나 ‘가방’도 생각해보면 비슷한 원리인 것 같다. 가방을 약간 의인화하자면, 가방은 늘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다. 좀 쓸쓸하게 말하자면,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물이다. 가방은 어디를 향하고자 할 때, 나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소소한 사물이자 필수적인 사물이다. 이러한 설렘은 주로 ‘채움’에서 나타난다. 가방에 무엇을 넣는다는 것은 내가 늘 안주하던 ‘이 곳’을 떠난다는 ‘탈주’의 시도다. ‘저 곳’이 내게 어떠한 희열을 줄 지 모르지만, 우리는 ‘떠난다’는 행위 자체에 일단 기대를 건다. 그것은 그만큼 ‘이 곳’이 갖는 일상의 공간. 그리고 그 공간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 ‘시간’이 늘 ‘탈주’와 나의 거리를 멀게 했다는 걸 반영하기도 한다.


‘가방’은 누군가를 떠나보낼 때 사용되기도 한다. 여기서 그 누군가는 ‘이 곳’을 떠나야 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 곳’은 이승에서의 삶일 것이다. 누군가의 육신이 자신의 존재를 ‘저 곳’에 맡겨야 할 때, 가방은 ‘이 곳’에서의 육신을 정리하며, ‘저 곳’에서의 영혼을 빌어주는 매개적인 사물이다. (가방은 미디어가 되기에 충분하다) 이 매개 속에서 여전히 ‘채움’은 삶의 정지와 작동을 표시한다. 가방에 들어가는 고인의 유품은 누군가의 삶이 더 이상 이곳에서 나타나지 않는다는, 안타까움과 그리움의 표현이자, 그 표현은 곧 ‘향수의 장소’가 된다.


가방은 끊임없이 움직일 수도 있다. 가방은 정처 없이 떠도는 누군가의 귀한 친구가 된다. 서로 말은 없지만, 가방 속에 들어간 사물은 가방과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연결 고리다. 가방과 나는 ‘채움’과 ‘비움’을 통해 정체성을 확인하고 공유한다.


영화 <인 디 에어>를 보면서, 다시 ‘가방’에 대해 생각해봤다. 우리는 정해진 목표, 정해진 규격, 그것의 편안함 혹은 일정함에 속해 있다는 표식으로 가방을 들고 다니며, 가방 속을 채울 것인가. 아니면, 우리는 늘 이 곳의 안정감을 균열내기 위한, 혹은 탈주하기 위한 수단으로 가방을 들고 다닐 것인가.


때론, 어디론가 떠난다는 것 자체가 속박이 되어버린 이 세상에서 가방의 채움과 비움이 주었던 ‘탈주’의 희열은 뭔가 뒤바뀐 것 같기도 하다. ‘가방’과 함께 할 수 있던 저 수많은 경험의 곳을 ‘가야한다’라는 압박으로 느낄 때, 가방과 함께 하는 ‘떠남’, 그 발걸음과 어깨의 짓누름은 무겁고 또 무겁기만 하다.


그러나 이러한 무거움보다 더한 ‘무서움’은 가방을 매거나 들고 가지 않는 사람에게 지워지는 무형의 가방들이다. 우리 삶엔 아직 꺼내지 않은 가방 속 물건이 많고, 굳이 꺼내지 않아도 될 가방 속 물건들도 많은 것 같다. 가방을 불태워버리자는 짐짓 ‘정치철학적’ 시각은 아직 섣부르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이 사유에서만) 일단 필요한 건 내가 지고 있는 이 가방을 쳐다볼 때다. 너무 원칙적이지만, 이 원칙을 지키기도 살기 어려운 세상이 아닐까. 휙휙 던져지는 가방, 그 피곤한 사람들의 세상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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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19 0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5 06: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19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5 06: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1-07-19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늘 메고 다니는 가방을 다시 살펴보게 되는군요. 주로 교정지를 넣고 다니니 밥벌이와 직결된 가방인 셈인데, 그동안 홀대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ㅎㅎ 더위에 건강 잘 챙기세요, 얼그레이님^^

얼그레이효과 2011-07-25 06:16   좋아요 0 | URL
후와님의 가방 이야기도 궁금하네요^^ 후와님도 더운 여름 건강 조심하세요!

2011-07-19 2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5 06: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 줄까 - 동화로 만나는 사회학
박현희 지음 / 뜨인돌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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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화해할 수 없는 상황. 화해하지 말아야 하는 상황에서 도모하는 화해는 나쁘다. 이럴 때 어설픈 제3의 길이 등장한다. 제3의 길을 걷는 사람은 중립을 표방하며 화해의 전령사가 된다.-22쪽

독립을 위해 상하이에서 폭탄을 던졌던 조선 청년 윤봉길은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악몽이다."근로기준법을 지켜라"라는 외침과 함께 분신을 하여 노동권 실종의 현실을 고발한 전태일을 어떤 자본가가 좋아할 수 있겠는가.윤봉길과 전태일의 삶이 지금도 우리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은 그들이 화해를 모색한 것이 아니라 문제의 해결을 모색했기 때문이다. -23쪽

(얼그레이효과 주: 양치기 소년을 저자는 예로 들고 있다) 위험을 과대 포장하여 공포감을 조성하는 방식은 우리 군사 독재 시절이나 요즘의 미국 정부랑 정말 닮았다. 나는 이 얘기가 공포감을 조성하여 아이들이 말을 잘 듣게 하려는 어른들과 백성들이 말을 잘 듣게 하려는 치자들에 의해 사랑받았으리라는 데에 과감히 배팅한다. -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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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스터에 주의하라
n+1 지음, 최세희 옮김 / 마티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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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스터의 예술과 사유는 유년(22)시절,원시주의primitivism,고급스러운 동물 가면을 지나칠 정도로 자주 재연repetition하고 옹호한다.그리고 힙스터의 반권위주의에는 중산층 젊은이들로 하여금 펑크족이건,반자본주의자이건,아나키스트이건,컴퓨터 괴짜이건,60년대주의자이건 상관없이 하위문화의 특징인 쿨한 태도는 유지하면서,정작 반문화의 권리는 포기해도 비난받지 않을 수 있는 책략이 있다. 이런 식으로 간다면 미래의 아방가르드는 '얼리어답터'의 커뮤니티로 변질될 소지가 크다.-22,23쪽

제이스 클레이튼 : (전략) 제 생각에 힙스터가 비난받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나치게 미국 중심적이고 유럽 친화적이기 때문이에요.단적인 예로,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남미를 대표하는 힙스터(71)도시임에도 언제나 파리나 런던을 모델로 삼는다는 거죠.페루의 수도 리마에서는 지금 쿰비아라는 전통 음악이 크게 유행하고 있습니다.거리 곳곳에서 들을 수 있죠.하지만 정작 그 음악은 컴필레이션 앨범 한 장이 영국에서 수입되면서부터 리마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죠.훌륭한 해설지와 삼십 년 전의 페루 음악인들을 찍은 화려한 사진들로 재포장돼 역수입되었다는 말입니다.그렇기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라틴아메리카의 힙스터주의는 포스트식민주의와의 싸움에서 이미 패배했고,다시 싸워 이길 가능성도 전혀 없다고 보는 겁니다. -71,72쪽

지금까지 토론 과정에서 두 가지 대답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정리해 보면 첫째, 차이를 주장하는 메커니즘으로써의 힙스터주의입니다.너도 나도 점점 더 사소한 방식으로 자기 자신을 다른 사람과 구별하려다보니, 정작 본질적인 문제는 간과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동질화 압력으로서의 힙스터주의입니다.이것이 일종의 종합적'저항'소비문화를 만들어냈고,그에 대해 사람들은 '나는 참여하지 않겠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참여하고 있죠. -87쪽

제임스 포그 : (전략)힙스터 식의 정치행동주의에는 특히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전했는데, 크라임스Inc에 대해 말한 것에 훨씬 더 가깝습니다.많은 사람들이 아카식 북등을 읽으며 자랐고 더 이상 히치하이킹은 하지 않지만,여전히 일탈하고 있죠.저는 그런 게 다분히 지젝적인 '아무것도 하지 않음'do nothing이라고 봅니다.즉, '참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행동해라'는 것이죠.제 생각에 바로 그런 점 때문에 힙스터를 비판한다는 것이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비판하면 할수록 뭔가 긍정적인 것들이 생겨났죠.-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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