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독자 투고) 작은 투자의 영화감상비결 1991년 3월 6일 (경향 -20면)


(전략) 결혼전까지만 해도 햇수로 7년째 되는 직장생활 덕에 문화비 지출에 결코 인색치 않았다. 아니 그 정도를 넘어서 외국의 유명한 발레단이나 오페라단 국내공연 땐 비싼 자리값을 치르면서 문화인(?)임을 은근히 자부해온 터였다. 그러나 주부라는 새 이름을 얻고 가계를 꾸려다가보니 '절약'이라는 칼이 비교적 손쉽게 다가서는 곳이 바로 이 문화비였고, 그 중에서도 영화 관람료 아끼기였다. 예전 같으면 시내 개봉관에서 간판을 내리고 동네 극장에 올려졌을 때 보는 방법이 있었겠지만 요즘은 변두리 극장도 시설면에서나 상영시기에 있어서 중심가와 별 차이가 없고 요금이 비슷하기 때문에 이젠 이 방법은 별 효과가 없게 됐다.


그래서 남편과 함께 짜낸 지혜가 남들보다 몇 달 뒤에 둘이서 오붓하게 감상의 시간을 갖는 방법이었다. 거리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광고 포스터가 자취를 감추고 열기가 식은 다음 신문지면 평과 먼저 본 친구들의 평을 참고해 선정한 우리 나름의 '좋은 영화'가 동네 비디오 가게에 나오길 기다린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대형 스크린과 TV화면의 크기만큼이나 감동의 깊이가 다르다고 얘기하기도 하며 영화에 따라서는 어느 정도 그런 점도 있다.


그러나 커튼과 조명을 조절해 극장분위기를 연출하고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춰 감상한다면 직장과 가정 사이에서 시간을 쪼개야 하는 반업 주부인 나로서는 시간절약, 돈절약 효가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남편과 자리를 함께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면 부부간의 대화 부족을 걱정하지 않아도 일석 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후략) 

- 청소년 비(秘)디오 오염 가정이 온상(溫床)' 1991년 7월 22일 (경향-17면) 

"우리 애가 그 테이프를 봤나봐요. 이를 어쩌죠. 남편이 친구한테 빌려온 것을 한 번보고 장롱 깊숙이 감춰뒀는데..집에 와보니 테이프 위치가 달라졌어요". 중3짜리 외아들을 둔 주부 강효숙 씨(39)는 며칠 전 동창회에 갔다가 저녁 늦게 돌아왔다. 방학을 맞아 집에 혼자 있던 아들이 문을 열어주러 나왔는데 표정이 어쩐지 침울해 보였다. 강씨는 외출에서 돌아오면 습관처럼 귀중품을 점검하곤 한다. 그 날도 서랍을 정리한 뒤 겨울 옷 사이에 깊이 감춰둔 비디오테이프를 살펴봤다. 그 테이프는 남편이 빌려온 포르노테이프였고 부부가 한 번 보고 잘 감춰둔다면 그 자리에 넣어뒀던 것이다. 그런데 테이프가 원 위치에서 삐져나와 있었다."(후략) 


2. '아기보기' 더하기 영화보기 1993년 6월 9일 (경향- 12면)


아이 낳고 3년 동안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본 일이 없다. 컴컴한 영화관에서 아이가 낯설고 무서워 보채면 어쩔까 걱정이 되기도 했고 반대로 공연히 신이나 소란을 피우고 뛰어다니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에서였다. 그렇다고 처자식을 집에 두고 혼자 청승맞게 영화를 보기도 싫고 해서 그동안 볼만 영화가 꽤 많았지만 이런 이유로 극장은 '갈 수 없는 먼 나라'였던 것이다. 보지 않고서는 시대에 뒤떨어질 것 같거나 세상물정에 어두운 사람 취급 받을 것 같은 영화는 비디오를 빌려보았다.(후략)


3. AV 시스템 광고 확인하기 

 1985년 12월 4일, 경향-12면

4. 젊은이 새풍속도 '나홀로족' 1995년 8월 26일 17면 (동아-17) 

 제일기획 25~35세 100명 생활조사.  

젊은이들 중에 외부와의 교류를 피하고 자신만의 공간에서 취미생활을 즐기는 '나홀로족'이 늘고 있다. 나홀로족의 특징은 타인 심지어 가족의 간섭을 받기 싫어 '밖에서 집으로, 집에서 방으로'들어가며 생활공간을 스스로 좁힌다는 것이다. 라이프 스타일 조사결과 응답자의 32%는 집에서도 자신의 방을 벗어나지 않으며 20%는 자신의 방 이외의 방은 낯설다고 답했다. 또 80%는 가족도 다른 방을 찾을 때는 방주인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견해였다.

(중략) 이들의 안식처인 방은 작은 문화공간이다. 이들은 자신의 방에 오디오(80) 컴퓨터(60) tv(57) vtr(37) 등을 갖추고 비디오 또는 음악감상 전자게임 pc통신 모형조립 등을 홀로 즐기는 게 취미생활(56)이라고 대답했다. (중략) 나홀로족을 자처하는 회사원 김정환씨(31)는 '컴퓨터 오디오 등으로 꽉찬 내 방을 보고 도깨비굴 같다는 사람도 있지만 방에 콕 처박혀 혼자만의 생활을 즐길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5. 흥행실패 영화 비디오로 재기 1995년 11월 2일 37면 (동아-37) 

(전략) '비디오특수'를 누리는 영화들에 대한 비디오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는 한 마디로 '작품의 질보다는 시간때우기용이 장사가 잘 된다'는 것., '극장까지 가서 영화를 보는 성의를 가진 사람들은 작품 수준이 가장 중요한 평가기준이지만 비디오는 쉽게 빌려볼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시간때우기에 안성맞춤이면 된다는 시청행태가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후략)

6. 160분 안 넘는 비디오 2개로 분할 제작 말라 1993년 1월 30일 (동아-18) 

비디오 대여점에서 비디오테이프를 빌려보면 한 편의 영화를 2권의 비디오에 담아 제작한 분할제작 테이프가 꽤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들어 판매수익을 노려 그리 길지도 않은 프로그램을 2개의 테이프로 만드는 바람에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 주로 극장상영 때 흥행을 한 작품을 중심으로 분할 제작이 되고 있는 데 이들 작품의 실제 상영시간은 대부분 1백20~1뱍백 40분 정도에 불과하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공테이프는 30분 60분 1백 20분 1백 60분 등으로 다양하므로 1백 60분 이하의 작품은 1개의 비디오테이프로 충분히 제작이 가능하다. 비디오제작업체들은 분할제작을 합리화하기 위해 본편 상영시간외에 다른 프로그램의 예고편을 삽입하거나 또는 전편의 내용을 '지금까지의 줄거리'라고 해서 재탕하여 상영시간을 최대한 늘리는 편법을 쓰고 있다. 외국에서는 1백 60분 이하의 작품은 1권의 비디오로 제작하는 것이 보편화 되어 있음을 감안할 때 우리도 1백 60분 이하의 프로그램은 1권으로 제작하도록 규정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동시에 테이프에 표시하는 상영시간은 본 영화 상영시간만을 표시하도록 하여 소비자들을 혼란시키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7. 우수영화, '비디오감상' 인기 1993년 12월 4일. (경향-12) 

 (전략) 최근 화제를 모은 제니퍼 린치 감독의 컬트 영화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를 싸고 팬들 사이에 작은 논쟁이 일었다. 사랑하는 여인의 사지를 절단한다는 가학적 사랑을 소재로 한 <남자가 여자를..>이 극장 상영작과 비디오작품의 내용이 달라 어느 것이 원작이냐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던 것. 이 영화의 비디오에는 마지막 부분의 모든 상황을 주인공의 꿈으로 처리하고 있는데 극장 개봉작에는 이 장면이 완전히 빠져있었기 때문.  (중략) 영화판권 수입사가 원작대로는 '너무 맥이 빠진다'며 끝 부분을 삭제한 뒤 극장에서 개봉했고 비디오판권 수입사는 '원작에 충실하자'며 마스터 필름대로 출시함에 따라 이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극장상영용 따로, 비디오용 따로'는 이 영화에만 국한된 형상은 아니다. '마농의 샘','아름다운 이야기','퐁네프의 연인들' 등이 극장 개봉당시 관객 회전율을 높이려 상영시간을 줄였으나 비디오로는 원작대로 출시돼 내용이 달라졌다. (후략) 

8. '내용 같으면 소설 대신 비디오 본다'50%  1993년 8월 22일 (동아-9) 

제일기획 1992년 6천명 대상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조사. 책보다 영상매체 선호경향은 나이가 적을수록 높게 나타남. 

9. '보는 세대' 비디오문화 판친다 1992년 8월 31일 (동아-9) 

 고3인 학영이(17.서울여고s)는 매일 밤 독서실에서 돌아오면 어머니가 녹화해둔 교육방송의 TV과외 녹화테이프를 틀어놓고 공부한다. 아예 책상에는 비디오와 14인치 TV가 설치돼 있다. 그 옆에는 PC가 한 대 더 있어 책상위에는 책보다도 오히려 전자제품이 눈에 쉽게 띈다. 학영이 세대는 '보는 세대'다. '읽는 세대'와 비교해서 하는 말이다. 세계명작이나 고전소설 심지어는 동화도 책보다는 영화나 만화영화 그리고 비디오를 통해 본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작가가 누군지 몰라도 주연배우 이름은 정확히 기억하는 세대다. (후략) 

10. 남편의 비디오중독 1994년 3월 12일 (경향-12) 

(전략)남편이 요즘 해파리처럼 늘어지는 것은 순전히 심야 비디오 시청 때문이다. 남편은 비디오를 틀어놓지 않으면 잠을 못잘만큼 비디오중독 3기 증세를 보이고 있다. 하루에 평균 한,두편씩 10년 세월동안 비디오를 봐왔으니 자정이 넘어 텔레비전 정규방송이 끝나면 남편은 왠지 허전하고 불안해 비디오테이프를 들어댄다. 남편은 동네 비디오 가게 5곳과 거래를 트고 있고 레이저디스크 대여점에도 단골로 들락거린다. 감독 고르고 배우 찾고 각본과 스태프의 등급까지 따져가며 이곳저곳 가게에서 골라온 비디오테이프. 그러나 욕심은 많아서 한꺼번에 5.6개씩 빌려와 새벽까지 본다고 설쳐대지만 1개도 채 못보고 쿨쿨 잠들어버리고 만다. 심야에 혼자 돌아가는 테이프는 누가 꺼주나, 할 수 없이 내가 꺼야하기 때문에 여간 짜증스럽지 않다. 더욱 고통스러운 것은 늘 비디오와 레이저디스크 가게에서 한꺼번에 걸려오는 반환독촉 전화를 받는 일이다. 남편이야 회사에 나가면 그만, 애꿎게도 그 원성을 내가 뒤집어써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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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극장이 줄고 있다. 1980년 4월 15일(매경-7)


전국 극장연합회, 해마다 극장관람객 감소. 1978년 7천2백99만5천명 - > 79년 6천5백51만8천명. 지난 1년 사이. 무려 10%인 7백47만 7천명이나 줄어들음.

극장의 경우는 특별한 사유없이 3개월이상 장기휴관 시. 자동적으로 폐관 조치.

이런 극장 참소추세에 대해 전국극장연합회 측. 재개봉관에서 상영할 영화가 부족. 당시. 연간 60~100편에다 20편 정도의 외화로. 전국 460개의 극장이 연중무휴로 상영.

흥행에 성공한 일부 영화들은 개봉관에서 장기상영. 재개봉관 이하의 극장들은 작품이 없어 이미 재개봉관에서 한번 상영했던 영화들을 돌려가며 상영.

국민소득의 향상으로 영화관객의 개봉관 집중현상이 70년대 후반부터 두드러짐. 78년 한 해동안 재개봉관 이하 극장수가 70여개나 감소.

재개봉관 이하 극장들의 관객감소현상 이유 중의 하나로 낙후된 시설 탓.


2. 대학생은 외화를 좋아한다. 1980년 5월 10일(매경-8)


영화진흥공사 주최, 서울시내 10개 대학. 680명(남 130명,여 500명) 대상 조사.

96.2%가 외화 선호. 영화 자주 보지 않는 가장 큰 이유- 볼만한 영화가 없다 53.4%

81.9%가 현재의 한국영화는 낙후되었다. 62.2%가 재미없다. 관객의 수준보다 뒤진다 68.1% 영화관의 조명과 음향, 위생시설 등이 우선 시 (48.8%)


3. 영화는 좋아해도 극장 싫어 안 본다 팬 잃어가는 영화관 1981년 6월 23일 (동아-12)


우리나라 극장은 이른바 엉터리 '날탕영화'상영으로 관객 잃음

좌석만 많고 시설은 형편없는 모습으로 80년대에도 서 있다.

시끄럽고 지저분한 분위기. 작고 딱딱한 의자에서 견뎌내야 하는 수고.

소극장. 교통 편리. 위치 근접성 강조.

한 작품의 '동시상영'문화의 정립 미비.


4. 시민정신. 고속사회를 사는 오늘의 좌표 1982년 2월 15일(동아-12)


휴게실과 복도는 담배 연기와 휴지 부스러기 등으로 무질서.

구내매점 음식쓰레기 지저분. 휴게실 소파의 시트는 군데군데 찢겨짐.

껌씹는 소리. 뉴스 10분. 문화영화 20분 애국가 3분 예고편 5분. 40분가량 진행.

뉴스의 시의성 없음. 일주일 전에 방영된 tv 화면 확대한 것 틀어줌.

시끄러운 음식 섭취 소리. 압사 사고의 위험. 씹던 껌을 의자에 붙임. 옷을 망치는 사내들. 극장안내원에게 항의. 카펫을 깐 극장 도로 철수. 구내매점에서 껌을 팔지 않기로 함.  

5. 한국영화는 '재미없어 안 본다' 좋아하는 관객은 6%에 불과 1983년 11월 16일  (경향- 12) 

서울시극장협회 조사. 서울시내 7개대학과 개봉관 관객 상대.  

영화관객 20대 75.34% 대학생이 83.52% 압도적. 1년 1편 관람 31.61% 3편 21.24%  

외국영화관객 91.92% 한국영화관객 6.22%  

외화 재미있다 43.95% 한국영화 재미없다 34.18% 

비디오 시청 '때때로본다' 55.3 즐겨본다 11.50 다방에서 시청 26.84% 

텔레비전영화 55.96 즐겨본다 안 본다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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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직접 방송을 보지는 못했는데, 모 방송에서 지방선거 예측결과를 보도했나 봅니다. 당연히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했을테지요. 한나라당이 생각보다 압도적인 차이로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내용이라고 들었는데, 이 결과에 대해 제가  잘 가는 커뮤니티 몇몇을 돌아보니 많이 분개하시는 분들을 발견했습니다. "국민들이여, 아직도 정신 못 차렸습니까. 얼마나 더 당해야 정신을 차릴 겁니까"류의 말들. 하지만, 이런 분개를 넘어 좀 깊은 생각을 가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뭐, 여론조사 저것 믿을 것 못되요. 나 이런 류 전화오면 확 끊어버리는 데 뭘, 이런 조사 어떻게 믿어 등의 그 과정에 대한 오류를 지적하는 것을 넘는 어떤 해석 과정을 넘어선 무엇 말이죠. 

여론조사가 주는 섹시함은 바로 그 숫자가 주는 불끈불끈한 매력적인 '능력 재현 기술'일 것입니다. 특히 '누가 되어야 한다'같은 당선의 입장에서 볼 때, 숫자는 대상이 되는 사람들의 매력을 한 번 더 신봉하게 되는, 혹은 조명하게 되는 기능을 가집니다. 어쩌면 이런 기능은 수행적일 수 있습니다. 즉, 원래 이 사람의 힘이 대단해서 그 숫자의 힘은 당연하다는 논리가 되는 차원도 있겠지만, 반면에, 그런 숫자의 힘을 신봉함으로써, 그 숫자가 그 사람의 힘을 '만들어주는' 역할도 무시 못하는 것이겠지요. 이것은 아마, '미디어 이벤트' 성격이 강하고, 갈수록 '이미지 정치'가 강조되는 현대 정치 세계에서, 더욱 더 강조될 것 같습니다. 

이런 여론조사가 갖는 수행성의 신화를 물리치기 위해서 저는 문화연구자 이엔 앙과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언급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두 사람을 끄집어내는 이유는 둘 다 '숫자놀이의 신화'를 학술적으로 타파해보려고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현대 문화연구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학자인 이엔 앙은 <Living room wars>라는 유명한 아티클에서 '시청률 조사의 폭력'을 주장합니다. 즉, 갈수록 시장 논리의 개입이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사람들의 행위를 '시청률'이라는 명목으로 '감시'하는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죠. 이는 '시청률 조사 기기'의 발달에 힘입은 것이라고 그녀는 말합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이런 시청률 조사가 사람들의 시청 행위 구석구석을 분류화,명목화 시키면서, 시민들을 또 다른 '판옵티콘'안에 집어넣었다고 말합니다. 그녀의 주장엔 이런 논지가 숨어 있지요. 숫자의 힘을 의심하자. 그 숫자 안에 있는 자본주의의 간섭을 인식하자. 시장중심주의의 영향 안에서, 우리가 미디어를 소비하는 모습을 그렇게 분류해버리는 게, 과연 정당한가.   

 

또 하나의 장면. 이 장면은 피에르 부르디외가 <사회학의 문제들>이란 책에서 언급한 것입니다. 부르디외는 여론조사라는 것은 결국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사람의 도덕적 의지가 설문조사 항에 숨어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결국 그런 도덕적 의지가 일종의 '객관적으로 보이는 것 같은 '문항에 교묘하게 숨겨지면서, 그런 도덕적 의지를 정치적 응답으로 바꿔 낸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저는 우리들이 역사적으로 미디어에 관련된 유해도 조사를 면밀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유해도 조사의 신화 파괴는 생각보다 쉬운 게. 바로 부르디외가 언급한 그 대목이 고스란히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즉, 이건 우리네 일상에서 쉽게 하는 질문 놀이의 논리와 비슷합니다. "내가 질문 낼 께. 하나 맞춰 봐"라고 시작하는. 만약 그 질문이 어떤 수치를 물어보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가치를 판단하는 문제라면, 질문을 내는 사람은 이미 답을 내려놓고 그 답을 응답자에게 유도하는 과정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이 미디어를 평소에 얼마나 자주 보시나요? 이 미디어는 우리나라에 나쁜 환경을 초래할까요?"라는 질문이 나오면, 거기서 우리는 어떤 응답을 하게 될까요? 지극히 상식적인 질문으로 포장된 이 '도덕적 문항'은 부르디외의 지적처럼, 현실 세계의 이데올로기를 지탱하는 데 이용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두 학자의 견해를 통해, 우리는 여론조사가 갖는 숫자의 이면, 그 존재에 대해 사유할 수 있을 듯합니다. (사실 이 부분도 다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선거의 경우, '정치공학'이라는 표현이 부쩍 늘어났고, 선거 전략에 대한 이런저런 과학적 분석이 나타나면서, 더 복잡한 부분들이 있는 것은 인정합니다. 다만, 이런 '여론조사의 이데올로기' 안에서, 가끔 우리는 '만들어진 결과'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숫자를 곧이 곧대로 믿으라고 하는 그 '신봉의 강요'가 노리는 결과는, 현실에 대한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이 더욱 더 '열정적으로' 냉소주의를 가지기를 요구하는 것이라 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시대는 보다 '열정적인 냉소'를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치의 맛을 끊지 못한 채, 이런저런 불합리한 정치적 관행의 덫에 빠져 나오길 싫어하는 정치인들은 이 '열정적인 냉소'를 가진 사람들을 좋아할 것입니다. '열정적인 냉소'. 우리는 이 뜨거움과 차가움이 섞이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 지 잘 압니다. '미지근함'이지요. 내가 참여해도 결국 그 놈들이 될 텐데라는 그 미지근함 말이죠.  

'열정적인 냉소'를 무찌르기 위해선, 여론조사가 가진 '수행성'의 힘을 의심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도 바쁜 생활을 살아가는 우리가 해봄직한 일상 속 정치 행위가 아닌가 싶습니다. 때론, 그 숫자의 힘을 가지고 이런저런 조합으로 '정치 컨설턴트'를 자처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숫자의 힘에 너무 큰 분개와 너무 큰 실망감, 너무 큰 환호를 보내는 사람들. 그 사람들의 연못에서 나오기. 일단 '저지르고 보기'라는 정치적 유희를 의심하기.   

이 의심이 지향하는 미래는, 이엔 앙이 말했던 '불확실성'입니다. 오히려 그 숫자가 주는 분명함에 대해 우리가 추구할 수 있는 적극적, 능동적 정치적 의지는 지금의 그 당연함을 전환시킬, 우리들의 소중한 정치적 의사 표시.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필사적인 '도전 의식'이 아닌가 싶어요. 여기서 제가 소망하는 '불확실성'은 우리의 의지를 꺾는 이 현실을 평하는 부정적 언어의 시장으로 진입하는 도구가 아니라, 가장 뜨거운 정치적 열정의 복권을 말합니다.

하나,하나 해 가면 됩니다.  

이번 선거는 꼭 투표합시다! (결국 이  잡글의 한 줄 요약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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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07 1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얼그레이효과 2010-05-08 03:37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작년에 이어,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 콘서트를 하는군요. 

역시 작년에 이어, 성공회대학교 운동장이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제 '모교'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서울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대학교이지만, 

세상을 품는 마음은 가장 큰 학교가 아닌가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이들 가주시길.   

일시 : 2010년 5월 8일 토요일, 저녁 7시  

장소 : 성공회대학교 운동장

성공회대학교 가는 길은? 

온수역(지하철 1호선,7호선)에 내리시면 됩니다. (아마도 그날 준비하시는 분들이 노란 풍선으로 길 안내를 해주시지 않을까 예상하여 이 정도로 소개합니다.) 

딴나라당아, 괜히 겁먹고 '갱찰'이나 깔지 말아라, 이 눔들.

덧붙임) 작년 경험으론, 학교 운동장이 작아서 돌아가신 분들도 꽤 있는 걸로 압니다. 좀 편하게 보시려면 서두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작년에 분노의 두성을 작렬했던 안치환 씨, 올해도 하시려나.-_-; (작년에 자기 노래 가사를 까먹어, 부르다가 그냥 들어가셨던 전인권 씨는 결국  이번엔 안 하시는군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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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신촌에서 주로 활동하다보니, 나와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을 볼 때가 많습니다. 공부하다보니, 그렇게 좋아하던 패션잡지 읽는 취미도 사라지고, 남은 건 남들 패션 흉보는 '악취미'만 남았지요. 물론 저는 면 티에, 청바지, 남방 하나만 걸치고 사는 구린 놈이라, 이런 악취미는 얼른 청산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제 분수에 맞지 않는 인상 비평을 하나 해보고 싶네요. 바로 지하철 안에서나 학교 갈 때나 보면 정말 같은 남자로서 남자들이 하지 말았으면 하는 패션이 바로 이 포켓치프 꽂는 것인데요. 

개인적으로 하는 거야 자기 마음이겠지만, 빅뱅 탑 스니커즈에, 빼빼 마른 친구가 스키니 진 입고, 치렁치렁 긴 머리에, 포켓치프 한 모습을 한 번 두 번 본 게 아닌데, 욕하기보다는 왜 이렇게 가슴이 시려오는 지 모르겠습니다. 

지하철에서 껌 짝짝 씹으면서, 휴대폰 전화로 욕지거리 날려가면서, 포켓치프 단 정장을 입은 친구들이 제 눈에 자주 밟히는 것 봐서, 이 포켓치프가 사람 여럿 망치지 않길 부디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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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롱 2010-05-06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앗.. 그것은, 그것은... 직접 그들이 꽂은것이 아니라 아마 포케치프 이미 달려있는 자켓이 대부분일 터입니다!! 저도 뭐 남자는 아니지만은, 그런 자켓 한 두 벌 있는데-_-;; 허허

얼그레이효과 2010-05-06 06:42   좋아요 0 | URL
오호 그런 원리였군요.~

L.SHIN 2010-05-06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말쑥한 한 벌 정장에 고상하게 꽂혀 있어야 할 포켓치프가...그렇게 경망스럽게 달려있는 건..
저도 싫군요...-_- 아니,사실은 애시당초 그 자리는 얇은 손수건을 넣어야 할 곳인데...우째 그렇게 변색..;;

얼그레이효과 2010-05-06 18:54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러게 말입니다.

이잘코군 2010-05-06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켓치프가 먼가요. -_- 저 위에 하얀 걸 포켓치프라고 하나요? 양복은 사놓고 썩고 있구나. 세미 정장 차림은 좋아해요.

얼그레이효과 2010-05-06 18:55   좋아요 0 | URL
네 아프락사스님 맞습니다. 예전에 무릎팍도사에 추성훈 씨가 하고 나와서, 유행이 불었지요. 요즘 거리에 너무 언밸런스하게 저 포켓치프를 한 남자들이 많아, 제가 주제넘게 지적질 좀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