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과 기도 고맙습니다. 저는 5월 17일을 시작으로 제가 다니고 있는 대학원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 싸우고 있는 중입니다. 사실 싸우다는 표현은 제게 과분한 것입니다. 저는 역사가 보여준 투사가 될 여력도 능력도 없습니다. 대화와 소통을 통해 지성인들이 깨어있길 원합니다.
제가 요구하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논문자격시험이라고 불리는, 종합시험. 이 시험의 비용이 6만원입니다. 한 분야당 2만원씩인데요. 제가 며칠 동안 서울의 주요 사립대학원을 조사한 결과, 학과마다 사정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거의 이 비용을 안 내고 시험을 보고 있었습니다.
또, 논문을 쓰기 위해 부득이하게 정식 학기를 초과한 경우, 원생들이 등록을 해야 하는데요. 이 비용도 상대적으로 엄청난 고비용을 학생들에게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물어본 타 대학원 원우들이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해줄 정도였으니까요.
학교 측에서는 제가 소속된 대학원 분류 체계가 전문대학원이라 그렇다고 하지만, 제가 학칙을 보니, 이 종합시험의 비용 납부에 관한 내규 조차도 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니는 이 전문대학원은 사람들의 외부 인식과 달리, 풀 타임으로 다니는 원생들이 많습니다. 직장을 다니며 수업을 듣는 곳이 전문대학원이라는 그 이미지가 주로 있지만, 예외적 상황이 제가 다니는 곳에 발생하고 있지요.) 그동안 원생들은 이 사실조차 공부한다고 제대로 찾지도 않고, 그냥 내고 다녔는데, 분노하신 분도 계시고, 물론 그냥 학교에서 내라고 하면 내는거지 라고 반응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하지만, 종합시험비용을 거두는 과정에서, 교직원들의 갈팡질팡하는 모습들이 드러나(이 상황에 대한 익명의 제보자들의 고마운 증언으로 인하여), 지금은 제가 보기에 속된 말로 '빼도 박도'못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더 많은 부조리들이 있으나 그 내용량을 보면, 이 페이퍼 스크롤 바가 너무나 길 정도로, 대학원 사회는 전반적으로 썩어 있었습니다. 힘을 빌리기 위해 연락한 총학생회는, "아니, 학교가 내라고 하는데, 학생이 어쩔 수 없지요"라며 제 행동을 이상하게 인식하는 발언을 하더군요. 학생이 학생의 처지를 모르는 현실입니다. (그것도 총학생회가 그러니 더 암울하지요)
저는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리하여 서울대학교 대학원 등 국립대학원 및 주요 사립대학원의 총학생회 간부 및 지인, 원우들과 접촉하여, 제가 다니는 이 곳이 얼마나 부당하게 학생들에게 납부 비용을 청구하고 있는지 글을 올리는 과정입니다.
교수들은 정작 힘들게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원우들의 사정에 관심이 없습니다. 다른 대학원을 포함해 제가 조사를 하러 연락을 취했을 때, 일부 교직원들은 학생이 왜 이런 걸 물어보냐고 오히려 저에게 화를 냈습니다.
저는, 이럴수록 신이 나고 힘이 나더군요.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끝까지 가자는 마음이 솟구칩니다.
고맙습니다.
관심가져주시는 것만으로도 제겐 큰 힘이 됩니다.
- 얼그레이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