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라서 가능한 우연의 순간들.

그 순간들의 마법적인 표현

이란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을 듯.


우연에서 우연으로 넘어가는 방식이 너무 매끄러워서

'이건 좀 어거지 아닌가' 하는 의심조차 들지 않았고

그 순간의 화면전환도 기가 막혔다.


무엇보다 색감과 화면이, 소품들 하나하나까지 

아기자기하고 예뻤다.


어디선가 감독이 영화에서 구현하고 싶은 모든 걸 쏟아부은 듯한 영화 라는 평을 들은 적이 있는데

(아마도 필름클럽에서인 듯)

왜 그런 평이 나왔는지 알 듯한 마음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마음에 들어차는 영화를 만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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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포함..일 수도 있음










1. 보고 싶은 마음 반. 뭔가 안 내키는 마음 반 이 혼재하여 왓챠에 이 영화가 올라온 지 꽤 되었음에도 이제야 보게 되었다. 보고난 후의 느낌은 역시 좋은 거 반. 근데 좀... 이라는 느낌 반...


2. 근데 좀 이라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아무래도 극중 리지와 아버지의 이해관계가 잘 보이지 않았다는 것.
물론 외출하려는 리지를 못 가게 막는다거나
딸들을 무시한 채 집안의 재산을 삼촌에게 맡기려 한다던가 하는 내용을 넣음으로써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남성에 대한 암시를 깔고자 했던 것 같긴 하다만 문제는 리지가 아버지를 혐오하는 이유가 서로 충돌한다는 데에 있다.
힘없는 소작농들을 착취하여 재산을 불린 부친에 대한 혐오인지 아니면 그렇게 돈을 모으고도 돈이 허투루 쓰일까봐 벌벌 떠는 모양새에 대한 혐오인지
자기를 통제하려 드는 부친에 대한 혐오인지
아니면 자기 딸보다 어린 하녀에게 껄떡대는 모양새에 대한 혐오인지


3. 영화 전반에 뿌려진 떡밥은 가부장적인 부친에 대한 혐오와 어린 여자에게 껄떡대는 모양새에 대한 혐오가 만나서 폭발하는 걸 의도한 듯 싶지만...
....글쎄... 그렇다면 협박편지와 소작농 얘기는 필요가 없었던 게 아닐까
물론 삼촌과의 갈등을 만들 필요야 있었겠지만
가부장적인 부친이 딸보다 남자인 삼촌을 믿는다 정도만 해도 됐을 거 같은데...


4. 무엇보다 가부장제에 억눌려 통제당한 여성의 모습에 대한 표현이 그리 썩 와 닿진 않았던 듯.
이는 초반에 혼자서 극장가려는 리지를 못 가게 하다가 리지가 노려보니 그럼 자정까진 오라며 물러선 장면 때문인 듯 싶다.


5.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영화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아무래도 이렇게 극적이고 해결되지 않은 사건일 수록 누구의 편에서 누구의 시점을 따라가야 할 자를 잃기 쉬운 듯 하다. 이 영화의 경우는 ‘왜‘ 를 만들려고 했던 것 같긴 한데 그것이 그리 명확하진 못 했던 듯


6. 브리짓이 온 이후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면 어땠을까 싶다. 그 이전의 부녀간의 갈등은 좀 덜어내고 자신과 친밀한 여자에게 껄떡대는 아버지를 보고 있자니 그간의 분노가 터져서....


7. 근데 그렇게 되면 그냥 치정이 되어버리겠구나;;;


8. 영화보단 책으로 보고 싶단 생각을 했다. 그리고 리지와 브리짓이 점점 서로에게 빠져가는 과정이 좀 미약한 듯...


9. 근데 이상하게 보고 있으니 ‘아가씨‘ 가 보고 싶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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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관여하지도, 훈계하지도 않고 그저 바라보는 방식에 대하여.

   어떤 식으로든 대상에 대한 사적인 시각(혹은 판단)이 들어가게 되면

   결국 그 대상을 '이끌어야 할' 누군가(혹은 무언가) 로 보게 되는 게 아닐까


2. 보여줘야 할 것, 구태여 보여주지 않아도 될 것.  

   설명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 구태여 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

   그 지점들을 매우 탁월한 솜씨로 가지고(...) 놀고 있다는 느낌


3. 아. 아이들을 어쩜 저리 잘 담아냈는지.


4. 영화의 아름다움(내용과 별개로)도 아름다움이지만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사람으로서 취해야 하는 태도를 더 많이 보여주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소외계층의 이야기를 담을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함부로 판단하지 말 것. 정의하지 말 것. 

   알면서도 수시로 잊어버리게 되는 지켜야 하는 거리에 대해서.


5. 아름답기도 아름답고 배울 게 많은 영화다 싶으면서도 

   영화 자체가 담아내고 있는 현실 때문에 감상이 용이한 작품은 아니지 싶다.

   특히 점점 티나지 않게 더 안 좋아지기만 하는 현실을 보고 있자면 말이지.


6. .....어휴............. 


7. 예쁜데, 보기 힘든 영화. 라고 하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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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들었음. 이 말을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잘 만들었음. 

물론 아쉬운 점도 있고 왜 굳이? 싶은 것도 있긴 하지만

미쓰 백 같은 캐릭터(불우한 가정환경. 주류에서 엇나가는. 교육의 기회가 없었던 듯한)가 등장하는 영화에서 

이야기를 이런 식으로 풀어낸 게 몇이나 될까 싶은 면에서 

덮어놓고 잘 만들었다 박수쳐주고 싶은 기분이다.

일단 뒷골목에서 굴러먹긴 하지만(가끔 때리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만은 진실인 깡패랑 안 엮이잖아.

물론 경찰 애인은 있긴 하지만.




1. 좋다고 생각된 점

       - 미쓰백의 과거가 생각보다 많이 거론되지 않았다는 것.

         영화정보만 검색해봐도 바로 알 수 있는 건 

         미쓰백 역시 지은처럼 가정폭력의 피해자 라는 것.

         헌데 영화를 보다 보면 그것 말고도 여러 과거가 슬쩍슬쩍 거론되곤 한다.

         아마 이 영화의 중심이 '미쓰백과 지은의 유대' 가 아닌

         '미쓰백의 한스러운 과거' 였다면 

         미쓰백의 과거의 출발점은 어머니가 아닌 다른 누군가 되지 않았을까.

         이를 생각해보면 지은과의 유대를 중심에 두기 위해 

         미쓰백의 서사 노출을 조절한 게 아닐까 싶다.

         개인의 서사가 중요하긴 하지만 

         중심에서 엇나가는 서사는 사실 굳이 거론할 필요가 없을 테니까.



2. 아쉬운 점

      - 가장 아쉬운 건 아무래도 '경찰 애인' 의 존재.

         험한 인생을 살던 사내가 자신과 같은 여자아이를 만나 구원한다 

         라는 서사를 떠올리면

         그 사내에게 경찰 애인은 굳이 필요없을 거라 생각된다. 

         뭐 자기가 알아서 다 때려부수면 될 테니까.  

         그런데 미쓰백 에게는 경찰이며 남자인 애인이 필요하다. 

         그 점이 아쉬우면서도 납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저 사람이 아니었다면 많은 상황들이 더 복잡해지고 

         미쓰백과 지은에게 안 좋아졌을 거란 생각에.

         여자 경찰이면 어땠을까? 그럼 또 그 여자 경찰의 서사가 필요했겠지.

         알고보니 가정 폭력으로 인한 사건의 피해자로 어쩌고 저쩌고

         

         왜 미쓰백 혼자 해결할 수 없게 생겨먹었을까 싶다가도

         현 제도, 인식이 그 모양이지 싶어 

         결국 납득할 수 밖에 없는 그 지점이 많이 아쉬웠다.



3. 결말

      - 결말에서 미쓰백이 차지하는 부분이 많이 없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스포일러가 될까 싶은 마음에 뚜렷하게 말하진 않겠지만

         대부분의 구원 서사가 그러하듯 미쓰백은 구해주고 지나간다.

         다른 게 있다면 다시 만나러 온다 정도?

         상황이 달라질만한 지점이 생겨 

         언젠간 둘이 함께 할 수 있다는 상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준 거 같아

         상당히 마음에 드는 결말이었음.



4. 주의할 점

      - 스스로의 가정환경이 평화롭지 못  했다 여기시는 분들은 

        보는데 많이 힘들 듯 싶다.

        간접경험은 있을 지언정 

        실제로 폭력을 당한 적은 없는 나조차도 감정과 기억이 날뛰어서

        진짜 러닝타임 짧은 게 다행이다 싶을 정도였는데

        접점이 있는 분들은 더 많이 괴로울 듯.

        그리고 돌아오는 내내 이 생각이 떠나지 않았음.


        '왜 니들이 처 낳아놓고서 애 탓을 하는 건데'

        

         제발 본인 인생의 이유와 의미를 자녀에게 걸지 말았으면 싶다.

        그것이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간에 자꾸 자녀 끌어들이지 마시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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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 - 스포일러와 취향을 타는 장르 언급*



























1. 먼저 이 영화는 미국에서 2004년 개봉된 영화임을 상기해야 할 것 같다.

    해서 나와 비슷한 또래거나

    혹은 90년대 후반의 문화컨텐츠를 많이 접했던 사람이라면

    당시에는 감각적이었을,

    허나 지금은 낡은 것이 되어버린 스타일에 닭살이 돋을지도 모르겠음.



2. 가장 의문인 것은

   아니 의문의 수준이 아니라 이해가 가지 않는  건 닐의 캐릭터 자체였다.

    음지에서 시작되어 이제는 하나의 장르가 되어버린

    BL 장르의 효시라 일컬어지는 작품들이 있다.

    타케미야 케이코의 '바람과 나무의 시' 와

    하기오 모토의 '잔혹한 신이 지배한다' 

    바람과 나무의 시 가 세대를 걸쳐

   폭행과 억압의 기억이 어떻게 전이되어가는가 를 보여줬다면

   잔혹한 신이 지배한다 쪽은

   폭력이란 것이 사람을 어디까지 망가뜨릴 수 있나 를 보여줬다 생각한다.

   사실 잘 모르겠다. 바람과 나무의 시는 끝까지 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쨌든 두 만화에는 공통점이 있다.

   성적 폭행을 당한 사람은 문란해진다 라는 일련의 수식.

   마치 미스테리어스 스킨에서처럼.

   그리고 난 그 자체가 의문인 거다.

   그것이 시대를 넘어 폭력의 피해자에게 갖게 되는 일반적인 사고인지

   아니면 저 만화들과 미스테리어스 스킨이 제작될 당시의 사고가 그랬던 건지  

   그러고보니 헤드윅에서도 그러한 수식이 등장하지 않던가?

   어린 시절 그런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그가 트랜스젠더가 되었다.

   뭐 그런 식으로. 이 지점이 기분 나쁘다는 거다.



3. '무엇이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 라고 꼭 부연설명이 필요할 정도로

    성소수자나 트랜스젠더나

    혹은 개방적인? 분방한?(이 표현이 맞나?) 사람들이 이상한 건가

    라는 생각이 일차적이고

    이차적으로 든 생각은

    '피해자를 묘사할 방법이 고작 저것밖에 없단 말인가' 하는 것이었다.

    문화컨텐츠에서 피해자를 그려내는 방식을 알고 싶거든

    미스테리어스 스킨을 보면 될 것 같다.

    방황하거나(문란해지거나) 혹은 세상에 동떨어진 외톨이처럼 되거나

    단순히 '미스테리어스 스킨' 만 봤다면 옛 영화니까 그러려니 했겠는데

    불행히도 살아오는 동안 접해온 컨텐츠들 속의 겹치는 캐릭터들 때문에

    순식간에 열이 확 올랐네.



4. 물론 나 역시도 폭력의 피해자를 주인공으로 만화를 그린 적이 있다.

    (단순취미용 만화임.

     네이버 블로그에 올라와있지만 따로 주소는 올리지 않을 생각)

 

    그리고 그 만화는 지금까지 내가 가장 많이 후회하고 있는 만화이다.

    (물론 대부분의 만화가 흑역사지만)


    왜 난 마지막을 그렇게 끝냈나.

    왜 난 피해자의 모습을 그렇게 그렸나

    왜 거기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은 각각 그렇게 설정되었나.

    왜 그 따 위 로 그 렸 을 까


   폭력. 폭력의 피해자의 모습. 가해자의 모습. 주변의 상황 등등

   결국 나 역시도 선입견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따위로 그린 걸 보고.

   


5. 미스테리어스 스킨은 2004년 작이다.

   14년 전 영화임을 감안하면 꽤 훌륭하게 심리를 짚어낸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저런 수식은 통하지 않게 된 게 아닐까.

   그러니 더 열심히 사고할 필요가 있다.

   먹히지 않는 수식을 남발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6. 사실 진정 화가 난 포인트는 따로 있다.

   결국 브라이언에게 일어난 일은 닐에게도 책임이 있을 수 있는데

   그가 브라이언에게 보인 행동은 내가 봤을 때 너무 뻔뻔한 것이었다.

   캐릭터를 그려낸 모습에도 열이 받은 건 사실이지만

  그것보다 이 지점에서 열이 확 올랐다.

   "...저 ㅅㄲ 끝까지 사과 안 하네?"


  ...물론 후에 나레이션으로 나오기야 했다만...

  ...야 과거 썰 풀기 전에 먼저 사과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니냐



7. 그리고 끔찍했던 사건 얘기 하면서 왜 브라이언이 닐에게 기대는데?

    걔한테는 닐 역시 가해자일 수 있다니까?

    대체 뭔 해석을 갖다붙이면 저런 행동이 나오는 건데!!



8. 아무래도 이 영화는 브라이언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그 지점이 궁금했던 건데

   영화 포커스가 내내 닐에게 맞춰져 있는 데다

   과연 닐이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이 무언지

   혼란을 겪고 있는지 어떤지에 대한 묘사도 불명확한 듯 싶다.



9. 그냥 이래저래 다 열받았다. 나랑 안 맞는 영화였던 듯.

   무엇보다 난 브라이언 얘기가 궁금했던 건데 닐이 너무 많이 나왔음.

   솔직히 난 조토끼군이 브라이언 역할일 줄 알았는데 닐로 나와서 놀랐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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