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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인사이드 아웃
피트 닥터 감독, 에이미 포엘러 외 목소리 / 월트디즈니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1. 많은 부분에서 예상과 달랐다. 일단 이 말부터 하고 시작해야 할 듯 싶다.

 

2. 영화를 보기 전 내가 갖고 있던 최소한의 정보 '감정과 기억에 대한 이야기' 라는 것과

   어른들 역시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이라는 것.

   이 두 가지 정보의 콜라보레이션으로 꽤나 우울한 애니를 상상하고 있었더랬다.

 

3. 일단 예상과 다른 첫 번째 부분.

   감정과 기억에 관한 이야기 로 시작하여

   감정과 기억의 이름을 가진 캐릭터의 모험 이야기로 되었다는 것.

   이 부분이 내내 신경쓰였다.

   결국 기쁨이니 슬픔이니 하는 이름과 캐릭터를 배제하면 뭐가 다른 걸까 하는 의문.

 

4. 예상과 다른 두 번째 부분.

   예상과 달랐다기보다는 앞뒤가 안 맞는다 생각했던 부분인데

   "왜 기쁨이 주축이 되어야 하는가" + "왜 슬픔이만 만지면 다 파래지는가" 

   + "슬픔도 하나의 감정이니까 슬픈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줘" 라고 말하는 건 알겠는데

   캐릭터가 하는 짓을 보면 민폐에 지나지 않는다.

   기쁨과 슬픔. 두 대립항을 너무 간단하게 취급해버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

 

5. 아무리 생각해봐도 '결국 기쁨이란 이름을 가진 주인공의 모험이야기' 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은 느낌.

   그래서 적잖이 실망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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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공주 - 아웃케이스 없음
이수진 감독, 정인선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일단 잊어버릴 것 같아 영화 자체.

 

즉 사건의 충격을 어떻게 중화시켜가며 작품으로 만들어냈는가 만 얘기해보자면

 

그 방식이 퍽이나 적절했다 고 생각한다.

 

사건은 이미 아는 대로 영화보다 몇 배는 더 충격적인 실화이다.

 

이것을 영화로 만들어내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그리고 그 만드는 과정에서 짐작이 되는 바는

 

과연 그것을 어느 정도까지 드러내고 감출 것이냐 하는 것.

 

이것은 폭력적인 장면에 충격을 받을 관객들을 위한 배려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건을 액면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도리어 사건이 더이상 사건이 아닌 가십으로 전락해버리기 쉬운 풍토의 나라에서

 

사건을 고발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한 공주' 의 수위 조절은 꽤 효율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처음 시작부터 끝까지 몇몇 보기 힘든 장면을 제외하고는 몰입도도 높은 편이었고.

 

허나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더 이상 말하기는 힘들다.

 

 

 

이것은 영화랑은 다른 이야기.

 

이런 류의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심심치않게 들려오는 말이 있다.

 

'네 년이 우리 아들한테 꼬리쳐서...'

 

비단 사건에서만 들려오는 말이 아니다.

 

아침 드라마, 주말 드라마, 일일 드라마 할 것 없이

평범한 여성을 쫓아다니는 재벌집 남성이 등장하는 드라마라면

 

몇 번이고 되풀이되는 단골 대사이다.

 

예전부터 늘 궁금했던 것은 왜 저딴 대사는 늘 '어머니' 라는 치들의 입에서 나오는가 하는 점.

 

여러 가지 이유로 드라마를 못 보기도 하지만 저렇게 무의식 중에 깔려있는

 

'내 아들, 내 자식은 잘못한 게 없다' 는 그릇된 부모를 볼 때마다 열이 뻗쳐서 볼 수가 없다.

 

그 말 그대로라면 여자는 평생 몸매를 드러내는 차림은 하면 안 되고

요사스럽게 화장 따위도 하면 안 되며

'그들의 자식' 처럼 덜떨어진 남자놈들이

말 한 마디를 유혹이라 생각하는 것조차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남자하고도 말을 섞으면 안 된다.

 

'여자가 꼬리쳐서' 라는 말이 어머니라는 치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것조차 피하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여자로 태어나' 꾸미지도 않고 다니면

또 백이면 백 듣게 되는 말이 '무슨 여자가' 라는 거다.

 

왜 여자에게만 이런 이중 잣대가 주어지는 건지.

누군가와 가깝게 지내다 사고를 당하면 '네 년이 꼬리쳐서' 가 되어버리고

그것을 방지코자 꽁꽁 감싸고 다니면 '여자답지 못 하다' 는 이유로 퇴출되고.

 

 

 

금방은 고쳐지지 않을, 막되먹은 말이자 시선이다.

 

'네 년이 우리 아들한테 꼬리쳐서' 이 대사를 제외하고서라도, 그리고 드라마만 보더라도

 

여성에게 향하는 무의식적인 폭언과 무배려가 얼마나 많은지.

 

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통감하게 되는 건 우리나라는 정말 여자가 살기 지랄같은 나라 라는 것.

 

돈 없는 사람도 살기 지랄 같은데

그 중에서 돈 없고 빽 없는 여자가 살기는 정말 개지랄스러운 나라다.

 

 

 

p.s. 밀양 한공주 사건 관련 글

       http://blog.aladin.co.kr/757983176/7288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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