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비자림 > 알라딘 폐인 재교육을 받았어요!

 

 

 

 

그저께 난데없이 메피스토님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9월 11일 '알라딘 폐인 재교육'이 있다고 하니 신청하시압"

나는 전호인님이 출장 가서 사실 가기 싫었지만 메피스토님의 제안을 거절하면 그의 초능력에 맞아 무슨 불상사(?)가 생길 것 같아  하는 수 없이 문자를 날렸다 "오우케이"

그러고 나서 전호인님께 문자를 날렸다. "강의에 대한 강의하느라 바쁘겠지만 내일 저랑 같이 갑세다. 연수 받으러"

"흠 나는 아닐텐데? 요새 좀 리뷰를 쓰고 있으니끼니,고럼. 잘 확인해보시라우요"

확인 결과 전호인님의 말이 사실이어서 나는 약간 허탈했다. 역쉬 알라딘은 리뷰를 써야 살아남는데.. 난 왜 이렇게 리뷰를 안 쓰는 불량폐인이 되어 연수를 다시 받아야  하나..

바쁜 와중에도 씩씩하게 리뷰를 올리는 씩씩하니님은 지난 주 '바른 알라딘상'까지 받았다며 금요일날 한 턱 쏘겠단다.

메뉴를 나한테 고르라고 했는데 전어구이 먹자고 할까? 청주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통기타를 들고 와서 연주도 해 준다고 해서 벌써부터 설레인다. 지난 번에 나처럼 '호호호'를 연발하는 세실님에게 내가 "'우리 호호호 자매니까 저도 닉네임 하나 만들까용 호호호 님이 세실이니 이제부터 저를 비실이라고 불러 주세용" 했더니 세실님은 좋다고 하시며 "호호호"를 연발하였는데 세실님도 온다니 사과소주도 먹어 볼까나?

거의 왕따가 된 기분으로 물만두님 서재에 갔더니 만두님은 한 손에는 보석함, 한 손에는 자료집을 들고 서 있었다. 보석함을 받은 이후로 만두님의 새로 생긴 버릇이라나 어쨌다나

그런데 무슨 일인지 서재가 웅성거리는 사람들로 붐볐다. 새내기 연수, 알라딘 폐인 연수, 알라딘 폐인 재교육까지 하루에 한다는 것이었다.

 이 곳까지 터번을 쓰고 온 나스랄라님이 멀리서도 눈에 띄었고, 청초한 모습으로 서 있는 춤추는 인생님을 보며 총각들이 침을 흘리고 있었는데 바닥에 떨어진 침에 나는 하마터면 미끄러져 넘어질 뻔 하였다.

폐인 연수 와서도 님들의 사진을 찍느라 정신 없는 한샘님을 흘낏 쳐다보는데 한 쪽에선 따우님의 공예품들을 품평하느라 다들 정신 없어 보였다. 알라딘에 납품한다더니 벌써? 비누는 안 하나?

근데 강사님들은 누구실까?

중앙에 있는 빔 프로젝트를 살펴 보니 "제 1강 - 리뷰의 생활화(아영엄마), 제 2강 - 산문의 시학 (배혜경)

제 3강 -  페이퍼의 해학과 풍자(마태우스), 제 4강 - 초보 알라디너 서재꾸미기 (하늘바람)

제 5강 - 댓글의 미학(야클), 제 6강 - 마음 공부(달팽이), 제 7강 - 알라디너와 삶의 철학(발마스)

제 8강 - 페이퍼 혁명(파란 여우), 제 9강 - 햇살같은 아이 키우기와 서재놀이(조선인)

  허걱 저걸 언제 다 듣나? 고민하던 나에게 hnine님이 다가와 재교육 대상자는 1강과 6강만 이수하면 된다고 속삭여 주었다. 아휴 놀랬네. 근데 같이 온 또또유스또님은 어디 가셨나? 기침이 나온다더니 화장실 가셨나?

보온병을 들고 건우와 연우님이 다가와 유스또님과 나를 위해 유자차를 끓였다며 한 잔 권했다. 기인님은 연수 끝나고 나서 닭날개나 뜯으러 가자고 문자가 왔는데 그의 다이어트를 위해 거절할 것인가, 닭날개를 위해 동행할 것인가 잠시 갈등에 빠졌다.

사회를 맡은 모1님이 강의 시작 전에 금주의 모범 알라디너에게 주는 시상식을 진행하였다. 이것은 알라디너 자체 행사로 알라디너들의 무기명투표와 고수들의 추천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1. 정겨운 얼굴상- 배꽃

2. 활기충만상 - 해리포터7

3. 유머지존상 -  메피스토

4. 가족사랑상 - 수암

5. 인기상 - 로드무비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단상으로 나가는 님들의 뒷모습을 보며 웃음 짓고 있었는데 상품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옆에 있던 날개님이 말하기를  시집, 추리소설, 만화가 들어간 종합선물세트란다.

어린왕자의 별님이 웅장한 음악을 깔아주자 각자 자신의 수준에 적합한 강의를 들으러 지기님들의 서재로 들어갔다.

파란여우님의 꼬리가 얼핏 보여 반가워 따라가던 내게 스텔라님과 푸하님, 산새아리님이 화이팅을 외치며 얼른 아영엄마님 서재로 가라고 손짓하였다. 아잉 툰으로 강의해 주면 좋겠는데!!!

 

어제의 연수로 나는 다시 심기일전하고 알라딘 생활을 다시 시작하려 한다. 매주 주말엔 리뷰를 올리는 시간을 책정하여 다시 재교육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아자! 아자!

  

* 해리포터7님이 재교육 이야기를 물고 늘어지셔서 한 번 또 장난 쳐 보았습니다.

  허접한 페이퍼 용서하시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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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6-09-14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맘 따뜻한 건우와 연우님..저도 차 한잔 줘요..점심 맛있게 드세요..

건우와 연우 2006-09-14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근 드려야지요~
오늘 하루는 어떠셨나요?
저는 어영부영 저녁이예요. 따뜻한 저녁 맛나게 드시구요. 내일 뵈어요...^^

2006-09-18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9-29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침은 언제나 전쟁이다.

출근직전엔 건우와 연우에게 각자 가방 한번더보고 빠뜨린거 확인하라고 소리지르고  건우는 열쇠를 챙겼는지 마지막으로 점검한다

한번 빗은 머리가 그사이 조금씩 흐트러진 연우손목을 잡아끌고 셔틀버스를 타러 간다.

연우: 엄마, 하늘은 파랗구요, 이제곧 단풍잎은 빨개질거구요,. 은행잎은 노랗게 될거예요...

나: 그래 가을이로구나.

 

그러고보니 어느새 하늘이 이렇게 파랗다.

 

나: 하늘이 바다같네...

연우: 가을이 되니 참 아름다운데요, 저는 참 쓸쓸해요...

나: 연우가 왜 쓸쓸해?

연우는 미간을 찡그리며 한쪽손을 들고 열심히 제스츄어를 취하곤 하며 제 마음을 보여주고 싶은 모양이다.

연우: 엄마 제 친구 최*가 이제 유치원에 나오지 않는대요. 걔가 성질이 좀 사나워서 어떤땐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다른곳으로 이사를 가서 어제부터 유치원에 나오지 않았어요...

나: 많이 서운하니?

연우: 네. 어제 유치원에서 지*하고 서*하고 얘기를 해봤더니 걔들도 최*가 성질이 좀 사납긴 하지만 안나오니 쓸쓸한 기분이 든대요...

 

연우가 부쩍부쩍 크는 모양이다. 친구가 이사를 가서 심심한게 아니고 쓸쓸하다니...

연우의 인생에는  앞으로 더 많은 사람과의 만남과 헤어짐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헤어짐의 쓸쓸함을 추억으로 더 많이 위로받을수 있길, 가을 한켠에서 가만가만 연우의 손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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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9-12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은 연우에게도 쓸쓸함을 남기는군요.

건우와 연우 2006-09-12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애가쓸쓸하다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또또유스또 2006-09-12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연우...
벌써부터 쓸쓸함을 알면 안되는데....
그러나 작년 이맘때 유스또도 쓸쓸하다고 했답니다... ^^

chika 2006-09-12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생각을 들어보면 정말 너무 깊어요..그죠? 연우의 의문을 봐도 그렇고.. ^^

2006-09-12 16: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꽃임이네 2006-09-12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쓸쓸함을 아는 연우 .....^^*님 한번 연우좀 보여주세요 ,,,,넘 궁금합니다 .
님 과 연우는 이런 대화를 늘 나누는지 ...ㅋㅋ 부럼 부럼
꽃돌이는 넘 말이 없어서 그게 문제라지요 ..

Mephistopheles 2006-09-12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우의 행동과 언행을 꼬박꼬박 기록해 놓으시면
소중한 재산이 될것 같은 느낌이..^^

건우와 연우 2006-09-12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또님/ 유스또와 연우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맞지요...^^
치카님/ 아이들때문에 깜짝깜짝 놀라요. 어른과 생각이 다른것뿐이지, 제나름으로 생각은 다 하더라구요...^^
숨어계신님/ 네, 저도 언젠가 손 번쩍들께요...^^
꽃임이네님/ 그게참 제가 기계치라서 사진을 못찍거든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남의 힘을 빌릴려구하는데요...^^
메피님/ 그럴까요? 언젠가 연우와 저의 기념책을 조그맣게 나눠가지고 싶은데, 추억도 큰 재산이겠지요...^^

해리포터7 2006-09-12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우의 말들이 .참 이쁘기도 하지 친구가 그리운마음이 예뻐요..

프레이야 2006-09-12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유치원생 연우의 감성과 표현력에 박수~~^^ 연우와 조근조근 대화를 나누는 님의 모습이 가을 하늘 아래 싱그럽네요..

치유 2006-09-12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도 빨리 느끼고..쓸쓸함까지도 알고.....엄마 동창이 쓸쓸하지 않도록 손잡아 준다고 전해 주세요..절대 마녀라곤 하지 마시구요..ㅋㅋ

건우와 연우 2006-09-13 0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터님/ 그아이랑 제법 친했거든요...아이들은 비에 젖지 않고 잘 들어왔나요?
오늘도 남부지방은 비가 올지 모른다네요. 좋은 하루 되시길...
속삭이신님/ 그러게요...요즘아이들은 일찍 소녀가 되나봐요... 좀 우습고 좀 두려워요...
배혜경님/ 여유가 있을땐 조근조근 바쁘면 백발마녀로 돌변하는 엄마예요...^^ 혜경님 날씨가 참 좋죠...^^
배꽃님/ 네. 꼭 전할께요. 안그래도 컴퓨터용지에 연우의 편지가 한가득이랍니다...^^

해리포터7 2006-09-13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와 연우님 네 그럼요..제예상이 맞아들어서 아이들에게 미래를 예측하는 엄마가 되었답니다.ㅋㅋㅋ 님께서도 오늘하루 행복하셔요..그리고 오늘은 우산까지 가지고 갔어요..어제와 같은 사태가 발생해서요...

건우와 연우 2006-09-13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포터님은 마법사였던게야......님도 오늘 행복하세요..^^

카페인중독 2006-09-13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만 돌아보면...정신적인 문제는 아이때 이미 다 겪고 고민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나 지금이나...몸만 자란 것같은 기분이 들때가 있어요...
배운 건 세상을 살아가는 요령뿐이고...
아...말이 또 꼬여요...흡~
그냥...아이는 세상사에 서툰 어른이라고나 할까?
연우보니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어서...^____________^


비자림 2006-09-13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쓸쓸하다는 말을 구사하다니 역쉬 철학자인 게야! 호호호
우리 아들들은 가을이 되니까 잠바 입는 게 좋은가봐요^^ 아직은 안 입는데 언제 입냐고 성화네요

로드무비 2006-09-13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성질이 사납다'라는 표현에 더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는걸요.^^

건우와 연우 2006-09-14 0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페인중독님/ 세상사에 서툰 어른이라....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나이들며 는건 요령뿐이라는 말씀이 새삼 와 닿는 새벽입니다...^^
비자림님/ 가을이 되니 아이들이 가끔씩 뜬금없어지는걸요...^^ 정말 조만간 따뜻한 것이 그리워지겠어요....^^
로드무비님/ 도대체 어디서 사납다는 말을 들었을까 곰곰 생각해보니 전래동화에서 봤나봐요. 저도 사납다는게 조금 낯설었어요...^^
나침반님/ 아이가 크는구나 싶으니 좀 애틋하고 안됐기도 하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놀려먹다가 가끔 울리기도 합니다...^^

한샘 2006-09-14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우: 가을이 되니 참 아름다운데요, 저는 참 쓸쓸해요...
연우의 말을 들으니 가슴이 짠해져요. 이렇게 이쁜 연우도 이별의 쓸쓸함을 느끼는 날들이 시작되었으니...에효~ 하지만 앞으로 선한 만남의 기쁨이 있고 가만가만 딸의 손을 잡아주시는 건우와 연우님이 함께 계시니 급방긋^^ 연우에 대한 페이퍼를 인쇄하셔서 차곡차곡 노트에 남겨주시면 나중에 연우가 보고 참 좋아할 거 같아요^^사랑스러운 꼬마 철학자 연우이야기 잘 듣고 가요~

치유 2006-09-15 0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니 2006-09-18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우 이야기 땜에 제가,,,가슴이..짠하면서도,,,,흐뭇하구 그래요..
님이 이쁘게 잘 키우셔서,,,연우가,,사람 떠남의 아쉬움도 알구,,,또 자연이 변해가는 모습도 느낄 줄 아는 이쁜 마음 가지고 자라나봐요...
연우도 님도 행복한 가을 보내세요~~~

전호인 2006-09-18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의외로 어른스러운 말을 날릴 때가 있져, 그럴 때 '아 이 녀석이 자라는 구나' 라고 느끼게 되더라구여. 현관을 자동도어락으로 교체하시면 열쇠관리하는 것이 부담되지 않을 텐데.........번호만 알고 있으면 되니까 너무 간편합니다.

건우와 연우 2006-09-19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샘님/ 과분한 칭찬이세요...^^ 그렇지않아도 아이들이야기를 정리해서 나중에 남겨주고 싶은데 어떨지 모르겠어요...^^
배꽃님/ 저리 예쁜 소녀의 메세지를보니 마음이 포근해요...
씩씩하니님/ 님과 가족이야기도 흐믓해요.. 행복한 냄새를 날마다 나눠주시는 님도 행복한 가을 보내세요.~~~
전호인님/ 그렇지요...^^ 아이들은 불현듯 자라있더라구요..^^ 열쇠는 ㅎㅎ 제가 기계치다보니 자동화기계에 익숙지 않아서요...^^
 

어른을 모신다는게 썩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게다가 그간 같이 살던 어른도 아니고 갑자기 모시고 살자면 피차간에 눈치보고 참고 배려할 일이 어디 한두가지랴.

배앓아 낳고 키워준 친정부모와도 붙어있는 시간이 좀 길다 싶으면 이유를 불문하고 말싸움이 빈번한지라, 내게도 시부모모시는 일이 만만치 않을 것은 누구보다 명약관화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나없이 인생은 한시절 젊으면 나이드는 것이야 피할수 없으니, 나아닌 다른 사람의 늙음에 야박해진다면 어찌 내 늙음을 위로 받을수 있을까...

 

지난 두어주동안 건우아빠와 나는 시아버지 모시는 일로 파생된 견해차와 세대차로 인해 조심스럽게 날이 서 있었다.

부모모시는 일이야 당연한 도리이나 뜻하지 않게 고향에 남은 막내의 차지가 되어버린 의무와, 그에따른 적절한 경제적 비용과 책임의 분담을 요구하는 아랫동서에게 집안에서 유일하게 적극 동조하는 꼴이 돼버린 내가 눈에 보이지 않게 까칠한 상태를 드러내면서 건우아빠는 눈에 띄게 조심스러워졌다.

아주버님댁에 다녀온 주말이후, 자식들이 생활비를 일부 나누어 정기적으로 동서에게 보내주어 최소한 노인 모시고 사는데 경제적부담까지 줄수는 없다는 내 주장은 아들며느리 사이에서는 썩 달갑지는 않으나 합리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내부모에 대해 더 애틋한 딸들은 쉬 받아들일수 없는 눈치였다.

자식이 부모모시는거야 당연한 일인데 모시기도 전부터 돈이야기가 왠일이냐는 정서적 괘씸죄랄까...

딸들은 이문제를 두고두고 씹었고, 시간이 지나며 나이가 나보다 한참이나 위인 그들이 사실은 조금씩 위선적으로 보이기 시작하였다.

급기야 결혼 십년이 훌쩍 지나도록 한번도 내뱉지 않았던 시누이 험담을 애들아빠에게 뱉었다.

 

나: 딸들도 자식인데, 아버님 용돈 보내드린다고 생각하고  많이도 아니고 우리 하는거 반만 나누어 보내주자는게 그리 무리야...

건우아빠: 여기서 딸들도 자식이라는 말은 하면 안돼. 딸들은 아들보다 아버지에게 받은 것도 적고, 며느리인 당신이 할말은 아니라고 봐...

나: 그러게... 그렇다면 며느리가 딸에게 할말이 아니라면, 딸이 며느리에게 나는 받은것 없으니 이건 무조건 며느리끼리의 의무다 이러며 잘하네 못하네 하는 건 할말일까? 그리고, 아들이 더배우고 덜배우고의 문제는 내가 결혼하기 전의 문제야. 그렇다면 그문제는 부모님과 당신형제들이 나랑 결혼하기전에 다같이 한집에서 살고 자랄때 해결봤어야할 문제이지, 그걸 왜 지금 내가 이해해야하지?

건우아빠:...

나: 과거의 일을 이번일에 대입시키는건 웃기는 일이야. 원칙은 나에게도 남에게도 공정히 적용해야 설득력이 있지...

건우아빠: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를수 있다는거지..

나: 가치관으로 판단할 문젤까?

건우아빠: 누나들은 아들이 자식으로서 당연히 할일에 왜 이유가 많은지 받아들일수가 없을뿐이야...

나: 그가치관엔 동의할수가 없고, 나는 친정부모도 오갈데 없으면 같이 사는게 맞다고 봐. 그리고 이럴경우 가장 약자는 노인이야. 어차피 세상이 노인이 약자로 사는 시절인데 지금 우리가 복고주의로 회귀를 한다고 아버님이 마음편할일이 아니라면 현실을 인정해야지. 그리고 내형편이 전적인 부담은 어려우니 그중 아주 일부만 도와 달라고 한것 뿐이야.

건우아빠: 제수씨 부업이라고 봐야할정도의 돈이라고 생각이 드니, 계산적이라는거지...

나: 어차피 모시고 살거면 초반에 현실적인게 낫지않아? 언제부터 얼마를 보내줄건지 서로 처음부터 짚어두면 노인 모시며 드는 비용에 혼자 속끓이며 얼굴붉힐 필요 없고. 어차피 같이 살사람이 돈때문에라도 불편한 마음이 더해지는 건 나눠주는게 당연한거 아냐? 그리고, 그게 그렇게까지 큰 비용일까? 모두들 당사자라면그돈에 그렇게 홀가분하게 시어른하고 같이 살겠다는  마음일수 있을지...좀 솔직해봐라. 말로만 우리아버지,우리아버지하며 나와 생각이 다른 며느리 괘씸하다는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한거 아냐? 아버님입장이 아니라. 그게 아니면 뭐 딴 문제던지...

 

얘기가 이쯤돼니 경상도사람도 아닌 남자가 자자는 한마디만 툭 뱉고 들어가길 두어차례...

그 두어차례이후 조심조심 날을 세운 내 눈치를 보며 그는 종종 침묵했고, 나도 덩달아 말을 걸지 않았다.

침묵을 잘 못참는 나는 평소 건우아빠가 입을 닫으면 없는 애교를 동원해 여지없이 화해를 시도했건만 이번 만큼은 꿋꿋하게 입을 닫았다.

그리곤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 내리 이틀을 그는 술과 안주를 거하게 준비하곤 술먹자는 전화를 했다.

첫날 집에 있는 소주와 맥주 설중매에 와인까지 깡그리 비우고도 다음날 또 비슷한 양의 술을 사왔다.

비록 안주불문에 두주불사라고는 하나 이틀을 내리 마시고 난후의 머릿속과 뱃속은 가히 가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일의 원인에 대해선 언급이 없다.

술자리 두번으로 공을 내게 넘겼다는 안도감까지 보인다고 생각하며, 이걸 한번 더 휘저어 하고 생각하는  내가 사특한 것일까....

세대차이인지, 그도 아니면 강가와 김가의 건너기 어려운 심연탓인지 어설픈 술로 봉합한 이 문제는 술밑으로 일단 가라앉았다.

이제 그가 내게 넘긴 공은 그냥 좋게좋게 넘기라는 것이고, 졸지에 낀세대 혹은 낀처지가 돼버린 내속만 말이 아니게 되었다.

세상엔 왜이리 일도 많고 술도 많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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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1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 2006-09-11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구야..이건 정말 그냥 술밑에 가라앉혀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닌데..
어차피 나중에 또 불거질 텐데요. 걱정입니다.
어쨌든 술로 보내셨군요.

저는 토욜은 집치우고, 사람 만나고. 일욜은 행사로 꼬박 열네시간을 밖에 있었더니
거의 죽음입니다. 피곤해요. 피곤해.

반딧불,, 2006-09-11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궁금한데요. 누가 강씨예요?? 성깔 죽인다는 잘못된 소문이 생각나서===333

또또유스또 2006-09-11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힘든 며칠을 보내셨군요...
저도 사람인지라 네부모 내부모가 엄연히 다르 답니다 ^^
그래서 아주 현실적으로 일을 처리하는게 나중에 얼굴을 붉히더라도 덜 붉히고 짧게 끝나는 것 같아요...
다만 그 일이 내 부모 때문인지 네 부모 때문인지에 따라 현실감이 더 있고 없고가 되네요 우린.. ㅎㅎㅎ 결혼 10년이 넘어도 좁힐 수 없는 건 바로 내 부모와 네부 모가 다르기 때문인 것 같아요...
북어국이라도 드시고 속도 푸시고 기분도 푸시와요...


건우와 연우 2006-09-11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어계신님/ ㅎㅎㅎ 네!! 말짱한 정신으로 조만간에 님께 떼부리며 들이대게 될지도요...^^
반딧불님/ 주말에 강행군이셨군요.... 월요일 컨디션은 괜찮으신가요? ㅎㅎㅎ저희식구중 강씨가 다수입니다...^^ 그래도 저희집은 김가가 한성질합니다...^^
또또님/ 적과의 동침까지는 아니지만 까칠한 며칠이었습니다...^^그러나 성질하나로 집안을 평정한 제게 극복못할 문제는 없다고 곱씹으며 호시탐탐 견해차를 줄여볼까 합니다...^^

해리포터7 2006-09-11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그런 간떨어질뻔한 페퍼를 올리셨군요..우울하신가봐요..참 사는게 그렇지요..이런일 저런일이 다 생기니..참 어른이란거 골치아퍼요..전 한동안 고등학교시절로 돌아가는 꿈만 꿨답니다..아무생각없이 살때가 좋았어요..어서 복잡한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빌어봅니다..

춤추는인생. 2006-09-11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왜이리 일도 많고 술도 많을걸까....
님의 페이퍼에서 저는 선행학습을 많이 하네요,...
해결잘 되셔야 할텐데.... 드릴말씀이 없어 이만 물러갑니다. ;;^^

Mephistopheles 2006-09-11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원히 풀리지 않는 뫼비우스의 띠같은 관계 같아요...^^
심한 집안은 며느리가 `시'자만 들어가도 경기를 일으킨다고 하더군요..

씩씩하니 2006-09-11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구나,,힘드셨겠어요,,,
전 님이랑 같은 생각인대....왜냐하면 그런건 시작부터,,더 꼬여서 말 꺼내기 힘들기 전에 딱 마무리 짓고 시작해야한다는 생각이거든요...
그래야,서로 더 편한대...그게 딸,아들, 며느리..이렇게 서있는 곳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받아들여 질 수 있나봐요..
그래서 조심스러운가봐요 이런 문제가,,,
전 님이 참 현명하게 보이는대..같은 며느리라 그런가봐요...
힘내세요,.,.화이팅~!~~

비자림 2006-09-11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어려운 문제 같아요. 지난 주에 옆의 분이랑 한랭전선이 형성되어 힘드셨겠어요.
근데 님의 말이 저도 합리적이라 생각되지만 누님들에게 요구하는 건 옆의 분을 통해서 하시고 최소화시키는 게 좋을 거에요. 저희도 큰누님이 제일 부자이지만 환갑이나 뭐 이런 일 있을 때 두 아들이 다 알아서 하는 분위기랍니다. 어쨌든 잘 해결되길 빌겠습니다.

건우와 연우 2006-09-11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터님/ 어른이란건 책임질일의 또다른 표현이 아닐까 싶어요....그래도 전 고등학생은 싫어요. 대한민국 교육제도하에서 다시 학생하는건 정말 싫어요...^^
인생님/ 과도한 선행학습은 때로 부작용을 낳을수도 있는데...^^
살다보면 시간이 약일때도 많으니 기다려볼까요...^^
메피님/ 전 기본적으로 시집식구들을 좋아해요. 대체로 경우바르고 정확한 사람들이죠. 사실은 그래서 이정도쯤이야 하고 안이하게 생각한 측면이 크죠...^^
씩씩하니님/ 달리 표현하면 굴러온돌과 박힌돌이 느끼는 감정의 차이랄까요...^^
일단은 내가 모실 당사자가 아니니 저정도 총대는 동서보다는 내가 메주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쉽지는 않네요. 그래도 애들아빠가 별말을 잇지 못하는건 제 말에 수긍하는 부분이 많아서이리라고 멋대로 위안을 삼습니다...^^
비자림님/ 정말 그런가봐요. 제가 평소 시누이들과 관계가 썩 좋았거든요. 그래도 일정하게 세대차이 입장차이가 존재할수 있다는걸 너무 쉽게 생각했나봐요. 결국 제 자만이 불러일으킨 문제일지도...ㅜ.ㅜ

달콤한책 2006-09-11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은 정녕 김가와 강가의 문제입니다...애초에 동일하게 느끼고 동일하게 대할 수 없는 문제이니 너무 괘념치 마옵소서...진심만이 해결책이고 제가 보기엔 님이 잘하고 계시네요^^

건우와 연우 2006-09-12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딱부러지는 말씀이 어찌나 고마운지요...저, 잘못하기만 한건 아니지요...

로드무비 2006-09-13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탤 말이 없어서 추천만......
달콤한책 님의 말씀이 특히 와닿네요.^^

건우와 연우 2006-09-14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좀 예민하고 씁쓸하지요...그래도 님의 추천에 많이 틀리진 않았노라 슬쩍 으쓱해집니다..^^

건우와 연우 2006-09-15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어계신님/ 역시 예민한 문제지요...^^
입장을 바꿔 공정해지기란게 쉽지 않으니 옛말도 있는거겠지요. 역지사지하라고...
당분간 좀 기다려봐야겠어요...^^
 

제가 오늘 좀 우울했습니다.

우울한 만큼 명랑하고자 하루 종일 노력했습니다.

하루종일 머리속에 생각이 고이는걸 막고자 컴터를 켜고 알라딘을 들락 날락, 가끔은 인터넷 포탈 뉴스를 샅샅이 뒤져 읽었습니다.

제가 이래뵈도 연식이 무지 오래된 직딩입니다.

그래도 일할건 다 하고 농땡이를 피웠는데요. 농땡이를 피우며 생각을 안하려고 해도 자꾸 생각이나서 틈나면 열심히 딴 짓을 했는데요, 그래도 환장하는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남더라는 겁니다.

제나이 조만간 사십을 바라보며 하루가 이리 긴건 근자에 드문 일입니다,.

제가 이리 주저리주저리 떠드는건 순전히 술기운입니다.

술경력이 이십여년에 육박하는 이래 인터넷을 이용하여 술주정을 하다니요, 아무래도 맛이 가긴 갔습니다.

리뷰한편 안올린 불량서재지만 조만간 여기도 어찌할까 결단을 내려야 할까봅니다.

이유로는 제가 요즘 서재질에 도끼자루 썩는줄을 몰라 집안이 너무 너저분해졌다는것과 저의 빈번한 서재출입으로  가족들이 저의 방탕한 생활을 조금씩 눈치채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달콤한책님처럼 종교적인 이유는 못돼지만 가족에 그럴싸한 모친이 돼기 위하여 당분간 표정관리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말이 자꾸 헛나오는 이유는 순전히 술입니다.

혹여 제가 실수했더라도 저것이 취했구나 너그러이 이해하시고 당분간 안녕히 계세요.

변변한 모친과 변변한 마누라로 적당히 표정관리가 이루어진후 일가친척에게 눈치채이지 않고 돌아오겠습니다.

근자에 제가 마음이 심란하여 음주상태로 사설이 길었음을 다시한번 사과드리며 리뷰한편 올리지 않는 불량서재에 걸음해 주셨던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럼 다시 뵐때까지 이만 총총...

 

 

이러고 싶은데, 이러면 모두들 낼름 안녕히 가세요 그럴까봐 못하겠군요....

소주에 맥주 와인까지 깡그리 비우고 난 후의 거한 술주정이었습니다....

제가 좀 거하게 기분이 쭈글쭈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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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9 0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자림 2006-09-09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와 연우님, 속상한 일이 있으신가 봐요.
님과 한 잔 같이 하고 싶은 충동이 이는군요...
힘 내세요, 불량서재라니요? 이따금 생각에 잠기게 하는 근사한 페이퍼를 날려 주시는 님의 서재를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되려 시 같지도 않은 시로 여러분의 머리만 아프게 하는 사이비 서재를 운영하는 그 비자림인가 뭔가 하는 사람의 서재를 당분간 폐쇄하는 게 나을 듯..^^

주말에 노력봉사 많이 하시고, 바깥 바람 쐬시고 그러세요. 가을산도 만나시고!
저도 주말에는 좀 엄마 노릇 해 보려고 하옵니다. 불끈!
건우와 연우님! 화이팅~~~~~~~~~~~~~~~~~~~~

또또유스또 2006-09-09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마낫 깜딱이야!!!!!!!!!!!!!!!!!!!!!!!!!!!!!!!!!
떽...님 저 심장마비 걸릴뻔 했잖아요....
가을 이 알라딘의 우리들을 이리 휘저어 놓네요...
다 날씨 탓입니다...
저와 같이 내일 모레 40을 바라보고 계시군요...
님 힘을 내시구요...
쭈글쭈글한 기분 제가 대리미로 짝 펴 드릴께요...
일등 잡아 놓고 잘 려다가 잠이 확 달아났습니다

2006-09-09 0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9-09 0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인 2006-09-09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 내세요. 사랑스러운 연우도 있잖아요 :) (건우 이야기는 잘 몰라서 ^^; )

2006-09-09 06: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유 2006-09-09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깜작 놀랐다가 나중 글을 보니 안심입니다..

2006-09-09 0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9-09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이건 공갈자해성 주정 페이퍼잖아요..가긴 어딜 가세요~~

물만두 2006-09-09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랬잖아요~~~~~~~~~

달콤한책 2006-09-09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저도 집안일은 등한시하고 있습니다...님은 직장까지 있으시니 더하시지요...리뷰 없어도 좋아요...페퍼 있자나요...술주정도 할 수 있고, 좋잖아요...
오늘은 기분이 좀 나아지셨나요^^

프레이야 2006-09-09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연우님, 왜 그러세요? 무슨 속상한 일이라도... 그냥 여기서 푸시고 재충전하시길 바래요. 불량서재 아니랍니다. 에고 술주정하는 님이 왜 이케 귀엽죠?^^

해리포터7 2006-09-09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건우와 연우님 정말 놀라부렀네요..저두 첨엔 그랬고 요즘도 그러고 있지만 후다닥 헤치우는데 이젠 선수인지라..애들이 알라딘 안하고 있으면 이상하다고 생각한답니다.님 무슨 불쾌한 일이 님을 이리 술을 드시게 했는지...마음 푸세요..전 사실로 얘기하자면 저번에 한번 만취한 상태로 페퍼 올린적 있었는데 그후로 간간히 음주 페퍼 쓰곤 했답니다..ㅋㅋㅋ 님들은 모르실꺼에요.ㅠ,.ㅠ
주말 가족들에게 충실하시고 월욜날 힘내서 뵈어요..

반딧불,, 2006-09-09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놀래라.
무슨 일 있으신가 했습니다. 울집은 아그들이 압니다... 컴터 무지하게 미워합니다

건우와 연우 2006-09-11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짝 맛이간 제 페퍼에 일일이 댓글달아주신 님들...
아, 이래서 살맛이 난다니까요...^^
제주정이야 년중 너댓차례가 있습니다만, 이번 주정은 심정이 복잡해서 내놓고 하기도 그랬습니다.
어제는 술뒷끝이 쑥스러워 인사도 못드렸습니다만, 오늘은 염치불구, 뭉뚱그려 인사드리고 갑니다. 고맙습니다아~
그리고 좀더 뻔뻔스럽게 천천히 페퍼로 주정의 이유를 고자질할께요...^^

로드무비 2006-09-11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셔야죠.ㅎㅎ
 
 전출처 : 로드무비 > 야마모토 타로오의 詩 - 광장


나는 극적인 것을 믿지 않는다

순간이 연출하는 감정의 거짓을 경계한다

조직화된 군중의

얄팍한 흥분을 알고 있기에

나는 이제

한가운데라는 것을 좀처럼 납득하지 않는다



동그랗게 진(陣)을 치고 싶어하는 '사람'의 습성을

비웃는다는 건 아니다

자네나 나나 사실은 한가운데라는 것에 굶주리고

몹시도 목이 말라 '광장'을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눈망울에 비치는 경치는

원탁이라는 제목의

언더그라운드 연극에 불과하지 않은가



중심을 포위하라 입은 일체

원의 중앙을 향해 열지 마라

말이 보이거든

말의 정면에 자네의 물음을 두라

자네가 묻고 나는 대답하며 내가 묻고 자네는 대답하는

중심의 결락이야말로

원탁의 자동율로 변하리라

'광장'을 키우라 '광장'에는

문답의 조그만 소용돌이가 몇 개고 생겨나며

사랑과 방심이 산책하고

피로가 끄나풀처럼 가로지르기도 하지만

중상(中傷)이나 불평 또는 정략(政略)이 깃들이게 해선 안된다

명령과 복종 집단적인 도취에서

자네는 깨어나라



이구이성(異口異聲)의 '광장'의 활기를

죽여버리는 것이 외부에만 있는 건 아니다

원탁에서 일어난 자네가

별하늘 밑으로 떠나간다 한들

돌린 등으로 이야기하는 비겁한 시절이라고는 난 생각지 않는다

우리들은 다만 분노의 중심이

깊어졌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 <일본 현대 대표 시선>  유정 편역,  창작과 비평사,  1997

 

 

페일레스님이 직접 번역하여 올려놓으신 일본 시인 이시가키 린의
'생활'이라는 시를 읽어나가다 보니  오래 전 '산다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이 시를 읽었던 기억이 났다.
어디 시인의 번역과  얼마나 다른가, 호기심에 책장을 펼쳤더니,
거의 똑같은 번역에 조금도 뒤처지지 않는다.
도리어 몇몇 단어의 선택에선 젊음의 기백이 느껴진달까.


마이페이퍼 링크 주소 : http://www.aladin.co.kr/blog/mypaper/936541
(페일레스 님의 페이퍼)


이 책에 소개된 그녀의 시들 중 나는 '꽃'이 제일 좋았다.

이슥한 밤에, 문득 눈을 떴다.
내 방 한구석에서
송이 큰 국화들이 깨어나 있다
내일이면 벌써 쇠잔해질
이 만개한 아름다움으로부터 출발해야만 한다
먼 여행길을 앞에 두고
아무래도 잠들 수 없는 꽃들이
모두들 채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남모를 그 소란함으로
.
                         ('꽃' 전문)


책꽂이에서 까치발을 하고 어렵게 시집을 꺼낸 김에 시들을 몇 편 읽어보았다.
야마모토 타로오의 '광장'을 접어 놓은 게 눈에 띄었다.
10년 전에 읽었을 때 이상하게 끌리기는 했지만 온전하게 좋아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그건 지금 읽어도 마찬가지.
우리나라의 몇몇  모더니즘 계열의 시들이 주었던 느낌이랄까.

그래도 괜찮아서, 님들도 한 번 읽어보시라 페이퍼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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