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언제나 전쟁이다.

출근직전엔 건우와 연우에게 각자 가방 한번더보고 빠뜨린거 확인하라고 소리지르고  건우는 열쇠를 챙겼는지 마지막으로 점검한다

한번 빗은 머리가 그사이 조금씩 흐트러진 연우손목을 잡아끌고 셔틀버스를 타러 간다.

연우: 엄마, 하늘은 파랗구요, 이제곧 단풍잎은 빨개질거구요,. 은행잎은 노랗게 될거예요...

나: 그래 가을이로구나.

 

그러고보니 어느새 하늘이 이렇게 파랗다.

 

나: 하늘이 바다같네...

연우: 가을이 되니 참 아름다운데요, 저는 참 쓸쓸해요...

나: 연우가 왜 쓸쓸해?

연우는 미간을 찡그리며 한쪽손을 들고 열심히 제스츄어를 취하곤 하며 제 마음을 보여주고 싶은 모양이다.

연우: 엄마 제 친구 최*가 이제 유치원에 나오지 않는대요. 걔가 성질이 좀 사나워서 어떤땐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다른곳으로 이사를 가서 어제부터 유치원에 나오지 않았어요...

나: 많이 서운하니?

연우: 네. 어제 유치원에서 지*하고 서*하고 얘기를 해봤더니 걔들도 최*가 성질이 좀 사납긴 하지만 안나오니 쓸쓸한 기분이 든대요...

 

연우가 부쩍부쩍 크는 모양이다. 친구가 이사를 가서 심심한게 아니고 쓸쓸하다니...

연우의 인생에는  앞으로 더 많은 사람과의 만남과 헤어짐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헤어짐의 쓸쓸함을 추억으로 더 많이 위로받을수 있길, 가을 한켠에서 가만가만 연우의 손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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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9-12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은 연우에게도 쓸쓸함을 남기는군요.

건우와 연우 2006-09-12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애가쓸쓸하다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또또유스또 2006-09-12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연우...
벌써부터 쓸쓸함을 알면 안되는데....
그러나 작년 이맘때 유스또도 쓸쓸하다고 했답니다... ^^

chika 2006-09-12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생각을 들어보면 정말 너무 깊어요..그죠? 연우의 의문을 봐도 그렇고.. ^^

2006-09-12 16: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꽃임이네 2006-09-12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쓸쓸함을 아는 연우 .....^^*님 한번 연우좀 보여주세요 ,,,,넘 궁금합니다 .
님 과 연우는 이런 대화를 늘 나누는지 ...ㅋㅋ 부럼 부럼
꽃돌이는 넘 말이 없어서 그게 문제라지요 ..

Mephistopheles 2006-09-12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우의 행동과 언행을 꼬박꼬박 기록해 놓으시면
소중한 재산이 될것 같은 느낌이..^^

건우와 연우 2006-09-12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또님/ 유스또와 연우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맞지요...^^
치카님/ 아이들때문에 깜짝깜짝 놀라요. 어른과 생각이 다른것뿐이지, 제나름으로 생각은 다 하더라구요...^^
숨어계신님/ 네, 저도 언젠가 손 번쩍들께요...^^
꽃임이네님/ 그게참 제가 기계치라서 사진을 못찍거든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남의 힘을 빌릴려구하는데요...^^
메피님/ 그럴까요? 언젠가 연우와 저의 기념책을 조그맣게 나눠가지고 싶은데, 추억도 큰 재산이겠지요...^^

해리포터7 2006-09-12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우의 말들이 .참 이쁘기도 하지 친구가 그리운마음이 예뻐요..

프레이야 2006-09-12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유치원생 연우의 감성과 표현력에 박수~~^^ 연우와 조근조근 대화를 나누는 님의 모습이 가을 하늘 아래 싱그럽네요..

치유 2006-09-12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도 빨리 느끼고..쓸쓸함까지도 알고.....엄마 동창이 쓸쓸하지 않도록 손잡아 준다고 전해 주세요..절대 마녀라곤 하지 마시구요..ㅋㅋ

건우와 연우 2006-09-13 0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터님/ 그아이랑 제법 친했거든요...아이들은 비에 젖지 않고 잘 들어왔나요?
오늘도 남부지방은 비가 올지 모른다네요. 좋은 하루 되시길...
속삭이신님/ 그러게요...요즘아이들은 일찍 소녀가 되나봐요... 좀 우습고 좀 두려워요...
배혜경님/ 여유가 있을땐 조근조근 바쁘면 백발마녀로 돌변하는 엄마예요...^^ 혜경님 날씨가 참 좋죠...^^
배꽃님/ 네. 꼭 전할께요. 안그래도 컴퓨터용지에 연우의 편지가 한가득이랍니다...^^

해리포터7 2006-09-13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와 연우님 네 그럼요..제예상이 맞아들어서 아이들에게 미래를 예측하는 엄마가 되었답니다.ㅋㅋㅋ 님께서도 오늘하루 행복하셔요..그리고 오늘은 우산까지 가지고 갔어요..어제와 같은 사태가 발생해서요...

건우와 연우 2006-09-13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포터님은 마법사였던게야......님도 오늘 행복하세요..^^

카페인중독 2006-09-13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만 돌아보면...정신적인 문제는 아이때 이미 다 겪고 고민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나 지금이나...몸만 자란 것같은 기분이 들때가 있어요...
배운 건 세상을 살아가는 요령뿐이고...
아...말이 또 꼬여요...흡~
그냥...아이는 세상사에 서툰 어른이라고나 할까?
연우보니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어서...^____________^


비자림 2006-09-13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쓸쓸하다는 말을 구사하다니 역쉬 철학자인 게야! 호호호
우리 아들들은 가을이 되니까 잠바 입는 게 좋은가봐요^^ 아직은 안 입는데 언제 입냐고 성화네요

로드무비 2006-09-13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성질이 사납다'라는 표현에 더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는걸요.^^

건우와 연우 2006-09-14 0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페인중독님/ 세상사에 서툰 어른이라....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나이들며 는건 요령뿐이라는 말씀이 새삼 와 닿는 새벽입니다...^^
비자림님/ 가을이 되니 아이들이 가끔씩 뜬금없어지는걸요...^^ 정말 조만간 따뜻한 것이 그리워지겠어요....^^
로드무비님/ 도대체 어디서 사납다는 말을 들었을까 곰곰 생각해보니 전래동화에서 봤나봐요. 저도 사납다는게 조금 낯설었어요...^^
나침반님/ 아이가 크는구나 싶으니 좀 애틋하고 안됐기도 하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놀려먹다가 가끔 울리기도 합니다...^^

한샘 2006-09-14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우: 가을이 되니 참 아름다운데요, 저는 참 쓸쓸해요...
연우의 말을 들으니 가슴이 짠해져요. 이렇게 이쁜 연우도 이별의 쓸쓸함을 느끼는 날들이 시작되었으니...에효~ 하지만 앞으로 선한 만남의 기쁨이 있고 가만가만 딸의 손을 잡아주시는 건우와 연우님이 함께 계시니 급방긋^^ 연우에 대한 페이퍼를 인쇄하셔서 차곡차곡 노트에 남겨주시면 나중에 연우가 보고 참 좋아할 거 같아요^^사랑스러운 꼬마 철학자 연우이야기 잘 듣고 가요~

치유 2006-09-15 0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니 2006-09-18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우 이야기 땜에 제가,,,가슴이..짠하면서도,,,,흐뭇하구 그래요..
님이 이쁘게 잘 키우셔서,,,연우가,,사람 떠남의 아쉬움도 알구,,,또 자연이 변해가는 모습도 느낄 줄 아는 이쁜 마음 가지고 자라나봐요...
연우도 님도 행복한 가을 보내세요~~~

전호인 2006-09-18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의외로 어른스러운 말을 날릴 때가 있져, 그럴 때 '아 이 녀석이 자라는 구나' 라고 느끼게 되더라구여. 현관을 자동도어락으로 교체하시면 열쇠관리하는 것이 부담되지 않을 텐데.........번호만 알고 있으면 되니까 너무 간편합니다.

건우와 연우 2006-09-19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샘님/ 과분한 칭찬이세요...^^ 그렇지않아도 아이들이야기를 정리해서 나중에 남겨주고 싶은데 어떨지 모르겠어요...^^
배꽃님/ 저리 예쁜 소녀의 메세지를보니 마음이 포근해요...
씩씩하니님/ 님과 가족이야기도 흐믓해요.. 행복한 냄새를 날마다 나눠주시는 님도 행복한 가을 보내세요.~~~
전호인님/ 그렇지요...^^ 아이들은 불현듯 자라있더라구요..^^ 열쇠는 ㅎㅎ 제가 기계치다보니 자동화기계에 익숙지 않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