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여우님, 가시장미님, 마태우스님의 글까지 읽으면서 현장에 갈 수 없는 미안함과 감사함을 동시에 갖게 되네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카페에 실어나르고, 옷장과 서랍을 살펴 면옷 몇가지 챙긴 것 뿐, 그것도 차일피일하면서...

어제 아침, 출근하는 남편에게 헌 옷 챙긴거 한 상자 실어보냈어요. 우체국에서 보내달라고...... 아침에 일찍 투표하고 일터로 간다면서 어제 보낸 영수증을 주고 가는군요. 조금이라도 미안함이 덜어지며, 우체국에서 무료로 보냈음을 알려드립니다.

우리 딸 표현대로 한다면 '너무나 익숙한 절망감'을 정부와 정치인들에게 느끼지만, 자원봉사하는 사람들과 높은 수준의 국민의식에 희망을 갖게 됩니다. 오늘 투표도 그런 것에 희망을 걸며......

이제 부지런 떨어 아이들 점심과 간식으로 샌드위치, 고구마튀김 준비해 놓고 나가려고요. 동사무소에 가서 투표도 하고, 12시부터 선거참관인으로 배정된 학교 강당에 6시간 앉아 있으려면...... 일당은 3만원, 시급 5천원인가? 그까짓거~~하는 사람과 '땅 파봐라~ 단돈 10원이 나오나'하는 사람으로 나뉘더군요. 누군가 해야될 일, 작년에도 6시간 3만원 받아서 우리식구 돌솥영양밥 먹으니 땡이었지만, 엄마가 열심히 산다는 것과 그런 수고로 자기들이 큰다는 것만 알아줘도 족하지요!

(아~ 어제 투표참관인 수당 25,000원, 급식 2끼X5,00원 해서 모두 35,000원 주더군요. 작년엔 급식이 한끼였는데...  우리 학교 강당이어서 아는 얼굴이 많아 눈인사, 손인사... 사람들 반응이 다양했어요. 그래서 졸립거나 심심치는 않았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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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7-12-19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의 그런 수고로 아이들이 크고 있다는 거, 지금은 당장 모르더라도, 자라면서 두고두고 감사하게 될 거에요 순오기님은 정말 좋은 엄마에요 ^^

순오기 2007-12-20 09:40   좋아요 0 | URL
지들도 나중에 부모가 돼 봐야 알겠죠? 내가 그랬던 것처럼... ^^
좋은 엄마 되기... 항상 숙제죠!

무스탕 2007-12-19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며칠전에 우체국에 가서 무료로 보냈어요.
우리동네 우체국에서도 그렇게 보내는 사람이 있었던지 말하니까 바로 알아듣고 무료처리 해주더라구요.
오늘 수고 많이 하셔요~ ^^*

순오기 2007-12-20 09:27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무스탕님 ^^
이렇게 한마음을 갖는다는 게 참 중요하죠!

이매지 2007-12-19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내려고 하는데 집에 찾아보니 의외로 없어서 아쉬웠어요.

순오기 2007-12-20 09:27   좋아요 0 | URL
맞아요. 막상 필요한 거를 찾으면 많지 않더군요.
함께 모아서 보내는 것도 좋을거 같아요.

마노아 2007-12-19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체국으로 보내려 했는데 학교에서 단체로 모아 보낸다길래 학교로 가져가려고 해요. 거기까지 들고 가는 것도 일이지만 그게 뭐 수고 축에 끼겠어요. ^^;;

순오기 2007-12-20 09:26   좋아요 0 | URL
제가 딱 보내고 나니까 애들 학교에서도 연락이 왔어요.ㅠㅠ
어떤 경로를 통하든 현장에 전해지면 되겠죠! ^^

2007-12-19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7-12-20 09:41   좋아요 0 | URL
옙, 알려주셔서 감사 ^^ 좋은 시간 되시길...

Hani 2007-12-19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도 어제 회사에서 모은 헌옷 몇 박스 우체국에서 무료로 보냈어요. 우체국 직원이 그런 지침 못 받았다고 해서 당황했지만 전화로 알아보고 바로 처리해줬어요. 첨으로 글남깁니다. 자주 뵈어요^^

순오기 2007-12-20 09:25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하니님.
알라디너들의 서재에서 님의 이름을 여러차례 봐서 친숙한 느낌이에요.
저도 님의 서재 답방할게요. 감사 ^^

뽀송이 2007-12-19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따뜻한 마음의 순오기님^^
저는 옆지기 아픈 바람에 정신이 없어서... 엄두도 못내고 있어요.ㅡㅜ

순오기 2007-12-20 09:42   좋아요 0 | URL
새해에는 식구들 모두 건강하고, 좋은 일 많이 생기시길 바랍니다!

2007-12-19 2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7-12-20 09:42   좋아요 0 | URL
답은 전화통화로... 됐죠? ^^

세실 2007-12-19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두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옷 찾아봐야 겠습니다.
마음은 정말 태안으로 달려 가고 싶습니다.

순오기 2007-12-20 09:43   좋아요 0 | URL
진짜 마음 먹어도 실행하기가지 또 시간이 걸리더군요. ^^
마음이라도 보태는 것, 중요하죠!

조선인 2007-12-20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무료에요? 우리 동네는 그런 게 없나봐요. ^^

순오기 2007-12-20 09:43   좋아요 0 | URL
우체국에 지침이 내려젔다는군요. 창구에서 말씀하시면 확인해서 무료로 해 준다더군요.

비로그인 2007-12-20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 (이런, 뒷북쟁이 -_- 긁적)

순오기 2007-12-21 00:52   좋아요 0 | URL
뒷북, 저도 전공이거든요^^ 이런 공통점을 발견하다니!!
외계인과 지구인이 공통점이 있다는 게 신기하죠? ^^

향기로운 2007-12-21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우체국무료로 보내드렸어요^^ 센터로 전화를 했는지 무료로 된다고 하던데요^^

순오기 2007-12-21 00:52   좋아요 0 | URL
향기로운님 반갑습니다~~~ 마음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이 있어 살만하지요!
 
[사진리뷰]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리뷰를 올려주세요~ 5분께 2만원 적립금을 드립니다.
축구 선수 윌리 웅진 세계그림책 26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허은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0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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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으로 우린 모두 축구의 열혈팬이 되었다.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목이 터져라 한마음 되어 붉은 물결을 이뤘던 그 장관을 잊지 못한다. 이 책은 그 열기를 타고 다음해 출판되었다. 아주 아주 유명한 앤서니 브라운의 책으로, 주인공 역시 침팬지와 고릴라로 우리 눈에 친숙한 캐릭터!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은 섬세하면서도 곳곳에 숨어 있는 것들을 찾아내는 즐거움이 있다. 이 책에서도 무심코 지나칠 것들을 곳곳에 숨겨 놓아 재미를 더한다. 아주 사소한 것 같지만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그림에 숨겨 놓았다고 생각된다. 



윌리는 축구를 좋아하지만 축구화가 없다. 그래도 열심히 뛰고 달리지만, 덩치 큰 녀석들에 치여 좀체로 공이 오지 않는다. 어깨가 축 쳐져 집으로 돌아가는 길, 보도블록의 금도 밟지 않으려는 윌리에겐 축구공이 없다. 윌리의 어깨를 좌악~ 펴 줄 방법은 없는 걸까?  



오래된 파이공장을 지날 때, 누군가 유행이 지난 축구복을 입고 축구를 하고 있다. 윌리의 기억엔 아빠가 입었던 옷이랑 똑같았다. 윌리는 지켜보다가 말없이 주거니 받거니 둘이서 축구를 했다. 그 낯선 사람은 축구화 끈을 풀고 신발을 벗더니 윌리에게 주었다.

 


윌리는 집으로 돌아와 광이 나도록 축구화를 닦는다. 앗, 같이 축구를 하고 축구화를 벗어준 사람이 윌리 뒤의 액자 그림과 똑같다.^^ 바른생활 어린이 윌리는 16개의 계단을 세면서 이층으로 올라가서 손과 얼굴을 구석구석 깨끗이 씻고, 정확히 4분 동안 이를 닦은 다음 잠옷으로 갈아입고 맨 윗단추부터 4개의 단추를 모두 채운다. 화장실에 다녀와서는 곧장 침대로 뛰어 든다. 물 내려가는 물소리가 멈추기 전에...... 아침이면 윌리는 이 모든 것을 반대로 한다. 정말 규칙을 잘 지키는 바른생활 어린이다! ^^ 



자~~~ 축구화를 신고 열심히 연습한 윌리의 실력은 몰라보게 향상되어 시합에 나가게 되었다. 너무나 기쁜 윌리는 저녁마다 연습하며 축구화가 마법을 부린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합에 나가기 전날 밤, 너무 흥분한 탓에 잠도 잘 못 자고 악몽을 꾸다가 늦잠을 자버렸다. 시합이 10시인데 9시 45분에 일어나다니~~~부랴부랴 달려간 윌리, 세상에~ 축구화를 두고 왔다. 이를 어쩌나~~ 하지만 친구가 빌려준 축구화를 신고 열심히 뛰었다. 마치 축구공이 보이지 않는 실로 윌리 발에 매달린 듯, 상대편을 셋이나 따돌리고 정확하게 슛을 쏘았다. 성공~~~~ 윌리는 등번호 11번을 달고(11번은 아무나 달 수 있는 번호가 아니죠 ^^) 골키퍼와 1대 1로 맞서도 겁나지 않았다.

"고오오올인~~~축구 신동 윌리! 윌리는 축구 신동!"

관중들은 열광했고, 경기가 끝나 집으로 가는 길에 윌리는 낯선 사람을 생각하고 살며시 웃었다. 그가 누구였는지 직접 말하지 않지만, 윌리도 알고 독자들도 알 수 있다. 그가 바로 윌리의 아버지였다는 것을... 아버지는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끝까지 응원해주는 분이다. 특히 사내녀석들이 열광하는 축구를 요렇게 정겨운 이야기로 그려낸 앤서니 브라운이 좋다. 유치원생이나 초등 저학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축구선수 이름 알아맞추기나, 월드컵 우승국과 개최국의 국기를 알아보는 것도 좋은 독후활동이 될 듯하다. 실제로 축구를 즐기는 것은 고학년이 되어서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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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12-18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독후활동을 이렇게 하면 재미있겠군요.

순오기 2007-12-19 07:37   좋아요 0 | URL
좀 생각해보면 독후활동할 꺼리들은 무궁무진하죠~ ^^

가시장미 2007-12-18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쾌 상쾌 통쾌한 리뷰입니다! ㅋㅋㅋ
독후활동 정말 멋지네요~ 와우~ ^^*
저도 국기를 잘 모르는데, 독후활동 지도해 주세요. 으흐

순오기 2007-12-19 07:38   좋아요 0 | URL
유쾌 상쾌 통쾌하니까... 생각나는 게 그거? ㅎㅎㅎ
ㅋㅋ 저도 지나고 나면 어느 나라 국기인지 헷갈려요. ^^

bookJourney 2007-12-18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애도 요즘 들어 부쩍 축구에 재미를 붙인 것 같던데요,
이런 독후활동도 재미있겠네요.

순오기 2007-12-19 07:39   좋아요 0 | URL
초등3년이면 축구에 재미 붙일때가 되어오죠~~ㅎㅎ
독후활동은 생각해보면 많아요... 좀 귀찮아서 그렇지 ^^
 

태그 주제가 예쁜 우리말로 올라오는 게 나의 로망이라고 썼건만, 서재지기님은 '드라마' '로망'에 이어 꿋꿋하게 '징크스' '멘토'까지 끌고 가신다. ^^ 하긴 이런 말을 우리말로 뭐라 해야할 지 나도 난감하다. 그래도 필이 확~~~~ 당긴다면 써야지 어쩌겠나!

이상하게 태그 주제에 따른 내 페이퍼는 '인생' 시리즈가 되는 것 같다. 하긴 살아온 세월이 앞으로 살아갈 세월보다 많기 때문에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벽에 거시기 칠할 때까지 산다면 남은 세월이 더 많을지도 모르지만, 에구~ 그러면서까지 오~~~~~래 살고 싶지는 않다. 인생을 돌아볼 만큼의 나이테라서 오늘도 꿋꿋하게 내 인생의 멘토를 더듬어 본다.

내게 있어 최고의 멘토는 역시 '책'이다. 내 삶의 철학적 바탕을 만든 것도 책이었고, 희망을 갖고 꿈꿀 수 있게 이끌어 준 것도 책이다. 천방지축, 단점 투성이인 나 자신을 사랑하게 자존감을 회복시켜 준 것도 책이었으니, 내 인생 최고의 멘토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거쳐 진정한 자아에 눈떠가던 여고시절, 루 살로메의 '우리는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가'란 책을 만났다. 알라딘에서 검색하면 2005년판의 문예출판사 책이 나온다. 하지만, 나는 누렇게 퇴색한 1978년판 정가 1,200원인 책을 지금도 가지고 있다.

당시 고3이던 내게 '루 살로메' 그녀는 충격이었다. 이 책은 당대 내노라 하는 남성들 - 니이체, 릴케, 바그너, 프로이드 등 19세기 유럽 지성들의 연인으로 뭇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증오를 받으며 신비 속에서 살다 간 루 살로메의 자전적 소설인데, 그녀가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치고 도움을 주었다는 것에 굉장히 자극받았다. 난, 그녀처럼 미모가 빼어나지도 지적이지도 않지만,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거나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생을 살아야겠다 결심했다. 지금도 이런 삶의 자세는 변함이 없다. 비록 내가 누군가에게 주는 영향과 도움이 미미할지라도...... 내 인생 최초의 멘토로 '루 살로메'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내 삶의 방향과 목표를 제시해 준, 책에서 만난 그녀 '루 살로메'는 진정한 나의 멘토였다.

결혼하여 세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도, 난 여전히 꿈꾸며 산다. 꿈이 없다면 내 삶도 없기에 현실적인 가불가를 가늠하지 않고, 간절히 바라면 이뤄지리라 믿으며 오늘도 꿈꾼다. 아이가 커가는대로 엄마도 성장해야 된다고 믿는 나는, 육아로 바친 세월 10년 후 막내가 두 살되던 해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늘 책을 펴놓고 있는 엄마를 보기에 "엄마 뭐하는 사람이야?" 라고 물으면, 두 살짜리 막내는 주저없이 "공부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해서 흡족한 맘으로 나를 추스렸다. 그때 만난 사람이 '경청'의 저자 조신영씨였다. 내가 경청의 리뷰에도 썼듯이 그는 자신의 인생그래프를 보여주며 나의 인생그래프를 그리게 했고, 그때 구체적으로 그린 인생그래프대로 따라 살고 있으니, 내 인생의 두번째 멘토는 조신영씨라 할 수 있다.

 

 

 지금, 나는 이웃 아줌마들의 멘토로 살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고, 내 인생을 주체적으로 산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너무 높은 나무는 오르기 어렵기에 평범한 아줌마인 나를 멘토로 삼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가장 오르기 쉽고 만만한 내가 그녀들의 멘토가 된다는 것만으로도 내겐 기쁨이다. 루 살로메를 읽고 꿈꾸었던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고 도움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내 인생 목표에, 한 걸음 다가 선 지금의 내 모습에 자족한다. 내 인생에 멘토가 되어 준 루 살로메와 조신영, 그리고 이웃들의 멘토가 된 지금의 나는 결국 책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따라서 내 인생의 진정한 멘토는 역시 당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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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7-12-17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제가 잘 안 읽는(아니 끝까지 잘 못 읽어내는)책들을 잘 보시는군요.존경스럽습니다.^^

순오기 2007-12-18 00:05   좋아요 0 | URL
한참때였으니 그랬을지도... 지금은 저도 편한 책만 읽게 돼요.ㅠㅠ

뽀송이 2007-12-17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앗!! 저도 잘 못 읽는 책들을 읽으시고, 거기다가 감동까지 받으신 거에요.^^;;
존경 존경!! 글고... 이웃들에게 진정한 멘토 역할까지 멋져요.^^

순오기 2007-12-18 00:11   좋아요 0 | URL
잘 못 읽는 책이란게 루 살로메... ^^
이거 올려놓고 괜한 얘기 썼나 싶어 후회했어요.
대단하지도 않으면서 멘토로 산다는 얘기가 과장 아닌가 싶기도 하고..ㅠㅠ

bookJourney 2007-12-17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 너무 멋져요 !!!

순오기 2007-12-18 00:12   좋아요 0 | URL
에궁~~~><
인생 멋지게 살고 싶어서 지금도 열심히 꿈꾸고 살아요.

깐따삐야 2007-12-17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우리는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가' 저도 저 책 있어요. 루 살로메, 넘흐 매력적이죠. 제가 남자였더래도 사랑했을 법한.

순오기 2007-12-18 00:13   좋아요 0 | URL
ㅎㅎ 전, 여자지만 사랑해요~~ 루 살로메를! ^^
깐따님, 저도 님이 쓴 '시지프스의 신화'를 올릴까 하다가, 더 먼저 만난 책이 이거였고 시지프스는 그 다음이었기에... ^^

세실 2007-12-18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여고시절에 전 뭐했을까요? 이리도 깊이 있는 책을 읽으셨으니 당연히 내공이 느껴집니다.

순오기 2007-12-18 08:20   좋아요 0 | URL
앗, 심야의 세실님 댓글 감사 ^^
에공~ 내공까지야... 그저 책 읽으면 행복하니까 무조건 읽지요!

비로그인 2007-12-18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변인의 멘토로 살아가시는 순오기님은 멋진 분이네요.

순오기 2007-12-19 07:40   좋아요 0 | URL
제 주변에 아주 잘 나가는 분이 두어분 계신데, 그분들은 너무 높아 오르기 어렵고... 그저 제가 젤 만만하니까 그런 것 같아요. ^^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29
존 셰스카 글, 레인 스미스 그림, 황의방 옮김 / 보림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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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잘 알고 있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의 패러디작품으로, 바로 악당이면서도 멍청한 늑대가 들려주는 이야기다. 갑자기 왜 명바기가 확~ 떠오르는 것일까? 말 같지 않는 변명이라도 한번 들어봐 줘야 할까~~음, 명바기가 아니고 늑대니까 한번 들어 주자. 자~ 진실이 무엇인지 얘기해 보시죠!

늑대의 입장에서 하는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를 너희들은 처음 듣는거야. 아무도 들은 적이 없거든... ^^ 나는 알렉산더 울프, 그냥 알이라고 부르기도 해. 어린 독자들은 이름부터 호감을 갖기 시작해서, "늑대가 토끼나 양, 돼지같이 조그만 동물을 먹는 건 절대 우리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하면, 다들 맞아 맞아 공감해준다. 호호~ 요 그림책 작가는 상당히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끌어가며, 아이들을 홀딱 빠져들게 한다. 목소리를 적절하게 흉내내어 구연하면 아이들은 진짜 몰입한다. 늑대가 들려주는 이야기면서, 마치 대화를 주고 받듯 끌어가는 솜씨가 일품이다. 그림도 독특한 캐릭터의 늑대에 호감을 가질만큼 재미있게 그려졌다.

할머니의 생일케이크를 만들려는데 설탕이 떨어져서 이웃의 돼지네로 얻으러 갔어, 그때 늑대는 심한 감기에 걸렸고... 돼지를 부르려는데, 그만 코가 간질간질해서 재재치가 터져 나온거야~~~ 세상에 집을 지푸라기로 짓는다는 게 말이 되니? 재채기 한방에 지푸라기 집이 몽땅 부서졌고, 그 한복판에 아기돼지가 죽은채로 있는거야. 먹음직스런 햄이 있는데, 너희들이라면 그냥 가겠니? 꿀꺽~~~ㅎㅎㅎ 둘째도 역시 바보처럼 나무로 지었으니 내 재채기에 또 부서져 버렸어. 늑대의 명예를 걸고 하는 말인데, 두번째 아기돼지도 죽어 있었어. 너희도 알지? 음식을 바깥에 그냥 놔두면 상한다는 걸~~~~ 그래서 내가 또 먹어 치웠지! ㅋㅋㅋ

삼형제 중에 그래도 머리가 제일 좋은지 첫째는 벽돌로 지었더라고, 그런데 이 녀석은 우리 할머니한테 막 욕을 하는거야, 다리나 부러지라고! 너 같은면 이런 걸 참을 수 있겠어? 내가 막 미쳐버릴 것 같아 돼지네 집을 부수려고 할 때, 경찰들이 달려왔어. 내가 막 재채기를 하면서 야단법석을 떨을 때 말이야~~~ 다음은 너희가 아는대로 내가 돼지를 두마리나 먹어 치운 늑대가 된거야. 신문기자들은 감기에 걸린 늑대가 설탕을 얻으러 왔단 이야기는 독자의 흥미를 끌지 못할 거라 생각하고, 오직 "입김을 세게 불어 집을 부숴버렸다"라고만 기사를 써 나를 고약한 늑대로 만들어 버렸어. 난 정말 억울하게 누명을 쓴 거라고......

흐흐~ 어떤 게 진실인지, 혹은 입장 바꿔 생각해보라고 하는 말이라면 어린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으려나? 아이들은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가 이렇게 다를수도 있다는 것에 상당히 재미를 느끼며, 늑대 이야기가 진짜인지 물어보았다. 호호~ 아이들끼리 늑대 이야기가 맞다 아니다로 편이 갈라져 잠시 토론을 펼치는 것도 좋았다. 늑대가 "너희들은 나한테 설탕 한컵쯤은 꾸어 줄 수 있겠지?"라고 음흉스럽게 물을 때, 오싹~~하며 질겁하는 아이와, '응, 설탕을 꾸어줄게'라고 말하는 아이들로 나뉘었다. ^^

명바기의 진실을 삼척동자도 아는바 같이,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는 어린 독자들도 충분히 간파한다. 이렇게 널리 알려진 이야기를 새롭게 만들어낸 '존 셰스카'가 너무 멋져 보인다. 앞으로 명바기가 들려주는 'BBK 이야기' 라는 명작이 태어나는 것은 아닐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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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7-12-17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와 비교하기에는 늑대가 훨...씬.. 나은 것 같은데요? ㅋㅋ
이런 책도 있군요. 잘 알려진 이야기의 번외편이라고 해야할까요..
관점에 따라 주인공의 행동이나 말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전달할 수 있는 동화같네요. 초등학교 저학년 수업을 할 때 아주 좋을 것 같아요. :)

순오기 2007-12-17 14:36   좋아요 0 | URL
흐흐~ 그 보다는 늑대가 훨씬 더 늑대적일까요?^^
예, 초등 저학년들은 자기들이 읽은 책의 패러디 작품도 충분히 쓸 수 있어요.

마노아 2007-12-18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이 책 매력적입니다. 늑대 입장에서의 재구성이라니... 일단 오리지날 버전을 먼저 들려준 뒤 도전해야 할 책이군요. 담아가요^^

순오기 2007-12-19 07:42   좋아요 0 | URL
ㅎㅎ 애들이 참 좋아해요. 여러번 들려줘도...
이모가 들려주는 늑대의 목소리에 조카가 껌벅 넘어갈 것 같은데요. ^^

bookJourney 2007-12-19 0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흠, 늑대의 말이 사실일까요? 아닐까요?!
기자들이 진실을 전한 걸까요? 독자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진실을 감춘 걸까요?!
늑대의 말에 잠시(!) 흔들리는 건 평상시 기자를 믿지 못하는 제 불순한 태도 때문일까요?!
아이가 "엄마, 어느 쪽이 맞는 건가요?"라던가, "엄마는 어느 쪽이 맞다고 생각해요?"라고 물어볼까봐 조금 겁나는데요 ... ^^;;

순오기 2007-12-19 08:03   좋아요 0 | URL
ㅎㅎㅎ 겁나기도 하죠. 요즘 같으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 진실이 아니라는 게 무지 무지... ㅠㅠ
아이가 질문하면 엄마가 되물어보세요. 넌 어떻게 생각해? 라고...^^
 
프레드릭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07
레오 리오니 글 그림, 최순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레오 리오니'는 암스텔담 박물관에 걸려 있는 거장들의 그림을 똑같이 그리며 놀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도 이런 식의 그리기를 좋아해서 명화들과 친숙한데, 미래에 뭔가 한 작품 나올거라 기대해도 좋을까? ㅎㅎ 레오 리오니는 많은 팬을 갖고 있는 작가다. 아마 아이들보다 어른독자들한테 더 호응을 받지 않을까 싶다. 왜냐면 그의 작품은 단순한 줄거리를 즐기는 책이 아니라 상당히 심오한 철학적 사유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림도 단순한 콜라쥬가 인상적이다. 그림책은 그림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좌우되는데, 역시 이 책의 그림도 애들보다 어른들이 좋아할 스타일이다. ^^

'프레드릭'도 그런 철학적 사유를 담은 책이다. 아이들은 단순히 줄거리만 즐길지 몰라도 어른들에겐 생각거리를 많이 던져 준다. 개미와 베짱이 세대였던 우리는, 나와 다른 상대를 포용하거나 이해할 줄 몰랐다. 그저 다르다는 이유로 싫어하거나 흉보기만 했지,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거나 배려하는 걸 눈곱만큼도 모르고 자란 듯하다. 하지만 여기 등장하는 들쥐들은 남다른 '프레드릭'을 흉보거나 배척하지 않고 담담히 묵인해준다. 꼬치꼬치 묻거나 간섭하지 않고, 남들이 일할 때 가만히 있어도 배려해준다. 참으로 바람직한 형태라고 생각되지만, 우리 아이들이라면 이럴 수 있을까? 혼자만 일하거나 심부름이라도 더하게 되면 당장 억울해서 입을 댓 발이나 내밀고 있으니까! ^^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모두 열심히 양식을 모을 때, 혼자 가만히 햇살과 색갈을 모으고 이야기를 모으는 프레드릭은 진정한 철학자다. 겨울이 양식도 점점 떨어져가고 오직 잿빛의 추위에 잠겨 있을 때, 드디어 우리 주인공 프레드릭의 때가 된 것이다. 가만히 눈을 모으고 햇살을 보내주어 따뜻함을 느끼게 하고, 알록달록 색깔을 맛보게 한다. 마치 무대공연이라도 하듯 프레드릭이 친구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한 편의 시처럼 들쥐들의 가슴에 젖어 들었다. 친구들은 감탄하며

"프레드릭, 넌 시인이야!"
프레드릭은 얼굴을 붉히며 인사 한 다음 수줍게 말하죠.
"응, 나도 알아."

호호호~~~ 너무나 사랑스런 우리의 프레드릭은 진정한 예술가이고 철학자 같지요? ^^ 내년은 무자년 바로 쥐의 해인데, 우리의 프레드릭이 많은 어린이에게 사랑받을 거라 생각되어 멋진 종이접기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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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등 1학년에게 추천하는 책
    from 파피루스 2008-01-30 01:21 
    처음으로 자녀를 초등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은 설레임과 더불어 걱정이 많을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궁금하고 걱정되는 마음이 자칫 기쁨을 누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나친 걱정이나 근심을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아이들은 씩씩하고 활기차게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테니까, 아이가 심리적인 불안을 갖지 않도록 한 발자국 떨어져서 조용히 지며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옆에서 자칭 선배 엄마들이 이런 저런 말로 부추켜도, 삼임선생님에 대한 엄마의 믿
 
 
가시장미 2007-12-17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에 있는 쥐가 한복을 입었군요! ㅋㅋㅋ
종이접기도 특이하지만, 얼굴에 붙은 눈이랑 수염이 너무 예쁘네요.
하나하나 섬세하게 표현하라고 애쓴 흔적이.. 돋보입니다. :)
종이접기.. 저도 배우고 싶어요. 특히 하트... 요런거요. 왜인지는 아시죠? 으흐

순오기 2007-12-17 14:37   좋아요 0 | URL
ㅎㅎ~ 하트... 종이접기가 아니어도 날마다 그리며 사시잖아욧! ^^

bookJourney 2007-12-17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드릭>>은 내용도, 그림도 참 맘에 들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림책 중 하나랍니다. 영어 책으로만 보았는데, 한글 책도 보아야겠네요. ^^


순오기 2007-12-17 14:39   좋아요 0 | URL
그림도 분위기 있고 내용도 상당히 심오하죠! ^^
제가 읽어 준 책 중에 아이들한테 별로 호응을 얻지는 못했지만, 색종이 접기는 좋아했지요. 생쥐는 귀여운 캐릭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