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란 고향은 충청도 당진인데, 정곡리(井谷里)라는 행정상 지명 외에 몇 집을 단위로 부르는 이름이 따로 있다. 동네의 중심이었던 우리집과 할아버지집, 작은집을 아우르는 이름은 '구루지'였고, 담안, 구억쟁이, 동미, 바드물, 사둘고지, 샘골, 함박섬, 속수섬... (모임하면서 다시 얘기해서 되살려낸 이름은, 상골, 몽추골, 배울, 증설미)이런 이름들로 불렸다. 하도 오랜만에 생각하니 입안에서만 뱅뱅 돌고 튀어나오지 않는 이름도 있지만, 시골에서 자란 분은 그렇게 작은 단위로 부르던 이름이 있다는 걸 알 것이다. 자~ 님들의 고향을 떠올려보면 배시시 미소가 지어지겠죠? ^^

 이금이 작가의 '맨발의 아이들'에도 정겹고 예쁜 마을 이름이 나온다. '드무실, 양짓말, 새터말, 방죽거리, 가마골, 아래뜸, 감나무골, 음짓말, 안골' 등, 한 집 같던 마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내 고향 같은 느낌이라 따뜻함과 안타까움을 동시게 갖게 한다.

 

이렇게 예쁜 이름들이 왜 사라지게 됐는지 한비야는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에서 설명하고 있다. 해남 땅끝마을부터 통일전망대까지 800Km에 이르는 우리 땅을 두 발로 걸어 종단한 49일간의 여행기록인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156~157쪽에 실린 내용이 중학교 1학년 1학기 생활국어 81쪽에 수록됐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인용하자면,

 

>> 접힌 부분 펼치기 >>

한비야의 이야기는 우리가 귀담아 들어야 할 일이고, 지금은 지자체에서도 우리 이름 찾기에 동참하고 있음을 곳곳에서 발견하게 된다. 지하철역 이름에서도......

내 고향 구루지도 九老地라고 표기한다. 하지만 이건 일제의 잔재로 그렇게 되었기에, 우린 그냥 구루지라 부르고 쓴다. 고향을 뜬 건 중학교 2학년이던 1974년이었고, 그 다음해 육영수 여사가 총격당하던 날에야 전기가 들어 온 그야말로 깡촌이었다. 그러나 한보제철이 들어오면서 많은 변화를 겪는 곳으로 서해대교 건너 '송악인터체인지'로 빠져 7~8분이면 우리 고향에 도착할 수 있다. 지금은 정미소를 하는 사촌이 지키는 고향이고, 6년 전 아버지를 뫼신 상여를 따르며 통곡했던 그 곳을 아버지를 뵈려고 간간히 찾게 된다.

형제들의 성장기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지만 살다보면 그러기가 쉽지 않은 것이 고향 찾기다. 그래도 아직은 사촌이 있고 작은어머니가 계시기에, 또 아버지를 모신 곳이기에 우리 형제들은 쉽게 가 닿을수 있다. 우리야 사촌이 같이 자랐으니 교류하지만, 우리가 늙으면 그도 어려운 일이고 자라나는 2세들한테는 아무 상관없는 곳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친정 사촌형제들의 모임인 '구루지회'였다. 우리 5남매와 같이 자란 사촌 4남매의 아홉 쌍이 시작한 모임은, 통틀어 막내이던 우리 민경이가 두 살이던 1996년에 시작했으니 10년 세월도 넘었다. 아홉쌍이 모이면 아이들은 기본이 둘이었고, 우리 오빠와 나만 셋을 두었으니 모두 38명이나 되었다. 거기에 우리 부모님과 작은어머니가 오시면 40명이 넘기도 했다. ^^

40명이나 되는 대가족이 여름, 겨울방학마다 모이는데 당진, 안양, 인천, 서울을 거쳐 내가 사는 광주까지 아홉 가정을 다 돌아보는데도 7,8년이 걸렸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체험학습을 겸한 모임으로 스키장이나 휴양림 등 물 좋고 산 좋은 곳을 찾아 다녔다. 4촌 6촌이 되는 아이들도 처음엔 서먹하더니 모이는 횟수가 거듭될수록 만나면 반가움이 더했고, 어른은 어른끼리 애들은 애들끼리 날밤을 새우며 추억을 쌓았다. 성장기를 함께 하지 않으면 공유하는 추억이 없어 대화를 트기가 쉽지 않은 요즘, 우리 형제들은 '구루지 모임'을 통해 4촌과 6촌이어도 소통할 수 있는 추억을 만들어 간다.

잘 참여하던 아이들도 중,고등생이 되면 점차 얼굴 보기가 쉽지 않다가, 대학이나 군대를 가기 전엔 수금차(?) 꼭 얼굴을 들이민다. 우리 애들도 중학교부터는 안 가려고 해서 몇년 째 막내가 대표로 따라 나섰는데, 이번엔 민경이도 중학생 된다고 빠지고 대학가는 큰딸이 축하금(?)을 받으러 따라 나선다. ^^  10년이 훌쩍 넘으며 결혼하여 가정을 이룬 2세도 있으니 3~4대가 함께 하는 명실상부한 '구루지회'가 된 것이다.

사촌이 어찌 사는지 두루 돌아보고는 교통사정을 감안해 중간지점인 도고에 콘도를  마련해 겨울방학엔 주로 그곳에서 모였는데, 이번엔 이사 한 큰언니의 집들이를 겸해 서울 중랑구 언니집으로 모인다. 이사를 하거나 애경사가 있을 때는 특별히 그 가정에서 모인다. 이렇게 구루지 모임으로 다져진 사촌간의 우애는 우리 시어머님 돌아가셨을 때, 목표까지 달려온 여덟쌍의 형제를 본 시아버님과 시댁형제들을 감탄하게 했다. 막내 며느리로 찌그러져 살던 순오기가 상중임에도 어깨가 펴지며 뿌듯했던 순간이었다.^^

그래서, 오늘 점심에 큰딸과 서울 갔다가 월요일에 내려온다. 동행을 거부한 둘째와 막내는 아빠와 같이 알아서들 무언가 끓여먹고 사흘을 살겠지? ^^ 난, 이렇게 출타해도 이것 저것 만들어두지 않는다. 처음엔 미안해서 이것저것 사다 놓거나 만들어 놓고 다녔는데, 엄마가 없어도 마누라가 없어도 전혀 아쉬움을 모르는 것 같아, 이제는 손가락이나 빨고 있으라고 그냥 간다. 지금도 아침 일찍 일어나 음식은 안 만들고 알라딘에 페이퍼나 쓴다. 요즘은 알라딘이 내 애인이라, 내일 모레 만날 알라딘의 새애인 생각에 구루지 모임에 가는 발걸음이 더욱 더 가쁜하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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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1-26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루지회 모임이었군요.
멋지네요.
이런것 보면 좋아보여서 저도 흉내내고 싶지만,
워낙 게으르고 일 저지르는거 무서워해서
그냥 이대로 살려구요.
암튼 부러워 보여요.


순오기 2008-01-26 09:53   좋아요 0 | URL
사촌까지 모이는게 쉬운 일은 아니지요. 10년이 지나니 이제는 몸에 배어서, 남편이나 애들이 안 간다 해도 혼자서 룰루랄라~ 잘도 갑니다! ^^

뽀송이 2008-01-26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멋진 순오기님^^
전 워낙에 게을러서 비활동적이랍니다.^^;;
가족분들 다복하신 모습뵈니 저도 덩달아 즐거운걸요.^^
따님과 함께 행복한 시간 보내고 오셔요.

순오기 2008-01-27 13:16   좋아요 0 | URL
졸지에 일정이 바뀌어 우리가족이 다 왔어요.
차에 문제가 생겨 두시간 반을 휴게소에서 정차해 서비스받고 목적지에 도착하니 밤10시였어요. ㅎㅎ
이제 모임을 마치고 인천 부평의 친정으로 왔어요. 여기는 동생네~ 알라딘 폐인이라 할 만하죠? ^^

bookJourney 2008-01-26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저는 감히 엄두도 못내는 일입니다. 멋지세요, 순오기님도, 다른 구루지회원들도, 모두모두 멋지십니다. 짝짝짝 ~~~

참, 이금이 작가님의 책에 나오는 '밤티마을'은 율리라는 이름 대신 밤티마을이라고 불린다지요. 이렇게 예쁜 이름들을 왜 잊으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순오기 2008-01-27 13:20   좋아요 0 | URL
헤헤~ 저기에 생각나지 않던 이름들도 어제 같이 얘기하며 알아냈어요. 추가로 올리면 '상골, 몽추골, 배울... ^^
밤티마을을 율리라고 바꾼 그들이 미워요~ㅠㅠ 그래도 이금이작가님 덕분에 동화속에서 살아났으니 다행이죠!

웽스북스 2008-01-26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알라딘의 새애인은 누구신가요?
다음번에 올라오실 땐 저두 애인으로 승격시켜주세요! ^_^

순오기 2008-01-27 13:21   좋아요 0 | URL
ㅎㅎ 알라디너가 모두 내 애인이에요~~
그중에 특별한 새애인은 공개모집할 걸 그랬군요!^^

라로 2008-01-26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임을 다 합치시면 몇개나 있으신거에요???
정말 늘 와~~입니다!!!ㅎㅎ
전 친정인 일산 갔다가 어제 친정부모님과 내려왔어요~.
희망이와 처음으로 KTX를 탔어요~.
저두 님의 애인중 하나인가용???헤헤헤

순오기 2008-01-27 13:22   좋아요 0 | URL
모임이요? 친정형제들 하나, 아들친구 엄마들 하나, 그리고 독서회 3개뿐이에요.
이젠 알라딘 모임 하나 조직해볼까요? ^^

마노아 2008-01-26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살아있는 교육을 매번 몸소 실천하신다니까요. 많이 배울 점이에요!
그나저나 새 애인 서울에서 대기중입니다^^

웽스북스 2008-01-27 01:47   좋아요 0 | URL
흐~! 새 애인님이 마노아님이셨군요 으흥 질투 질투~

순오기 2008-01-27 13:23   좋아요 0 | URL
히히~ 나의 싸~랑~새애인, 낼 봐요!! ^^

순오기 2008-01-27 13:24   좋아요 0 | URL
으악~ 웬디양님의 저 질투의 눈길~~ㅋㅋㅋ
자기는 깐따님이 있잖아?~흥~ 홍~ 메롱!! ^^

깐따삐야 2008-01-27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순오기님 고향이 충남 당진이세요? 전 바로 옆동네여요. 심하게 방가방가~~^^

순오기 2008-01-27 13:35   좋아요 0 | URL
어머~ 당진 바로 옆동네가 어디일까?
스산(충청도에서 서산을 절대 서산이라 안하죠), 예산? 몰라 몰라~ 알려주셈^^

아영엄마 2008-01-27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님네도 대가족이군요. 여기저기 흩어져 살다보면 모이기 참 힘든데 이렇게 한 번씩 만나면 참 반가울 듯 싶어요. 이번에 외할머니 상으로 포항내려가니 사촌 오빠가 가족 모임 차원에서 인터넷에 까페 하나 만들자고 하더군요.

순오기 2008-01-29 01:15   좋아요 0 | URL
어머~아영엄마님 반가워요.
님도 포항까지 가려면 보통 일이 아니겠어요.
가족모임 카페도 좋은 생각이군요. 이제는 이미 인터넷세상이니까요!
 

내가 학창시절 읽었던 에세이에 '실반지'에 관한 짧은 글이 있었다. '하얀길' '아카시아' 등을 쓴 '신지식'님이었다 기억하지만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내가 기억하는 '실반지'는 이런 내용이다. 

결혼반지도 잘 끼지 않는 젊은 여인이 언제나 실반지를 끼고 있었다. 남편은 무슨 사연있는 반지일까 싶어 자꾸만 물어봐도 아내는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움만 탈 뿐 입을 열지 않았다. 이에 남편의 궁금증과 호기심은 더욱 깊어져서, 첫사랑과 관계된 추억의 반지일까 의심하며 왜 말을 못하냐~ 추궁하여 급기야 부부싸움에 이른다. 친정어머니께 온 여인은 남편이 싫어하니, 이제 그만 반지를 빼야겠다며 어머니께 맡긴다. 그 실반지의 사연은 초경을 치룬 딸에게 어머니가 해 주신 사랑의 징표였다.

예전에는 월경을 한다는 것이 부끄러워 행여 누가 알세라 얼마나 가슴 졸였던 일이던가......
내가 여고때 이 글을 읽으며 이 다음 엄마가 되었을 때, 우리 딸이 초경을 맞으면 실반지를 해 줘야지 생각했었다. 그 글을 읽은지 20년도 더 흘러 2002년 1월 25일 드디어 우리 큰 딸이 초경을 맞았다. 초등 6학년이 끝나가는 무렵에, 하하하~~~~~

쑥스러운 아빠가 케익을 사오고, 속 옷 선물도 준비하여 축하 파티를 열었다. 엄마가 될 수 있는 당당한 여자로 거듭나는거라며, 구성애씨의 조언처럼 우린 한껏 띄워주며 축하를 했다. 그때 열 살이 되던 아들녀석은 '거시기'를 알고 있어 킥킥거리니, 우린 엄숙한 분위기를 만들고 짧은 훈시를 했다. "이제 누나는 어른이 되어가는 거니까, 함부로 대하거나 놀려서는 안 되는 자랑스런 일"이라고. 그때 일곱 살이던 막내 민경이는 뭔지 모르니까 눈만 반짝거리며, 엄마 말이 빨리 끝나 케익 먹기만 기다렸다. ^^  다섯 식구가 둘러앉아 기도를 하고, 촛불을 불어 끈 후에 케익을 맛나게 먹었었다. 그리고 동네 서울금방에서 거금 2만원을 주고 맞춘 18K 반돈 실반지에 2002년 1월 25일 날짜를 새겨 선물했었다.

홈페이지에 올렸던 기록을 보면 2004년 3월 열 살이 된 막내가 언니가 빌려주었다면서 그 실반지를 끼고 있었다. 이제는 '거시기'가 무언지 알기에 반지의 사연을 말해 주었고, 이 다음 너에게도 실반지를 해 줄거라고 말했다. 아이는 행복한 표정을 지었고... 우리 큰딸이 실반지를 끼고 다니지는 않지만, 먼 훗날 초경에 대한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리라 생각한다.

민경이는 성숙도가 빠른지 5학년 되던 2006년 3월에 바로 초경을 하게 되었는데, 식구들이 아는 걸 부끄러워해서 엄마랑 둘이만 알고 덮었다. 축하파티나 선물도 나중에 해 달라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그냥 저냥 지나게 되었다. 이제 중학교에 가니까 어떤 형태로든 의미를 담아 마무리를 해야할 일이다. 하지만, 민경이는 아무것도 안 해줘도 된다며 오늘도 거부한다.

요 페이퍼를 쓰면서 큰딸에게 확인하니 잃어버렸다고 한다. A형 성격상 소중하게 잘 간직해 놓고 못 찾는게 아닐까 생각한다며 방구석 어딘가에 있지 않겠냐고.......17년째 사는 이 집에서 이사간다면 나올지도 모르겠다. 음, 큰딸이랑 막내랑 세트로 실반지를 다시 해 줄까? ^^

아~~~~~ 요즘 딸 없는 사람도 많은데, 난 실반지 해 줄 딸이 둘이나 있어 행복하다. 흠, 딸 없는 사람들은 이런 마음 모를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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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01-24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엄마십니다!!!

순오기 2008-01-24 17:50   좋아요 0 | URL
요거 끼적인다고 밥 준비도 안해서, 저작권료 지불하느라 피자 두판 쏩니다! ^^

행복희망꿈 2008-01-24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반지에 그런 의미도 있었군요. 저는 실반지 해줄 딸이 둘 이나 있답니다. ^*^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엄마께 우겨서 반지 하나를 얻었어요.
결혼하지 전까지 끼다가 결혼해서 아이들 낳고 작아진 반지를 낄수가 없어서 녹여서 다시 셋팅을 해서 지금은 디자인이 조금 다르게 만든 반지를 끼고 있지요.
저도 이 페이퍼내용 기억했다가 딸아이들에게 하나씩 선물해줘야 겠네요. ^*^

순오기 2008-01-25 02:20   좋아요 0 | URL
딸이 둘이나 되는 꿈님은 복 받은 거야요.^^ 뽀송이님은 모를거얍,흠!
저는 이상하게 반지를 못 껴요. 걸리적거려서... 그래서 모아놓고 있다가 남 좋은 일 시켰어요. 그래도 뭐 아깝지도 않더라는... 이제 더 나이 먹으면 폼나게 하나는 있어겠지요? ^^

뽀송이 2008-01-25 21:10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미워요.ㅡㅡ;;
딸 없어서 가만히 찌그러져 있는 뽀송이에게 이리 심한 페퍼로 염장을 지르시다니...

순오기 2008-01-25 21:24   좋아요 0 | URL
에구~ 진짜 화나셨나? 가슴이 철렁하는데...우짤꼬? ㅠㅠ
무릎팍 꿇고 빌어야겠당!

전호인 2008-01-24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깊은 뜻이 있었군요. 해람이가 벌써 가슴에 멍울이 잡힌다고 브라의 형태가 나는 윗 속옷을 입고 있습니다. 이 녀석도 거시기의 날이 멀지않아 보이는 걸까요. 옆지기가 알아서 잘 하겠지만 님의 글을 읽으니 괜시리 걱정이 됩니다. 실반지의 의미를 알았으니 벤치마킹해봐야 겠군요.

순오기 2008-01-25 01:52   좋아요 0 | URL
요새는 아빠가 축하해주는 거라고 해서, 우리도 아빠가 케익 사고 선물 사고 그랬어요. 물론 연출은 엄마 몫이었지만...머지않은 해람이의 거시기의 날을 위하여!!^^

웽스북스 2008-01-25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이제 우리 초경까지 알라딘에 팔아먹느냐며, 항의는 안했나요? ^_^ 순오기님은 정말 따뜻한 엄마에요- 민경이는 목걸이를 해주는 게 어떨까요? 심플하고 소박한 목걸이를 엄마가 해줬다며 늘 지니고 다니는 애들이 전 참 부러웠어요. (전 근데 1년도 못가서 잃어버리긴 했었네요 ㅠㅠ)

순오기 2008-01-25 02:28   좋아요 0 | URL
민경이 목걸이 굿아이디어!! 감솨~~~~ 우리 세모녀가 같이 해야겠어요. 내가 목걸이만 지니고 있었는데 얼마전에 알맹이는 없어지고 줄만 남았거든요. 이참에 기념으로...거시기의 날짜는 각자 새기고 난, 중3 여름이었는데~~~ㅎㅎ
우리 큰딸 왈, 자기들의 저작권은 엄마에게 있답니다! 하하하~~~~ 역시 똑똑한 딸이야, 그걸 알다니! 흐흐흐

마노아 2008-01-25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낭만이 넘쳐요! 이런 모녀 관계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실반지를 주면서 축하해주는 초경이라니, 멋진 교육이에요^^

순오기 2008-01-25 01:55   좋아요 0 | URL
그쵸 그쵸, 멋지죠? ㅎㅎㅎ또 자기만족이다~~~~~~ㅋㅋㅋ
웬디양님의 조언을 받아들여 세모녀가 목걸이 하나씩 해야겠어요. 18금으로...^^

비로그인 2008-01-25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실반지해줄 딸있어 행복합니다.
포경수술 해줄 아들 있어 돈들고 두려워죽겠다며 엄살피워 미치겠습니다.

순오기 2008-01-25 19:44   좋아요 0 | URL
딸도 있고 아들도 있어야지요. 딸이 자매라면 더 좋고요! ^^
우리 아들은 중3이 되는데 아직도 안 했어요. 꼭 해야하나...

세실 2008-01-25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예쁜 사연이네요. 저두 곧 있을 보림이의 초경을 위해 실반지 해주어야 겠습니다.
맘은 중학교 들어가서 했으면 좋겠어요.

순오기 2008-01-25 19:4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중학생 때 하면 좋을텐데...요즘엔 다들 빨리 하더라고요.
너무 어려서 하면 짠~~하더군요. ㅠㅠ

실비 2008-01-25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지세요^^
전 이야기 했다가 숨기는 분위기였는뎅..
가족끼리 축하해주고 하면 정말
기분 좋고 몸을 더 소중하게 여길거 같아요
정말 나중에 딸 낳으면 이런일도 저런일도
생기면 즐거운것 같네요~

순오기 2008-01-25 19:46   좋아요 0 | URL
실비님때는 그랬겠지만, 요즘엔 너무 어려서해서 그런지 아빠한테 막 자랑하고 그런대요! ㅎㅎ부끄러움도 없이 당당한 딸들이야욧! ^^

뽀송이 2008-01-25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머예욧!!!
왕~ 삐짐 ㅡ,.ㅡ
앙~~~앙
아들 둘 뿐인 뽀송이는 울고 가요. 흑흑흑...^^;;

순오기 2008-01-25 21:11   좋아요 0 | URL
호호~너무 알콩달콩 잼나게 사시는 뽀송이님 샘나서 염장이라죠~ㅋㅋㅋ
홍홍~ 뽀송이님이 부러운 분도 엄청나게 많다는 전설이~~~~ ^^

뽀송이 2008-01-25 21:31   좋아요 0 | URL
그래도 삐진거 다 안풀렸어요.헤헤^^
아들 둘 뿐이라고 좌절모드로 우울한 밤 보내면 순오기님이 맛난 거 만들어 주셔야해요.^^;; 순오기님이 만드신 팥칼국수라면 금방 풀릴 것 같은데요.^^

순오기 2008-01-25 21:51   좋아요 0 | URL
헛~ 팥칼국수~~ 오늘밤에 우리 애들이랑 해 먹었어요.
뽀송이님 기분을 뽀송뽀송하게 하는 게 팥칼국수라면 10번이라도 해 드리지요!
 
마사코의 질문 책읽는 가족 3
손연자 글, 이은천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에 수록된 9편 중에 6학년 1학기 읽기에는 "방구 아저씨"가  4학년 2학기 읽기에는 "꽃잎으로 쓴 글자"가 실려 있다. 요즘 한글도 제대로 모르는 아이들에게 영어와 한자교육을 우선하는 걸 보면 안타까운데, 한 술 더 뜬 인수위 발표에 따르면 앞으로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영어로 수업을 한대나 뭐래나~~ 참, 우리말과 글은 언제 익힐 것인지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아예 우리 말을 싸그리 없애고 영어를 공용어로 하시지! 쩝~~~

세계 60억 인구가 쓰고 있는 말의 가짓수는 약 3,000~4,000개, 그 말 중에 문자까지 있는 것은 겨우 300개 남짓이라고 한다. 우리글은 단지 24개의 모음, 자음으로 무려 11,172자를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발명품이다. 가로, 세로의 직선과 네모, 동그라미 가지고 못 만드는 글자가 없는 자랑스러운 문자다. 우리가 아끼지 않고 자랑하지 않는다면 누가 알아주겠는가? 참으로 세종대왕이 통탄할 일이며, 우리의 말과 글을 무시하는 그들에게 이 책을 읽히고 싶은 심정이다.

손연자님은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이 겪은 고난과 아픔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아 놓았다. 우리 아이들은 그 시대의 아픔을 얼마나 알고 있으며, 반성하지 않는 저 뻔뻔한 일본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우리 어린이와 젊은이들의 역사인식이 어떨지 자못 걱정스럽다. 이런 걱정을 덜기 위해서도 초등 고학년에게 <마사코의 질문>을 읽혀야지 다짐한다. <마사코의 질문>을 처음 읽을 때, 우리의 아픈 이야기 제목이 왜, '마사코의 질문'인가 의아했었다. 하지만, 책을 덮으며 비로소 이해되었던 제목은 오늘날까지 반성하지 않는 저 일본인들에게 '당신들은 진정 피해자일 뿐인가?'라고 우리와 그들의 양심이 던지는 물음이었다.

나라와 민족의 뿌리가 되는 것은 얼과 말과 글이라고 한다. 나라를 빼앗겼던 일제강점기에 조선의 말과 글로 시를 쓰는 사람이 되라는 엄마의 가르침에 '꽃잎으로 쓴 글자'의 승우는 마음을 다지고...  손연자님은 한자말을 거의 쓰지 않고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한껏 살려준다.

'잠들어라 새야'에서는 정신대에 끌려갔다 돌아온 딸을 부둥켜안고 통곡하던 어머니의 아픔과 사랑에, 난 책을 놓고 울었다. 어머니만이 할 수 있는 절절한 사랑이다. 지금은 할머니가 된 그들을 누가 이렇게 감싸고 사랑해 주었는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정신대 할머니들의 한을 누가 풀어줄 것인가? 그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답답하다.

'잎새에 이는 바람'은 시인 윤동주의 이야기다. 온 국민이 애송하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로 시작하는 그의 서시는, 우리와 교감되는 그의 정신이고 아픔이다. 그는 생체실험의 희생양으로1945년 2월 16일 금요일 오전 3시 36분, 27세 2개월로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생을 마감했지만, 우리 민족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있는 시인이다.

'꽃을 먹는 아이들'과 '남작의 아들'. 그리고 '흙으로 빚은 고향'에선 개인과 민족의 정체성을, '긴 하루'에선 가해자에게 베푸는 피해자의 사랑과 용서를 이야기하고 있다. <마사코의 질문>은 이렇게 개인과 민족이 겪어야 했던 아픔을 모두 8편에 담아놓았고, 정직하지 못한 일본인에게 던지는 9편째 '마사코의 질문'으로 그들의 책임을 물으며 끝난다.

끝에 <일러두기>를 통해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정리해 이해를 도왔고, 신형건님의 "역사의 진실을 밝혀야 하는 까닭"을 실어 또 한번 우리에게 다짐을 하고 있다. 아이들은 머리말이나 해설을 잘 읽지 않는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에겐 반드시 작가의 말부터 끝까지 읽을 수 있도록 지도하면 좋겠다.

세계 어느 나라인들 수치스럽고 감추고 싶은 역사가 왜 없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욕의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는 건, 올바른 역사인식으로 민족과 나라가 발전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반성하지도 않고 왜곡시킨 역사로 후세를 가르치다간 결국 자신들의 미래를 망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역사인식은 어떨까? 우리 말과 글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 심각하게 고민되는 요즘 이 책으로 역사인식을 새롭게 하며 작은 위로라도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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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푸른책들과 보물창고에서 6기 신간평가단을 모집합니다!
    from 파피루스 2008-02-01 00:31 
    2006년 이금이작가님 '밤티마을 블로그'에서 푸른책들의 신간평가단 모집 공고를 보고 응모했었죠. 리뷰라는 걸 써보지도 않았지만, 나름 동화를 많이 읽었기에 용기를 냈었답니다. 다행히 3기 신간평가단으로 뽑혀 지금까지 우수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답니다. 그 덕분에 알라딘도 알게 돼서 이제는 제 놀이터가 되었지만...  신간평가단 관심있는 분들은 참여해 보시라고 알려드립니다. (혹시, 참고가 될까 싶어서 제가 응모할 때 올렸던 '유진과 유진
 
 
bookJourney 2008-01-24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이가 이 책을 골라읽던데, 소감을 어떻게 정리했는지는 기억이 안나네요.
순오기님 리뷰를 보니까 저도 읽어야 하는 책인것 같아요~

그나저나, 정말 영어로 수업을 할까요? 인수위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흐유.

순오기 2008-01-25 02:28   좋아요 0 | URL
음, 저는 8월이 되면 이 책을 다시 읽어요. 학교 아이들에게도 반드시 읽히고요~~ 용이도 독서수준이 상당히 높아요. 역사인식도 어른 빰치는 것 같고요!
인수위 사람들뿐 아니라 요즘 사람들 뭔 생각으로 사는지 ~~~ 걱정스러워요!

마노아 2008-01-25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의 강추 도서!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순오기 2008-03-12 08:25   좋아요 0 | URL
우리동에서 작년 7월에 '한마을 한책읽기'를 시작하며 '역사를 동화로 읽기'첫번째 책으로 선정했지요. 분기별로 계획했는데 동장님이 8월에 발령나서 흐지부지 되었지만, 어머니독서회에서 꾸준히 하고 있어요.
사회샘은 꼭 읽으셔야 할 책이겠죠. 저는 읽을때마다 울어요.ㅠㅠ

비로그인 2008-01-25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관함에 넣었어요.
꼭 읽어보고 애들도 읽히려구요.
추천해주셔서 고마워요.

순오기 2008-01-25 19:49   좋아요 0 | URL
독서회 엄마들도 읽으며 다들 눈물 난 우리의 아픈 역사죠.
애들은 그렇게까지 찐하게 느끼지는 못하지만, 역사를 안다는 의미에서도 읽어야 할 책이에요.

세실 2008-01-25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림이가 이제 6학년이 됩니다. 꼭 읽어보게 해야 겠습니다.

순오기 2008-01-25 19:50   좋아요 0 | URL
아하 6학년이 되는군요. 아드님은 4학년?
저는 가능하면 교과서에 실린 원작을 꼭 읽도록 하고 있어요.

뽀송이 2008-01-25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사코의 질문> 좋죠.^^
6학년 아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지요.^^

순오기 2008-01-25 21:22   좋아요 0 | URL
그쵸~ 꼭 읽어야 할 책! 정말 어른 아이 다 읽어야 할 책이에요.

프레이야 2008-03-25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오래 좋은책으로 읽히는 책이죠.
축하해요, 순오기님^^

순오기 2008-03-25 21:10   좋아요 0 | URL
오마낫, 여기에 댓글을 달았군요. 감사^^
정말 '마사코의 질문'은 꼭 봐야할 책이에요. 그쵸?
 
지청구꾸러기

깐따님과 메피님의 글에 이어, 한때 태그쓰기에 동참했고 또한 야양청스교의 다섯번째 신도인 순5기인지라 한소리 지껄여야 할 분위기다. ㅎㅎ

깐따님은 츄리닝 바람에 목도리 둘둘 감고 산책나가 지청구 먹었다는데, 나는 따끈한 아랫목에 누워있던 아들녀석을 갈궈댔다. 바로 어제 밤에... 성장기에 그렇게도 듣기 싫어했던 엄마의 잔소리를 이제는 맘껏 쏟아내는 '잔소리쟁이 엄마'가 된 것이다. 잔소리 듣기 싫어 나도 일찌기 독립하려 했건만, 결혼 외엔 절대 독립할 수 없다는 아버지의 추상같은 호령에 스물아홉에 결혼하고야 비로소 독립(?)했다.^^

사실은 나도 남편에게 퍼부어대고 싶은 잔소리를 아들한테 하는거다. 우리 아들넘 일찌기 이 사실을 간파하고 "아빠, 아빠 때문에 내가 엄마한테 욕 먹잖아!"라고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씨도둑질은 못 한다더니, 어쩜 그리 지 애비를 닮아가는지......'으이구, 내가 못 살아!' 이러면서 내가 산다. ㅋㅋ

경제적 상황도 뭐 호기 부리며 학원 보낼 여건도 아니지만, 집에서 공부 안하는 넘 학원 간다고 하겠나 싶어... 그냥 시간 쥑이며 노는 꼴 보기 싫어도 중2까지 학원을 안 보냈다. 이제 노는 게 몸에 밴 아들 녀석을 이대로 방치하다간 고등학교에서 심화반은 커녕 인간 취급도 못 받는 상황이 될까봐, "이제 중3 되는데 공부 좀 하지." 라고 점잖게 권면했다. 전에 태그 쓰기에서 '전설의 56점'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욘석이 그래도 중학교 입학할 때 대표로 선서하고 들어갔는데 수학 56점을 비롯하여 성적이 말이 아니다. 뭐 길게 본다면 그깟 중학교 때 점수나 전교 등수가 그리 대수겠냐 싶어 없는 여유를 부리며 봐줬다. 그래도 이참에 영어든 수학이든 해야될 거 같아 학원가서 테스트를 받고 오라 해도 감감... 1월 초에 그도 안하면 엄마한테 밥 얻어먹기 어렵겠다 싶었는지 한 날은 동생따라 학원에 갔다 왔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그냥 나 혼자 해본다고 했어." 이러는거다.

그래, 공부야 지가 맘 먹으면 하겠지 싶어 지켜보기로 했다. 그런데~~~ 20일이 지나도 날마다 빈둥거리지 도통 공부를 안하는 거다.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아니면 수학문제라도 한 장씩, 그도 아니면 영어단어라도 30개씩... 이참 저참 얘기를 해도, 공부 계획을 짜보라 해도 무반응이다. 겉으론 덤덤한 척 해도 사실 엄마는 속이 탄다.

이녀석이 중 1때 자기반 카페에 남긴 좌우명이 '오늘은 편하게 내일부터' 였었다. 그땐 참 너 다운 좌우명이다 웃었지만, 이런 정신이 아들을 지배하고 일생을 저런 자세로 산다면 눈앞이 캄캄할 일이다. 내일은 죽을 때까지 내일이지 않는가! 우리 남편이 이런 정신으로 오늘을 편하게 살다보니 지금의 상황이 되었을거라 생각돼, 원형탈모가 올 정도로 심각한 테트리스를 받았던지라 그냥 웃을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아들을 심하게 갈궈대기도 했다.

내가 순오기인지라 딸들은 나를 닮았으면 제 앞가림을 하고 살거란 믿음이 있다. 헌데 아들에겐 그런 믿음이나 신뢰가 생기지 않으니 문제다. 그래서 어제도 점잖은 말로 시작했는데, 옆에 있던 큰딸년이 대변인 노릇을 하는거다.

"애들 다 그렇지, 나도 중학교 때 저렇게 지냈고, 엄마가 나한테도 똑같은 말을 했어.

"넌, 니 목표가 있었고 거기에 합당할 만큼의 노력은 했잖아. 그래서 결과를 얻었고!"

"그건 면접용 멘트지, 나도 뚜렷한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야. 그래도 제일 나을거 같아 선택한거지" "엄마는 괜히 애를 갈구지, 그렇다고 대책을 세우거나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아니잖아."

"환경? 환경탓하며 아무것도 안하면 뭐가 달라져? 다 자기가 노력한 결과를 얻는거지!"

"그래서 엄마 결론은 공부하라는 거잖아. 엄마는 중학생 때 목표를 세우고 공부했어?"

"그래, 엄마는 그랬다. 고등학교 떨어지면 공장가서 돈 번다고 2차 지원도 안 했다."

"헐~ 이번에 외할머니한테 가서 엄마의 비리를 다 알아와야지"

"엄마는 치부와 비리를 다 공개하며 살잖아. 그 이상 뭘 원해?"

제 누나랑 엄마가 치열한 말싸움을 벌여도 아들녀석은 침묵이다.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며 눈감아 버리고, 컴퓨터에 앉아 있던 막내가 "이제 그만하지, 그러다 진짜 싸우겠네." 라고 말리는 바람에 끝냈지만 나는 여전히 씩씩댔다.

"아니, 요것들이 대가리 커졌다고 따지고 들어? 어려선 엄마가 지존인 줄 알더니만... 자식을 낳았으면 행복하게 해 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박박 대들질 않나~ 니들은 부모한테 순종하고 기쁘게 해줘야 할 의무는 없는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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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1-24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저 딸내미 꼭 저같네요
우리 엄마가 저한테 제일 섭섭해하는 순간인데, 이 성격이 참 안죽네요

그나저나 엄마가 자식한테 하는 가장 일반적인 구박은 니아빠닮았다,군요
우리엄마도 그래요 ㅋㅋㅋ

순오기 2008-01-24 00:53   좋아요 0 | URL
지 애비 닮았단 말은 사실 대놓고 하지도 못해요.ㅠㅠ 그래도 눈치가 빤해서 다 알지만...우리 딸년은 꼭 지 애미 닮아서~~~~~ㅎㅎㅎ

bookJourney 2008-01-24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요즘은 아이들도 그냥 혼내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저 어렸을 때는 속으로는 꿍얼거려도 겉으로는 못대들었는데 말이지요.
제 조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엄마한테 혼나면서 하는 말이 "내가 왜 혼나야 하는지 내가 이해할 수 있게 제대로 설멍을 해줘야 하잖아요." 였답니다. ^^;;

순오기 2008-01-24 00:54   좋아요 0 | URL
ㅎㅎ 요새 애들 진짜 똑똑해서리...쩝!
근데 나도 우리 아버지랑 치열하게 싸웠어요. 내가 울 아버지랑 제일 닮았거든요! 씨도둑질은 못하는 그 아버지에 그 딸이죠.

깐따삐야 2008-01-24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씨도둑은 못 한다고 지애비를 닮아가지구~ 진짜 많이 듣는 말이에요.
너도 너랑 똑같은 딸 낳아서 한번 키워봐야 돼, 뭐 그런 말씀은 안 하시는지?
저희집은 아들인 오빠는 내놔도 끄떡없는데 딸인 제가 항상 문제라는. -_-

웽스북스 2008-01-24 00:55   좋아요 0 | URL
우리집은 그나마 내가 좀 나은데, ㅋㅋ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거 아냐? ㅋㅋ)

순오기 2008-01-24 01:04   좋아요 0 | URL
너도 너랑 똑같은 딸 낳아서 한번 키워봐야 돼. 내가 울엄마한테 들었던 말인데, 우리딸한테 써먹으면 "난 그럴까봐 결혼 안해!" "흥, 그런 말하는 사람이 더 일찍 시집가더라. 그러니 진짜 안갈거면 그런말 하지마!"
우린 이러면서 싸워용! ㅎㅎ

깐따삐야 2008-01-24 01:03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서 좋겠어요. 우리는 누가 봐도 오빠가 더 나은 것 같아요. -_-

근데 저는 정말 저를 닮은 딸을 낳으면 어쩌나 걱정이에요. 저를 닮은 아들을 낳으면 더더 걱정이구요. (사내자식이 저 같아서 어따 써.) 근데 결혼은 하고파요. 저를 안 닮은 남자랑. ㅋㅋ

순오기 2008-01-24 01:06   좋아요 0 | URL
난, 우리딸한테 '엄마만 닮아봐라! 어디 버릴게 하나라도 있어?' 막 이러면서 우긴다는...ㅋㅋ
결혼은 서로 안 닮은 사람이랑 만나야 하는거래요. 그래서 또 다르다고 싸우면서 싸는 게 인생이죠.ㅋㅋ

웽스북스 2008-01-24 01:08   좋아요 0 | URL
그게 아니고 제 동생은 밤새 게임만 하고요 애가 아직 철도 덜 들었고요
(내동생은 막, 우리누나는 밤새 알라딘질만 해요, 이러는거 아냐? -_-)

깐따삐야 2008-01-24 01:16   좋아요 0 | URL
우리 오빤 예전에 스타크래프트 하느라 고로코롬 안 자더니만 나는 서재질 하느라 못 자구. 어느 집이고 인터넷이 문제로고! ㅋㅋ

웽스북스 2008-01-24 01:19   좋아요 0 | URL
우리엄마가 요즘 동생과 아빠와 내가 컴퓨터에 앉아있음 하는 말
PC방 같애....-_-

대화가 필요한 우리집 ㅋㅋ

깐따삐야 2008-01-24 01:33   좋아요 0 | URL
나도 밥 먹을 때 엄마 얼굴 잠깐 보구 아빠랑은 타이밍 안 맞아서 그나마 얼굴 마주하기 힘들고. 노트북 산 뒤로는 더 하네. 그냥. ㅋㅋㅋㅋ

마노아 2008-01-24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요새 듣는 잔소리는 정리 좀 하고 살라는 거랑 책 좀 그만 사라는 거요. 근데 아까 책 주문 이미 넣었...;;;

bookJourney 2008-01-24 01:17   좋아요 0 | URL
음, 저랑 비슷한 얘기를 듣는군요.
퇴근하면서 책 보따리를 들고 가면 아이가 사색이 됩니다. "또 책 샀어?"라고 하면서요. "아니, 빌린 거야."라는 말에 아이가 안도하는 표정을 짓고 말이지요. 가끔 엄마랑 아이랑 바뀐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절 안 닮은 것 같고요 ㅠ_ㅠ

순오기 2008-01-24 01:19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애들한테 한소리 들어요. 엄마도 맨날 알라딘만 하잖아?
엄마가 우리집에서 컴터 제일 오래 차지하는거 알아? 엄마는 새벽에도 하잖아~ ^^
우리딸도 '엄마 책 사는 것만 줄여도 ... 해줄수 있잖아?'
그래, 엄마가 유일하게 부리는 지적허영이다 왜? 이러면서 또 싸우죠! ^^

웽스북스 2008-01-24 01:21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저도 완전 비슷해요- ㅋㅋ
엄마가 방에 들어와 한숨을 쉬고는... 내가 널 잘못 키웠나보다....라고 말한 적도 있어요, 방이 너무 지저분해서

오늘은 청소 싹 하고 엄마한테 막 자랑했어요 ㅋㅋㅋㅋ

순오기 2008-01-24 01:44   좋아요 0 | URL
저도 청소는 대충하고 살아요. 알라딘에서 놀 시간은 있어도 다들 청소할 시간은 없잖아요. 우리가~ ㅎㅎ 그래서 우리 애들한테도 청소로 잔소리는 못해요.^^
"큰딸~ 요즘 사람 살만한 방은 되냐?" 물어보면, "응 수일내로 살만하게 치울게~ " 이런답니다! 이것도 날 닮아서~~~~ 말 못해욧! ㅋㅋ

깐따삐야 2008-01-24 01:31   좋아요 0 | URL
크크크큭! 아... 야밤에 웃겨서 쓰러지겠어요. 순오기님네 아이들 완전 대박이에요. 정말 멋진 가족이에요.^^

마노아님은 책 좀 그만 사란 말을 들으시는군요. 저희 엄만 책은 읽어서 뭐하냐고 하세요. 읽어도 읽어도 멍청하다구. ㅠㅠ

순오기 2008-01-24 01:45   좋아요 0 | URL
그러잖아도 엄마가 알라딘에 지들 팔아먹는다고 난리에요.ㅎㅎㅎ

Mephistopheles 2008-01-24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하는데...순오기님은 벌써(?)부터 밀리시는 것 같다는...ㅋㅋ

순오기 2008-01-24 01:49   좋아요 0 | URL
요것들이 엄마가 최고인 줄 알더니만, 요샌 엄마의 무식이 들통나서 잘 먹히질 않아요.^^ 흥, 어림없지~~~~ 지들이 내 속에서 나왔는데 나를 이겨! 이러면서 절대 안 밀리는 용감한 엄마야욧! 그래서 또 우리 딸이 엄만 궤변쟁이라고...^^

Mephistopheles 2008-01-24 01:55   좋아요 0 | URL
계엄령을 선포해버리세요!

웽스북스 2008-01-24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 지들 팔아먹는다니 ㅋㅋㅋㅋ

순오기 2008-01-24 01:49   좋아요 0 | URL
내가 팔아먹고 있잖아요. 전설의 56점부터... ^^
'엄마의 어록'이라고 만들까 하다가 너무 팔아먹는 거 같아 자제중!ㅋㅋ

웽스북스 2008-01-24 13:0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저도 회사사람들, 친구들 막 팔아먹고 있네요 그럼 ㅋㅋ

비로그인 2008-01-24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가 똑소리나니 애들도 그런것 아닌가요?
애들은 엄마의 거울이라잖아요.
한참 웃고 갑니다.

순오기 2008-01-25 02:29   좋아요 0 | URL
우리 딸이 그러잖아도 '엄마 닮아서 똑부러진다고~~' 원성이 자자해요.
"그래서, 뭐 잘못 된거 있어? 나만 닮아라, 버릴거 하나나 있어?"
막 이러면서 들이밀죠~~~ 내 거울이란거 진즉부터 이실직고 했어요!ㅠㅠ

무스탕 2008-01-24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애들 구박할때 아빠 들으라고 하는 소리가 '저 전주이씨녀석들.. --+' 하며 구박해요.
저도 애들한테 구박받아요. 엄마책좀 그만사! 하고요.. ㅠ_ㅠ
아직까지는 애들을 잡고 사는데 언제 뒤집어질지 모르죠. 걱정이야요.. ( ")

순오기 2008-01-24 14:08   좋아요 0 | URL
그댁은 전주 이씨군요. 저는 덕수이씨...충무공, 율곡 막 읊어대요. 뒤집어지는 건 순간이에요. 뭐 같이 뒤집어지는 엄마들 많으니 혼자 슬퍼하지 마셈! ^^

2008-01-24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4 15: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살청님의 페이퍼에서 '장진주사'를 보고 생각 나서 끼적여본다.

지난 토요일 KBS TV '한국사 전' (내가 유일하게 챙겨보는 프로그램)에서 송강 정철이 나왔다. 기축옥사를 몰고 온 정치인 송강에 대한 평가와 시인으로 본 송강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지만, 내가 그것을 왈가왈부할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니 그냥 덮어두고, 엄청나게 술을 좋아해 늘 취해서 정사를 봤다는 송강. 보기 딱한 임금께서 "딱 한잔만 마시라"고 은잔을 하사하셨는데, 송강이 두드려 펴서 늘렸다는 그 은잔이 가보로 전해지고 있었다. 하여간 이렇게 술을 좋아했으니 '장진주사'는 당연히 송강이 쓸만한 시였다. ^^

유홍준 선생의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1'에 실렸는데, 내가 사는 빛고을에서 가까운 담양은 가사문학의 산실로 송강 정철의 고향 마을인 지실마을과 그의 정자인 '송강정'을 둘러볼 수 있다. 마노아샘과 소곤거렸던 '여름방학 광주이벤트'를 한다면, 바로 가사문학의 산실인 담양을 안내하려고 한다. 소쇄원과 더불어 송강정, 식영정, 환벽당, 취가정, 명옥헌... 등 누정문화를 흠뻑 맛볼 수 있다. 식영정 옆에 거대하게 솟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멋대가리 없는 '가사문학관'까지 둘러 보면, 가사문학의 자료도 만끽할 수 있다.

자, 본론으로 돌아와 '장진주사'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 유홍준선생의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1'권 302~303쪽에 실린 내용을 옮겨본다. 물론 나도 공감하고 동의하기 때문이지만. ^^

한 잔 먹세그려, 또 한 잔 먹세그려
꽃 꺾어 세하면서 무진무진 먹세그려
이 몸 죽은 후에
지게 위에 거적 덮어 졸라매어 지고 가나
화려한 꽃상여에 만인이 울며 가나
억새, 속새, 떡갈나무, 백양 속에 가기만 하면 누른 해, 흰 달, 가는 비, 굵은 눈, 쌀쌀한 바람 불 때
누가 한 잔 먹자 할꼬
하물며 무덤 위에 원숭이 휘파람 불 때 뉘우친들 무엇하리

  이만한 낭만과 호기라면 한번쯤 가져볼 만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내가 송강의 '장진주사'를 무작정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내게는 그럴 만한 풍류도 허무도 없다. 더더욱 마지막 구절 "원숭이 휘파람"이라는 표현은 아주 못마땅하다. 송강은 원숭이를 본 일도 없었을뿐더러 동시대 독자인들 그런 이국의 짐승을 알 리 만무한데 왜, 그것도 마지막 구절에 집어넣었는가? 만약에 '송장메뚜기 뛰놀 때'라고 했으면 확연히 그 의미가 살아나는 것이 아닐까.

  나는 여기에서 송강과 송강시대 지식인의 한 단편을 본다. 모든 것을 자기 정서에 내맡기지 못하는 불안감, 뭔가 남 모를 유식한 끼가 있어야 차원이 높아 보이고, 이국적인 냄새도 약간 풍겨야 촌스러움을 벗어날 것 같은 착각이 일어나는 자신감의 상실증인 것이다.

  나는 송강의 이 허구성을 우리 시대의 민족문학, 민족예술에서도 수없이 보아왔다. 평론, 시, 그림, 음악, 연극 모든 분야에서 부질없이 유식한 체하기도 하고 모더니즘 냄새를 풍기고 인용하지 않아도 좋을 명저의 구절을 인용하고......

  송강이 성리학의 세계관에 입각해 사물을 인식한 것은 그가 넘기 어려운 성벽 안쪽 일이었음을 용인하지만 나는 이 '원숭이 정서'만은 이해도 용서도 못한다.
--------------------------------------------------------유홍준의 글, 일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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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1-23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 시리즈도 사두고 못 읽은 무수한 책 중에 하나였어요ㅠ.ㅠ
유홍준씨의 의견에 크게 공감해요. 여름방학 광주 이벤트 꼭 추진해요^^ㅎㅎㅎ

순오기 2008-01-23 08:36   좋아요 0 | URL
저도 줄줄이 사두었지만,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읽어요.
광주이벤트 참여하실분은 요 책부터 읽으라고~ 지금부터 분위기 띄울까요?^^
야양청스교 교주님부터 차례로 이벤트를 하시던데, 내가 순5기라 나도 이벤트 해야되는 분위기? ㅎㅎ

2008-01-23 1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3 1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3 1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bookJourney 2008-01-23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참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담양에 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아직도 실행은 못하고 있지요.
그런데, 여름방학 이벤트가 뭐에요? 궁금*궁금 ^^

순오기 2008-01-23 23:12   좋아요 0 | URL
앗, 용이랑슬이랑님이시닷! 방가방가~^^
여름방학광주이벤트~~~~?? 조금 더 있다가 불어버릴게요!
오프에서 만나면 훨~ 먼저 불어버릴지도...^^

2008-01-24 0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1-24 00:59   좋아요 0 | URL
아하~ 그러시구나.
영어로? 헉~난 영어울렁증 300% 켁켁!!

전호인 2008-01-23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년에는 선조에게 완전히 찍혀(?) 귀양살이로 비참하게 살다가 가신 실패한 정치인이었던 셈이죠. 그렇게 말년을 살았기에 애환이 묻어나는 주옥같은 글을 많이 남긴 것은 아닐까를 생각해 봅니다.

순오기 2008-01-24 01:00   좋아요 0 | URL
그렇다고 나오더군요. 너무 커버린 송강을 선조가 팽~ 해버렸다고!
그냥 시인으로만 있었다면 참 빛났을거란 아쉬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