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은 괴물 그림책 보물창고 41
마이크 탈러 지음, 자레드 리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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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생님은 어떤 분일까?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나 아이에게 제일 큰 관심사일 것이다. 이제 입학한지 한달이 되어가니 선생님에 대한 불안이나 공포는 많이 가시지 않았을까? 입학하기 전 이 책을 읽었다면 그런 불안심리를 진즉 떨쳐버릴 수 있었을 텐데, 뒷북치기 같지만 아직 그런 불안을 떨치지 못한 어린이가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검은 그림자로 불안과 공포를 조성하는 표지는  깜짝 놀란 아이들 마음을 잘 잡아낸 듯하다. 그런 불안과 공포가 극도의 긴장감을 더하며 선생님을 괴물로 그려내고 있다. 우리 아이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엽기행각의 그린선생님은 과연 어떻게 했을까?


질겅질겅 씹은 종이를 던진 프레디는 선생님이 내뿜은 불에 사라져버리고, 입냄새가 고약하다고 낄낄거린 에릭의 머리를 돌려 빼 지구본 대에 끼워 놓는 그린선생님, 헉~~ 이럴수가! 어린독자들의 불안을 덜어주는 게 아니라, 이건 최고의 공포감을 조성하는 거 아닌가? 은근 걱정이 된다.       
첫날부터 수학책 1쪽부터 200쪽까지 분수를 숙제로 내는 선생님, 아이의 반을 뚝 잘라 먹고 이제 1/2 이라며 분수를 설명하는 엽기엔 경악을 금치 못한다. 으아아아아악~~~~ 아이들의 공포가 최고조로 치달려도 그치지 않고 계속되는 선생님의 엽기행각......으악 무섭다!


하지만, 찌르르릉 울리는 벨소리에 화들짝 깨어난 내 눈앞에 짠~~~하고 나타난 선생님은? 요렇게  곱고 예쁜 선생님이다. 와아~ 예쁜 그린선생님을 발견한 어린이는 어떻게 했을까?ㅎㅎ

시인인 신형건님의 번역이라 짧은 문장이 시처럼 다가온다.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문에 얼비치더니 삐그덕.......문이 열려요. 그린 선생님이 스르르 미끄러져 들어와요. 칠판 위에 손톱으로 빠각빠각 긁어서 제 이름을 쓰네요......후닥닥 달려 나가 선생님을 와락 끌어안아요."  이런 장점에도 '선생님이 칠판에 제 이름을 쓴다는 표현은, 아이들이 읽기엔 자기 이름이라 해야 더 어울릴 듯해서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휴~안도하면서도 '말도 안돼' 괴물같은 선생님을 성토하는 소리로 교실이 시끌시끌하다. 어린 독자들은 놀랍고 두려웠던 감정의 앙금을 말끔히 씻어내고, 이런 괴물이 아닌 자기 선생님을 즐거이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독후활동으로 자기들이 창조한 괴물같은 선생님의 캐릭터를 그려보거나, 선생님에 대한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써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렇게 마음을 비워내면 선생님에 대한 새로운 감정이 싹트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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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배려 - 어린이 자기계발 동화 01, 엄마와 아이가 함께 감동한 베스트셀러 <배려>의 아동판 어린이 자기계발동화 30
한상복 원작, 전지은 글, 김성신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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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초는 반장이나 회장선거에 관심이 많은 기간이다. 이제 반장이나 어린이 회장선거에 나갈 어린이나 부모님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반장이나 회장이 될 아이들이 읽으면, 누구를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 수 있다. 너무 도덕적이고 교훈적이라 비판할 요지도 있지만,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배려'의 의미를 충분히 살려낸 책이다. 주인공 예나는 6학년인데 그림의 아이는 초등 저학년 같고, 내용도 어렵지 않아 저학년이 읽으면 좋을 듯하다. 큼직큼직한 글자나 삽화도 저학년이 보기에 딱이다. 고학년은 이 책을 읽고 감동하기보단, 좀 시시하다거나 딴지 걸고 싶어지지 않을까? ^^ 

6학년 학급 회장 선거에서 처음으로 떨어진 예나는 충격이 크다. 자기 계획대로라면 이번에 학급 회장이 되고 2학기엔 전교 어린이회장이 목표였는데... 잘난 척하던 예나는 학급의 '바른생활부장'이 되고, 학교의 '바른생활부차장'이 된다. 도저히 양에 안 차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잘 나가던 예나는 곤두박질한 자신에 심통나서 괜히 엄마까지 미워진다. 밤에 일하고 낮에 잠자는 엄마를 이해하거나 배려하는 마음은 전혀 없다.

하기 싫은 바른생활부를 억지로 하지만, 학교에서 바른생활부를 폐지하려는 걸 알고 서로 마음을 모은다. 3개월의 유예기간에 바른생활부가 꼭 필요한 부서라는 걸 알리자는 취지에서 아이들은 돕는 일을 시작한다. 바로 자기만 알던 예나가 장애아 수빈이의 휠체어를 밀고 등교시키는 도우미가 된다. 이 일을 하면서 예나는 생각을 바꾸게 된다. 수빈이의 실내화는 신지 않으니 더럽지 않아빨 필요가 없다는 걸 알고, 비로소 '배려'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임을 깨닫는다. 

아이들이 회의나 일을 추진하는 과정이 너무 어른스러운 것 같지만, 요즘 애들이 워낙 똘똘하니까 그럴수도 있겠다 넘어갈 수 있다. ^^ 아이들이 회의를 거쳐 의견을 결정하고 담당선생님의 도움으로 일을 해결하는 과정은 무리없이 진행된다. 아이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려고 노력하는 것도 꽤 참신해 보인다.

이 책에서 의젓한 아이들에 비해 학교장이나 승호엄마의 처신은 좀 부끄럽다. 이 책을 읽는 어린독자들이 어찌 생각할까 살짝 염려 된다. 승호엄마는 자기 아들만 잘난 줄 알고 학교를 쥐락펴락 하는 것처럼 그려져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승호엄마의 압력에 좌우되는 교장선생님 모습도 정말 웃긴다. 너무 작위적이라 별 하나 감점이다. 또 바른생활부 일에서 너무 반듯하게만 그려지는 우혁이나 예나보다는 삐딱한 우정이가 더 공감을 얻을 수도 있겠다. 예나가 엄마와 살짝 어긋나는 상황은 아이들의 공감을 얻을만한 설정이다. 예나의 엄마가 과로로 쓰러져 입원하면서 어색한 관계가 해소되는 것도 자연스럽다. 이런 일로 예나는 가족간에도 '배려'가 필요하다는 걸 깨닫는다. 

잘난 척하는 승호가 어린이회장에 출마하려 하자, "너처럼 너 혼자만 알고 거드름 피우는 아이가 전교 회장이 되면 학교가 어떻게 되겠냐?" 학교와 친구들을 더 많이 배려하겠다는 회장 후보들과 겨루는 것도 '배려'를 위한 경쟁이고, 모두를 위한 배려라는 말로 멋지게 한방 먹인다. 과연 예나는 2학기 회장후보로 나갔을까?^^ 책 뒤에는 '이웃, 친구, 가족, 나를 위한 배려'를 따로 뽑 실천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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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희망꿈 2008-03-21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큰아이가 열심히 읽고 있어요.
사실 제가 먼저 읽고 주려고 했는데, 아직 저는 못 읽었답니다.
아이가 다 읽고나면 저도 한 번 읽어봐야 겠네요.

순오기 2008-03-22 06:57   좋아요 0 | URL
우린 엄마들이 좋아해서 독서회에서 두번이나 토론한 책이에요.^^
저학년 아이들의 반응이 좋았던 책이라 고학년보다 저학년이 읽으면 더 동감할 듯해요.
 
오늘은 무슨 날?
테이지 세타 지음, 하야시 아키코 그림 / 한림출판사 / 199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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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된지 10년도 훨씬 넘은 책으로 일본 작가와 화가의 그림책이지만, 주인공을 '슬기'라 불러 우리 아이 같은 친근감이 들어요. 귀여운 딸이 엄마 아빠를 위한 깜짝 이벤트로 행복이 퐁퐁 솟아나는 가정을 보여주지요. 깜찍발랄한 이벤트로 숨바꼭질하듯 호기심을 당기지만, 그에 못지 않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그림이 눈길을 잡아요. '하야시 아키코'의 그림으로 '달님 안녕'을 비롯한 꽤 유면한 책들이 많지요. 왼쪽엔 그림을 넣고 오른쪽에만 글을 넣은 편집이 여백의 미를 살려주네요.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세요. 모르세요. 모르시죠? 모르시면 세번째 계단을 보세요."  엄마에게 수수께끼를 던지듯 말하고 학교로 뛰어 간 슬기. 엄마는 무슨 말일까 싶어 세번째 계단에 가보니 빨간 리본을 묶은 편지가 놓여 있군요. 음, 슬기는 편지에 다음 행동을 지시하고, 엄마는 숨바꼭질을 하듯 슬기의 지시대로 찾아다니죠.^^ 계단에서 거실의 케이크 상자로, 현관의 우산꽂이에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이에요'라고 남겨 놓았네요. 슬기가 좋아하는 책은 바로 '마들린느와 주네비브'! 엄마와 아이가 소통하는 방식도 재미있지만, 엄마가 아이를 잘 아나 확인하는 퀴즈 같아요. 우리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우리 민경이는 '해리포터'거든요.^^ 한번 확인해보세요, 뭘 좋아하는지......^^

 
슬기의 글씨가 보이시나요? 편지에 붙여 놓은 저 표시는 또 무얼까요? 엄마는 2층에서 거실로 현관으로 마당의 연못으로~ 종종거리며 편지가 지시하는 대로 찾아다녔어요. 다시 방으로 들어와 찰흙 저금통이 물고 있는 편지엔 피아노를 열고 멋진 연주를 부탁하네요. 지친 엄마는 즐거운 맘으로 피아노를 열었어요. 어머~ 깜찍한 슬기는 거기에 또 편지를 두었군요. 반짝반짝 작은별~ 잠시 피아노로 마음을 달랜 엄마는 다시 슬기의 지시대로 수수께끼를 풀어나가죠. 이제 아빠와 전화를 하라는군요. 슬기는 도대체 몇 개의 편지를 써 둔 걸까요?

 
엄마와 슬기의 숨바꼭질 같은 이벤트 덕분에 오늘이 무슨 날인지 드디어 알게 되었군요. 10개의 편지를 차례로 늘어 놓으니, '엄마 아빠 결혼기념일 축하'라는 슬기의 깜찍한 이벤트였어요. 이런 센스쟁이 딸이 있다면, 정말 사는 맛이 몽글몽글 피어오르겠지요. 저 테이블 위의 작은 상자엔 무엇이 들어있는 걸까요? 엄마의 행복한 표정과 부끄러운 듯 살짝 얼굴을 가린 슬기의 얼굴엔 행복이 잔뜩 묻어있군요. 어머~ 아빠 옆에 있는 저 바구니 속엔 무엇이 들어있을까요? 또 하나의 수수께끼는 책으로 확인하세요!^^

음, 엄마 아빠가 아이들의 생일이나 특별한 날에 이런 연출을 해도 좋을 듯해요. 낼모레면 우리 막내의 귀빠진 날인데 이런 이벤트라도 한번 연출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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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3-13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기발한 생각을 해냈네요.
물론 작가의 생각이지만...
이런 편지놀이 평소에 해도 재밌을것 같아요.
ㅇㅇ야,공부 다 했니? 하구요.

순오기 2008-03-13 23:22   좋아요 0 | URL
편지놀이를 잘 활용하는 연예인부부도 있기는 하데요.^^
음, 주고 받는 문자로도 충분히 소통할 수 있겠죠?^^

L.SHIN 2008-03-13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상 생활에서 자주 사용하지만 쉽게 알 수 없는 곳'이 어디일까요? (긁적)

순오기 2008-03-14 00:54   좋아요 0 | URL
그러게 그게 어디일까 님께만 살짝 가르쳐 드릴까요?(소곤소곤~편지와 친해요)
책을 보면서 저도 아하~ 했으니까요!^^

라로 2008-03-13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좋은 생각이에요~.
써먹어 봐야겠어요~.
근데 님의 글을 읽으니 어떤 부부 생각이 나요.
제가 여러번 걸쳐 아는 사람들인데요,
그 부부는 너무 바빠서 메신저로 대화를 한데요.
집에 있어도요~.^^;;;그러니 아이와 편지 놀이는,,,ㅎㅎ

순오기 2008-03-14 00:10   좋아요 0 | URL
ㅎㅎ깜짝 이벤트로 아이들이나 남편에거 한번쯤 써먹어도 좋을 드하죠.
그 부부는 대화는 부재여도 소통은 되는군요. 요즘 부부간에 대화부재인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무엇으로든 소통하면 다행이지만...^^

bookJourney 2008-03-14 0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귀여워요~~ (우리 딸은 언제 커서 저런 걸 해보나~~)
추천 꾸욱, 땡스투도 꾸욱~ (참, 땡스투는 책 살 때 해야 하는군요. ^^;)

순오기 2008-03-14 08:15   좋아요 0 | URL
슬이는 커서 더 깜찍한 짓도 잘 할 거 같은데요~ ^^
땡스 투...^^

프레이야 2008-03-14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앙앙~ 하야시 아키코의 그림책은 넘넘 사랑스럽죠.
특히 아이의 얼굴을 어쩜 그리 예쁘게 그리는지.. 마구 뽀뽀해주고 싶다니까요.
이 그림책도 저의 보물이야요. 특별한 이벤트, 이런 거 한 번 해볼까나요..

순오기 2008-03-14 11:34   좋아요 0 | URL
그쵸~ 멋부리지 않은 깔끔한 그림에 마음을 뺏기게 되죠?^^
우리 봄맞이 특별 이벤트를 하는 거에요~~ 음, 어떻께 할까나~~~~ ^^
 
틀려도 괜찮아 토토의 그림책
마키타 신지 지음, 하세가와 토모코 그림, 유문조 옮김 / 토토북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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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월욜마다 초등학교에서 상담봉사할 때 만났던 아이들 대부분이 쑥쓰러워 발표를 못한다는 말을 듣고, 이 책을 소개하고 읽어주며 리뷰를 올렸었다. 이제 막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입학한 병아리들이 발표에 겁을 낸다면, 이 책을 읽고 용기를 얻으라고 다시 추천한다.

 

아이들이 발표를 잘 하지 못하는 이유는 성격적으로 소심해서 그럴수도 있지만, 의외로 '발표하고 싶은데 쑥쓰러워서' 혹은 '틀렸을 때 애들이 웃을 까 봐' 못한다고 말한다. 이런 아이들에게 읽어주거나 스스로 읽게 하면 좋은 책이 바로 “틀려도 괜찮아”다. 새 학년이나 새 학기에 다시 읽으면 발표할 수 있는 용기도 얻고 새롭게 다짐할 수 있는 책이다.

 

겉표지의 그림은 정말 감동적이다. 바로 우리가 바라는 선생님 상! 두 팔 벌려 아이들을 품어 안은 인자한 선생님이 다정한 미소까지 짓고 있으니, 이런 선생님과 만나는 아이들은 행운이다. 오밀조밀 선생님 품에 안긴 아이들의 행복한 표정이 우리 아이들 교실 풍경이기를 희망하며 먼저 그림을 살펴보자.
 



첫 장, 발표하려는 아이들이 다섯 손가락을 힘 있게 펼치고 오른손을 들었다. 요즘 우리 초등학교에선 손드는 것도 손가락 표시에 따라 뜻이 다르다. 검지 손 하나를 들면 보충, 검지와 중지 둘을 세우면 동의, 주먹 쥔 것은 의견에 반대하는 표시다. 물론 우린 왼손으로 표시한다.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발견을 할 수 있다. 모두 오른손을 든 첫 장의 그림에 두개의 왼손이 보인다. 그리고 23, 24쪽(위 오른쪽)의 그림에 바로 그 왼손의 주인공인지 둘이만 왼손을 들었다. 화가의 섬세함에 감탄하며 나의 눈썰미에 혼자 뿌듯하니 요즘 아이들 말로 ‘자뻑'이다.ㅋㅋ 그림책을 보는 묘미는 바로 이런 데에서도 찾을 수 있다. "남들이 모두 '예' 할 때 '아니오'하는 사람"이라는 광고도 생각났다.^^


이 그림책은 일본 작가와 일본 화가가 그린 그림이라 우리교실 풍경과는 조금 다르다. 이렇게 따뜻한 책을 우리 작가가 쓰고 그렸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생기는 부분이 또 있다. 20쪽에 말의 화살을 쏘아대는 그림, 일본의 사무라이 복장인지 궁사의 복장인지 모르지만, 우리 화가라면 이런 옷은 그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별점 하나 감한다. 우리 작가와 화가들이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주기 바란다.^^


"틀리는 걸 두려워하면 안 돼. 틀린다고 웃으면 안 돼. 틀린 의견에 틀린 답에 이럴까 저럴까 함께 생각하면서 정답을 찾아가는 거야. 그렇게 다 같이 자라나는 거야. 언제나 맞는 답을 말해야한다고 생각하니까 틀리는 게 무섭고 두려워져. 손도 못 든 채 작게 움츠러들고 입은 꾹 다문 채 시간만 흘러가지. 할 수 없이 선생님은 혼자서 설명하고 아이들은 딴청만... . 그러면 조금도 자라날 수 없어. 구름위의 신령님도 틀릴 때가 있는데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우리들이 틀린다고 뭐가 이상해. 틀리는 건 당연하다고


이런 글을 읽은 아이라면 발표에 겁을 내거나 틀릴까봐 쑥쓰러워하지는 않을 것이다. 따뜻하고 명쾌한 가르침에 꼬마독자들도 자신감과 용기를 얻고 힘차게 손을 들 수 있다. 자~~~ 아직도 발표가 어렵거나 부끄러운 친구가 있다면 “틀려도 괜찮아”를 읽고 자신 있게 손을 들어 멋진 교실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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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8-03-11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제가 무척 좋아하는 아이들 필독서 중의 하나.^^
그렇군요. 활 쏘는 아이의 옷이... 그래서 별점 하나가 빠졌군요.^^
이런 점은 아쉬움으로 남아요.ㅡㅜ 그래도 역시! 멋진책이지요.^^

순오기 2008-03-11 23:12   좋아요 0 | URL
아수이움은 있지만, 정말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지요.
용기가 절로 나서 마구 발표하고 싶어지는 책.^^

마노아 2008-03-11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옷, 손가락에 그런 의미가 있었군요! 저도 오늘 이 책 도착했어요. 조만간 리뷰 써야지요^^ㅎㅎㅎ

순오기 2008-03-11 23:12   좋아요 0 | URL
손가락의 의미, 민경이한테 배웠어요.ㅎㅎ
마노아샘은 조카와 같이 깔깔 웃으며 보시겠군요.^^
 
지각대장 존 비룡소의 그림동화 6
존 버닝햄 지음, 박상희 옮김 / 비룡소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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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지각을 했거나 숙제를 안 해서 반성문을 써본 부모라면 이 책을 보는 맘이 편치 않을 것이다. 앞뒤로 빼곡히 채워진 반성문을 보며 웃어야 할지...참 난감하다. 다만 요즘엔 저렇게 하는 선생님이 안 계시겠지, 믿어볼 뿐이다.

이름도 길고 이국적인 '존 패트릭 노먼 맥허너시는 학교에 가려고 집을 나섰습니다.'로 시작되는 지각대장 존의 이야기는 황당무계한 지각변명으로 들리겠지만, 아이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친절한 선생님이 필요하다는 역설로 들린다. 하긴 어떤 선생님이라도 존의 말을 그대로 믿기는 힘들 것이다. 존이 세번이나 지각한 이유는

"하수구에서 악어가 나와 책가방을 덥석 물었고, 덤불에서 사자 한마리가 나와 바지를 물어뜯으며, 다리를 건너는데 커다란 파도가 밀려와 덮쳐서"

늦었다는 것이다. 선생님은 길길이 뛰면서 그런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말을 300번 쓰거나, 400번 외치고, 500번 쓰라는 벌을 내렸으니... 아, 존은 늦게까지 남아 반성문을 쓰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존이 거짓말을 한 것이라면, 왜 그런 거짓말을 했을까 존의 마음을 헤아려봐야 할 것이고, 존의 말이 사실이라면 등교길에 그런 위험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게 선생님의 본분일 것이다. 하지만, 존의 선생님은 길길이 뛰면서 그런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억지 반성만 하게 하셨다.

자~ 이 책이 이렇게 끝났다면? 그 유명한 '존 버닝햄'의 이름에 걸맞지 않으리라. 우리의 이야기꾼 존 버닝햄 할아버지는 아이들의 마음을 아신다. ㅎㅎ 절묘한 반전, 통쾌한 복수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자~ 털북숭이 고릴라한테 잡혀 천장에 매달린 선생님을, 존은 어떻게 했을까?"

아이들은 책상을 두드리며 쓰러진다. "야호~ 선생님이 당했다!"  마치 '존 패트릭 노먼 맥허너시'가 된 것처럼 통쾌한 복수의 감정을 느낀다. 바로, 존 버닝햄이 꼬집은 교육의 문제점을 느끼며, 선생님과 부모들은 아이의 말에 귀기울여야지 다짐도 하게 된다. 이야기도 재미있고 그림도 간결하지만 눈을 확 끌어당기는 여유있는 편집에 읽기에도 부담없어 별점을 후하게 준다. 이 책이 10년이 넘도록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가 분명 있다.^^

이 책을 읽고 1,2학년은 '뒷이야기 이어쓰기'를 했더니, 많은 아이들이 선생님을 죽게 하거나 사고가 나게 하는 등, 선생님에 대한 유감을 여과없이 드러내었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주인공을 죽게 하거나 잔인한 이야기로 만들지 말고, 재미있게 혹은 감동적인 이야기로 꾸미도록 주문하게 되었다.^^  한 차원 높은 3,4학년은 '존의 이야기가 거짓말이라면, 혹은 진실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논술쓰기를 하니, 진실이라고 생각한 아이들은 등교길의 안전을 위해 톡톡 튀는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거짓이라고 생각한 아이들은 존과 선생님께 예리한 비판을 가했다. 그래서 이 책은 결코 유치원생이나 1학년 아이들만의 책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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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3-10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며칠 전에 이 책 다시 읽었어요. 다시 봐도 너무 재밌고 메시지가 강렬한 존 버닝햄이에요! 그의 명성이 결코 거저 쌓인 게 아니라는 걸 느꼈어요^^

순오기 2008-03-10 23:37   좋아요 0 | URL
리뷰 쓸려고 학교도서관에서 빌려다 놓고 계속 딴짓이라 연체됐어요.ㅠㅠ
중고책이 나왔길래 살려고 했더니 택배비 포함하면 새책보다 더 비싸더라니까요.
존 버닝햄, 참 멋진 할아버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