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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려도 괜찮아 ㅣ 토토의 그림책
마키타 신지 지음, 하세가와 토모코 그림, 유문조 옮김 / 토토북 / 2006년 2월
평점 :
재작년 월욜마다 초등학교에서 상담봉사할 때 만났던 아이들 대부분이 쑥쓰러워 발표를 못한다는 말을 듣고, 이 책을 소개하고 읽어주며 리뷰를 올렸었다. 이제 막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입학한 병아리들이 발표에 겁을 낸다면, 이 책을 읽고 용기를 얻으라고 다시 추천한다.
아이들이 발표를 잘 하지 못하는 이유는 성격적으로 소심해서 그럴수도 있지만, 의외로 '발표하고 싶은데 쑥쓰러워서' 혹은 '틀렸을 때 애들이 웃을 까 봐' 못한다고 말한다. 이런 아이들에게 읽어주거나 스스로 읽게 하면 좋은 책이 바로 “틀려도 괜찮아”다. 새 학년이나 새 학기에 다시 읽으면 발표할 수 있는 용기도 얻고 새롭게 다짐할 수 있는 책이다.
겉표지의 그림은 정말 감동적이다. 바로 우리가 바라는 선생님 상! 두 팔 벌려 아이들을 품어 안은 인자한 선생님이 다정한 미소까지 짓고 있으니, 이런 선생님과 만나는 아이들은 행운이다. 오밀조밀 선생님 품에 안긴 아이들의 행복한 표정이 우리 아이들 교실 풍경이기를 희망하며 먼저 그림을 살펴보자.


첫 장, 발표하려는 아이들이 다섯 손가락을 힘 있게 펼치고 오른손을 들었다. 요즘 우리 초등학교에선 손드는 것도 손가락 표시에 따라 뜻이 다르다. 검지 손 하나를 들면 보충, 검지와 중지 둘을 세우면 동의, 주먹 쥔 것은 의견에 반대하는 표시다. 물론 우린 왼손으로 표시한다.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발견을 할 수 있다. 모두 오른손을 든 첫 장의 그림에 두개의 왼손이 보인다. 그리고 23, 24쪽(위 오른쪽)의 그림에 바로 그 왼손의 주인공인지 둘이만 왼손을 들었다. 화가의 섬세함에 감탄하며 나의 눈썰미에 혼자 뿌듯하니 요즘 아이들 말로 ‘자뻑'이다.ㅋㅋ 그림책을 보는 묘미는 바로 이런 데에서도 찾을 수 있다. "남들이 모두 '예' 할 때 '아니오'하는 사람"이라는 광고도 생각났다.^^
이 그림책은 일본 작가와 일본 화가가 그린 그림이라 우리교실 풍경과는 조금 다르다. 이렇게 따뜻한 책을 우리 작가가 쓰고 그렸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생기는 부분이 또 있다. 20쪽에 말의 화살을 쏘아대는 그림, 일본의 사무라이 복장인지 궁사의 복장인지 모르지만, 우리 화가라면 이런 옷은 그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별점 하나 감한다. 우리 작가와 화가들이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주기 바란다.^^

"틀리는 걸 두려워하면 안 돼. 틀린다고 웃으면 안 돼. 틀린 의견에 틀린 답에 이럴까 저럴까 함께 생각하면서 정답을 찾아가는 거야. 그렇게 다 같이 자라나는 거야. 언제나 맞는 답을 말해야한다고 생각하니까 틀리는 게 무섭고 두려워져. 손도 못 든 채 작게 움츠러들고 입은 꾹 다문 채 시간만 흘러가지. 할 수 없이 선생님은 혼자서 설명하고 아이들은 딴청만... . 그러면 조금도 자라날 수 없어. 구름위의 신령님도 틀릴 때가 있는데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우리들이 틀린다고 뭐가 이상해. 틀리는 건 당연하다고"

이런 글을 읽은 아이라면 발표에 겁을 내거나 틀릴까봐 쑥쓰러워하지는 않을 것이다. 따뜻하고 명쾌한 가르침에 꼬마독자들도 자신감과 용기를 얻고 힘차게 손을 들 수 있다. 자~~~ 아직도 발표가 어렵거나 부끄러운 친구가 있다면 “틀려도 괜찮아”를 읽고 자신 있게 손을 들어 멋진 교실을 만들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