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브라이, 점자로 세상을 열다 인물그림책 보물창고 1
데이비드 애들러 지음, 존 월너.알렉산드라 월너 그림,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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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브라이 - 시각장애인에게 꿈과 희망을 준 사람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점자를 만들어냈다. 시각장애라는 어두움에 빛을 불어 넣은 사람, 루이 브라이를 이제 막 출판된 따끈따끈한 보물창고의 책으로 만나보자.

보물창고의 '루이 브라이, 점자로 세상을 열다'는 시각장애라는 말을 이해하는 유치원생이나 초등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다. 저학년을 위한 인물전이라면 몇 가지 에피소드 중심으로 간략하게 소개되어 그 사람을 이해하기도 어렵고, 정작 필요할 때에는 어려서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그냥 지나치게 된다. 이 책은 그런 단점을 보완한 제대로 된 인물전이라 할 수 있다. 1800년 대, 루이가 살았던 프랑스의 시대적 상황을 설명하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옆으로 길게 펼쳐진 따뜻한 그림이 루이 브라이에게 흥미를 갖도록 이끌어 준다. 여러가지 연장이 들어 찬 아버지의 작업실에서 놀고 있는 아이가 불안했는데, 결국 뾰족한 연장에 눈이 찔리는 불행은 네 살이던 그를 어둠 속에 몰아 넣었다. 부모가 말리거나 위험한 장난을 금하는 글이 없어도, 독자들은 연장과 공구가 얼마나 위험한지 담박에 알 수 있다.

두 눈이 다 멀게 된 루이는 캄캄한 세상 속에서도 소리와 냄새, 모양과 촉감으로 모든 걸 구별하는 법을 배운다. 그는 실제의 눈은 잃었지만, 세상을 보는 마음의 눈은 잃지 않았다. 절망에 빠지지 않고 부모님과 선생님의 도움으로 글자 뿐 아니라, 직업훈련과 역사, 지리, 수학...... 음악까지도 배우게 된다. 음악에 재능이 있어, 피아노, 오르간, 바이올린, 첼로를 연주하고, 나중에는 성당 오르간도 연주하였다니 참으로 놀랍다. 

학교에서 '소노그래피'라는 야간 문자를 배우며 문제점이 많다는 걸 깨닫고, 직접 점자를 만들어 나간다. 드디어 1839년 글자 모양을 점으로 나타내는 '라피 그래피'를 만들었다. 눈 먼 사람은 손 끝으로 글자를 읽고, 앞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은 눈으로 읽어 서로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시에는 점자를 만들어 세상과 소통시킨 루이 브라이의 업적이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헬렌 켈러와 같은 장애인에게 빛을 준 사람으로 후세에 더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루이 브라이의 생애를 마무리하고 덧붙이는 글로, 그가 죽은 지 100년 후인 1952년에 파리 팡테옹으로 옮겨져 빅토르 위고, 퀴리 부인등 프랑스의 영웅들과 같이 잠들어 있음을 알려준다. 또한 1926년 한글 점자를 만들어 낸 박두성 선생을 알려주는 친절함에도 후한 점수를 줄 만하다.

조금 아쉬움이 있다면, 루이 브라이 일생을 보여주는 연표 연도 옆에 ( )를 넣어 몇 살 때인지 기록했다면 독자에게 훨씬 더 친절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루이 브라이가 만든 점자를 가로 세로(19X16.2cm)의 간지로 따로 넣어 빠져 달아나기 쉽다. 루이 브라이의 알파벳 점자와 박두성의 한글 점자를 한 쪽씩 제작해 넣었다면, 책의 품격도 더 높이고 한글점자가 궁금한 독자의 호기심도 충족돼서 훨씬 좋았을거라 생각된다.

요즘은 누구라도 후천적 장애인이 될 위험 속에 살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 가는 따뜻한 세상 만들기가 오늘날의 과제이다. 장애인을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이런 책을 만들어 독자에게 제공하는 것도 이 시대 선구자인 출판사의 역할이라 생각된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한 단계 성장하면, 다산기획에서 1999년 출판 된 '루이 브라이'를 만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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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푸른책들과 보물창고에서 6기 신간평가단을 모집합니다!
    from 파피루스 2008-02-01 00:31 
    2006년 이금이작가님 '밤티마을 블로그'에서 푸른책들의 신간평가단 모집 공고를 보고 응모했었죠. 리뷰라는 걸 써보지도 않았지만, 나름 동화를 많이 읽었기에 용기를 냈었답니다. 다행히 3기 신간평가단으로 뽑혀 지금까지 우수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답니다. 그 덕분에 알라딘도 알게 돼서 이제는 제 놀이터가 되었지만...  신간평가단 관심있는 분들은 참여해 보시라고 알려드립니다. (혹시, 참고가 될까 싶어서 제가 응모할 때 올렸던 '유진과 유진
 
 
비로그인 2007-08-04 1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이런 책들은 꼭 필요하겠지요.^^
루이 브라이의 삶이 그런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큰 힘이 된다는 느낌을 가지게 합니다.

도서관 2007-08-05 0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처음 접하는 인물이었는데 이미 책이 나와 있었군요!
잘 읽고 추천합니다.
 
도서관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9
사라 스튜어트 지음, 데이비드 스몰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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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꿈꾸는 미래를 그리면서 겁나게 부러운 사람이 딱 한명 있다.

바로 '도서관'의 주인공 엘리자베스 브라운!

어린시절 시골에 살면서 책에 굶주렸기에, 내가 돈을 벌면서 책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멋내는 일에는 관심없었다. 그 돈이면 책이 몇 권인데......

초.중,고 세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도 학원비가 아까워서 학원은 못 보낸다.

그렇지만 원하는 책은 아낌없이 지른다.

세 아이들의 방과 거실 가득 들어찬 책장을 보면 남부러울 게 없다.

물론 책 욕심은 여전히 충족되지 않지만......

 

사라 스튜어트, 데이비드 스몰 부부의 글과 그림의 감동적인 책 '도서관'은

이들 부부의 '리비아의 정원'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저 환상적인 부러움에 그랬을까~~~ 내가 꿈꾸는 미래를 그녀가 이루었기에...

'거실을 서재로' 운동이 아니어도 이미 '마을도서관'역할을 하고 있지만

'엘리자베스 브라운'그녀가 정말 부럽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나 어른들이 이런 꿈을 꾼다면 좋겠다.

엘리자베스 브라운 같은 사람들이 많아지면, 저절로 '책 읽는 대한민국'이 되리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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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태그 주제가 예쁜 우리말로 되는 게 내 로망이야!
    from 파피루스 2007-12-15 10:05 
    그제 태그 주제 '드라마'를 보면서 '여로'로 시작된 내 드라마 얘기를 쓰자니 귀찮아서(누가 서른 가까우면 귀차니즘이 로망을 앞선다는데, 난 그 서른을 넘긴지가 ~~~~20년 가까우니 이해들 하세용^^) 그만뒀다. 어제의 주제 '로망'을 보면서도 확~~~ 떠오르는 게 별로였지만, 난 영어가 짧아서 우리말에 너무 많은 영어가 끼어드는 걸 체질적으로 싫어한다. 그러면서 나도 써 먹으니... 우리말에 영어가 안 끼면 말이 안 된다는게 말이나
 
 
 
로쿠베, 조금만 기다려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초 신타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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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좋아요> <태양의 아이> <소녀의 마음> 등 책따세 추천도서로 선정되었던 하이타니 겐지로 작품이 지향하는 생명에 대한 존중과 인간에 대한 상냥함이 잘 드러난 그림동화다. 하이타니씨가 저학년을 위해서도 작품을 썼다는 게 참 다행스럽고 고맙다. 아이들이 작가의 따뜻한 마음을 알아챌 수 있는 이야기라 더욱 좋다.

구덩이에 빠진 한 마리 개 '로쿠베'를 건져내는 초등 1학년 아이들의 활약이 놀랍다. "힘이 센 남자들이 있어야 돼"라며 시끄럽게 수다만 떨다 돌아가는 엄마들과 대비되는 아이들의 친절함이나, "개라서 다행이군" 하면서 생명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는 골프채 든 아저씨와 비교되는 아이들의 상냥함은 어른들을 부끄럽게 하는 대목이다.

구덩이에 빠진 로쿠베에게 힘을 넣어주기 위한 발상들, 초등1학년 다운 노래 불러주기나 비눗방울 불어주기 등에서 천친함이 돋보여 흐뭇한 웃음이 났다. 그러다 반짝 떠오른 생각, 로쿠베의 여자친구 '쿠키'를 데려와 구하겠다는 발상엔 감탄이 절로 났다. '어머나 기특한 녀석들~' 어떻게 해서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진지함은 초등1학년 답지 않은 놀라움으로 읽혀졌다. '쿠키'를 데려와 어떻게 '로쿠베'를 구하는지 궁금하다면 꼭 읽어보세요~ㅎㅎ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어려움에 처한 것은 무엇이든 도와야 한다는 친절함, 도울 방법을 찾아내는 상냥함 등은 어린이들도 충분히 공감하며 감동 받았다. 누구를 돕는다는 것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란 깨달음을 주는 귀한 이야기다. 초등저학년이 다양한 독후활동을 할 수 있는 책으로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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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등 1학년에게 추천하는 책
    from 파피루스 2008-01-30 01:21 
    처음으로 자녀를 초등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은 설레임과 더불어 걱정이 많을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궁금하고 걱정되는 마음이 자칫 기쁨을 누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나친 걱정이나 근심을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아이들은 씩씩하고 활기차게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테니까, 아이가 심리적인 불안을 갖지 않도록 한 발자국 떨어져서 조용히 지며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옆에서 자칭 선배 엄마들이 이런 저런 말로 부추켜도, 삼임선생님에 대한 엄마의 믿
  2.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개정판 출간 이벤트★ 4월 20일까지
    from 파피루스 2008-04-16 08:44 
    지금 인터넷 서점에서 개정판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를 사시면 추첨을 통해 일본 문학기행을 보내드립니다. 개정판 출간을 기념하여 3월 20일부터 4월20일까지 인터넷서점(교보, Yes24, 인터파크, 알라딘)을 통해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를 사신 분 중 해당 서점별로 한 분을 추첨해서 총 4분께 일본문학기행을 보내드립니다. 그리고,20분께는 1만원의 적립금이나 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저희 나름으로는 열심히 책을 만
 
 
 
콩, 너는 죽었다
김용택 지음, 박건웅 그림 / 실천문학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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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2학기 읽기 책에 '콩, 너는 죽었다'가 실렸고, 6학년 2학기 읽기 책에 '지구의 일'이 실린 김용택님의 시집이다. 10여년 전 마암분교에 가서 시인을 만난 적이 있기에, 시인과 그의 시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시를 읽으면 시인이 느껴지며 그의 모습이 떠오른다.

특히 표제가 된 '콩, 너는 죽었다'는 덕치학교를 찾은 작가 박완서님이 교실 뒤 게시판에 걸린 이 시가 김용택의 시 인것을 모르고 아이들 시와 같이 걸려 있으니, "이 중에 제일 잘 쓴 시로, 이 애는 커서 시인이 되겠다." 라고 칭찬해서 김 시인이 뻐기며 좋아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ㅎㅎ~~

정말 콩타작을 하면 쥐구멍으로 들어가는 콩 한 알이라도 살려내려고, 언니와 나는 학교 갔다오면 날이 저물도록 마당가에서 콩을 주웠다. 그 때 우리집에 빌붙어 살던 쥐들은 무얼 먹고 살았을까? 내가 워낙 꼼꼼한 성격이라 한 알도 남기지 않았으니까~~~~~ㅎㅎ

이 시집에 우리세대 유년기의 추억을 불러 올릴 시들이 많이 들어 있다.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를 엄마 아빠 시대 이야기가, 아직도 시골 마을엔 많이 남아 있다. 물론 동심으로 그것을 보고 느끼는 김용택 시인이 있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우리 때와는 조금 다른 오늘의 농촌에 가슴 아픈 시들도 들어 있다. 아이와 같이 시를 읽으며 예전과 오늘의 변화를 설명해주면 좋을 것이다.

한 편 한 편이 잔잔한 그림처럼 덕치학교 주변, 섬진강변이 떠오르며 가슴이 뭉클하다가 따뜻해지기도 한다.  정말 뭉클하고 따뜻한지 한 편의 시를 감상해보자.

머니 집에 가는 길

-여름-

할머니 집에 가는 길
매미가 웁니다

할머니 집에 가는 길
염소가 웁니다

할머니 집에 가는 길
꾀꼴새가 노랗게 울며 납니다

할머니 집에 들어서며
할머니 할머니 찾아 부르면
아이고 내 새끼 더 많이 컸구나
보고 싶은 내 새끼
할머니가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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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자 들어간 벌레들아 - 생태 동시 그림책, 동물편 푸른책들 동시그림책 1
박혜선 외 지음, 김재홍 그림, 신형건 엮음 / 푸른책들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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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로 산으로 아이들 데리고 나가는 계절이 되었군요.
물론 바닷가나 계곡도 빠질 수 없겠죠?
이렇게 자연과 접하기 좋은 계절에 딱 어울리는 시집을 소개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재로 빠지지 않는 녀석이 바로 '똥'입니다.
이 책은 제목부터 "똥 자 들어간 벌레들아 다 모여~"라고 부르고 있으니
그래서 모여든 녀석들이 개똥벌레, 말똥구리, 쇠똥구리, 똥파리, 똥방개 랍니다.

'그런데 문밖에서
살랑살랑 꼬리 흔드는
넌......?!
벌레도 아닌 네가
얼마나 속상했으면.‘

라고 똥개의 마음을 읽어낸 시인은 위로합니다.

아이들은 "아하~~ 똥개 너도 '똥'자 들어간 벌레야?"
박장대소를 하는 순간, 시의 맛을 흠씬 느낄 것입니다.

김재홍 선생님의 실사 같은 그림이 깔려 있어 시가 한층 살아납니다.
우리네 산과 들을 그대로 반짝 들어다 놓은 듯한 그림이 정겹습니다.

'반딧불'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 조각을 주우러
숲으로 가자


그믐밤 반딧불은
부서진 달 조각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 조각을 주우러
숲으로 가자.

운동주님의 시처럼 부서진 달 조각을 주우러 이 책 속으로 마구 달려 들어가고 싶습니다.
시 한편에 등장하는 동물이나 벌레를 아래쪽에 사진과 같이 짧게 설명해 놓았고,
책 뒤에는 '더 알고 싶어요!'라는 해설 페이지를 두어 충분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멋진 그림에 빠져 시도 한 편씩 감상하고 자연공부도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시집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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