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이닷~알라딘 의견 광고
7.25 경향신문 영호남 28면에 한번 더 나왔어요~
시국 선언문 완성안
알라딘 시국선언 최종공지(선언문 전문)
오늘 경향신문에 시국선언문이 실립니다

2009년 7월 28일 화요일, 경향신문에 난 알라딘 서재인들의 시국선언을 일등으로 올리기 위해 날샜다. 새벽 다섯 시도 안돼서 신문이 들어오는 소리가 났지만 쓰던 리뷰 끝내고 가져와서 사진을 찍었다. 4면 하단통이라 우리 스캐너로는 다 담을 수가 없어 아쉽다...  

 
 

 


1. 시국선언문 전문


이명박 대통령님, 힘내세요!
당신의 ‘배후’에는 우리가 있잖아요!

우리 국민들은 열렬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운하 사업이다 4대강 정비 사업이다 외치며 죄다 땅만 파고 강만 엎는 대역사의 삽질 말고는, 시장 할머니 부여잡고 목도리 한 장 적선하거나 떡볶이 가게 순례하며 값싼 격려 인사나 던지는 휴먼 드라마와 같은 쇼 말고는, 대통령님이 우리에게 더 이상 보여주실 게 없는 건지. 우리 국민들은 오매불망 한 가지 걱정뿐입니다. 이 기막힌 쇼가 결코 끝나서는 안 될 텐데, ‘경제’를 외치면서, ‘중도’와 ‘서민’을 부르짖으면서, 정작 ‘경제’와 ‘중도’와 ‘서민’은 코빼기도 찾아볼 수 없는, 이 흥미진진한 코미디를 5년밖에 볼 수 없다는 건 너무 잔인한 것 아닐까, 우리 국민들은 노심초사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힘내세요! 당신의 배꼽 빠지는 개그를 응원하는 서민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정리해고자들이 있잖아요!

우리 국민들은 매일 감탄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이 용산에서 타죽은 사람들과 떨어져죽은 사람들과 그들의 가족은 이제 ‘국민’이 아니라고, 단지 ‘불법시위자’이자 ‘범죄자’들일 뿐이라고 명확히 구분해주시니, 그 확실하면서도 공명정대한 국가정체성의 기준에, 죽은 자도 산 자도 모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팽팽한 긴장감을 즐기며 살고 있습니다. 언제 ‘국민’의 자리에서 ‘국민이 아닌 자’의 자리로 떨어질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기에, 우리들의 삶이 아니라 당신들의 삶을 위한 ‘경찰국가’와 ‘법치주의’의 서슬 퍼런 짜릿함이 도처에 존재하고 있기에, 우리 국민들은 일찍이 민주주의 시대에는 미처 경험할 수 없었던 스릴을 잔뜩 만끽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힘내세요! 삼복더위를 싹 날려줄 당신의 납량특집을 응원하는, 너무나 무서워서 반년 동안이나 장례도 못 치르고 있는 죽은 이들과 그들의 가족이 있잖아요!

우리 국민들은 불철주야 대통령님의 숙면을 기원합니다. 당신의 편안한 잠을 위해 청와대 주위를 전경 버스로 철통같이 꽁꽁 에워싸세요. 우리의 밤이야 어찌 되든 대통령님의 안온한 밤을 위해 당신의 충직한 개들을 항상 깨어 있게 하세요. 그리고 주위를 경계케 하세요. 그러면 그 개들이 당신을 대신해서 두 눈 똑똑히 보게 될 거예요, 진정 무서운 것이 무엇인지를. 그렇게 되면, 모든 충직한 개들이 그러하듯, 그들은 고개를 돌려 당신을 향해 짖게 될 겁니다. 그 안온한 숙면은 끝났다고, 주인님, 멍멍, 지금은 주무실 때가 아니에요, 그렇게 외치고 짖으면서 알려줄 겁니다, 당신이 정말로 귀하게 생각해야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이명박 대통령님, 힘내세요! 다른 사람 때문이 아니라 바로 당신 때문에 잃어버린 10년이니까요. 누가 뭐래도 당신 때문에 잃어버린 평화고 당신 때문에 잃어버린 민주주의니까요. 대통령님은 우리 국민들이 과거 죽음을 무릅쓰고 얻었던 그 모든 것들을 단 1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거꾸로 되돌리는 기적을 보여주신 분이니까요. 이명박 대통령님, 제발 힘내세요! 당신의 ‘배후’에는, 이렇게 우리 국민들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잖아요! 타죽지도 않고 떨어져죽지도 않고, 이렇게 꺼지지 않는 촛불처럼 서서, 계속 당신을 지켜보고 있잖아요! 당신이 사랑하는 악법들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신이 사랑하지 않는 국민들의 민심이며, 당신이 사랑하는 대운하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당신이 사랑할 수 없는 역사의 거대한 강물일 테니까요. 힘내세요, 대통령님! 당신의 ‘배후’에는 우리가, 이렇게 든든한 국민들이 있잖아요!   

 
2. 참여자 명단

※ 알라딘 서재지기와 일반 네티즌을 구분 없이 가나다 순서로 싣습니다. 내 이름을 찾아보세에~~요^^

가시장미, 감은빛, 건조기후, 귀를기울이면, 글샘, 기억의집, 기인, 김훈, 꼬마요정, 꽃내음이살랑살랑, 나무처럼, 나어릴 때, 냐오, 넙치, 또치, 람혼, 레와, 로드무비, 마노아, 마르, 마음의행로, 머큐리, 무스탕, 물만두, 미끼, 미키, 바라, 바람돌이, 반딧불이, 보석, 뷰리풀말미잘, 블루캣, 비연, 빈집, 사라진, 산사춘, 서림, 소나무집, 소이부답, 수경, 순오기, 승주나무, 시비돌이, 실비단안개, 아프락사스, 야마다, 어느멋진날, 얼음무지개, 여울마당, 우주로, 웬디양, 이매지, 이시스, 이정희, 잉크냄새, 전호인, 조민정, 조승연, 천안촛불 와운, 청년도반, 초보농군, 치니, 톰보이, 파란여우, 폭설, 푸른신기루, 푸하, 풀먹는사자, 프레이야, 하양물감, 행복나침반, 황보영근, Arch, chika, Forgettable, FTA반대휘모리, hnine, Jade, jasmine, Jude, kitty, mong, nabee, santa, sb, sooninara, superfrog, turk182s, urblue, 302moon, 익명 1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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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라디너들의 응징 코메디(?)
    from 꿈을 나누는 서재 2009-07-28 09:10 
    이 나라의 현실이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 지를 분간할 수 없는 어색하고 애매하기 짝이 없는 한편의 삼류 코메디 같다. 여기에 알라디너들의 정의를 담은 시국선언문이 오늘에야 완성되어 경향신문을 타고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제목만을 보고 기쁜 마음에 글을 접할 무뇌충 너희들의 가슴에 알라디너들이 보내는 하이~코메디가 꽂히기나 할런지 걱정이 되긴 한다만 밝은 웃음에서 쓴웃음으로의 반전이라도 기대해볼란다.  너희들이 과연 봉황의 깊은
 
 
순오기 2009-07-28 0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문을 읽어본 우리 남편의 반응은
'수준이 너무 높다~ 아침에 바쁜데 저렇게 긴 글을 누가 읽겠냐, 제목만 보곤 반어법이란 생각보단 이명박을 응원하는 줄 알겠다'면서 7면의 출판인 시국선언처럼 제목으로 할 얘기 다하고, 내용은 포인트를 짚어줘야 한다고...국민들 수준을 알라딘 수준으로 보면 안된다고 말했어요.

비로그인 2009-07-28 08:13   좋아요 0 | URL
진짜 제목만 보면 반어법인줄 모르겠는걸요.
7면의 출판인 시국선언도 궁금하네요.
잘못하면 이명박이 오늘 하루 기분 째질수도 있겠네요.

순오기 2009-07-28 13:10   좋아요 0 | URL
제목만 본 사람들은 경향에 이런 또라이 광고를 내다니~ 버럭! 할거라는데요.^^ 하지만 그래서 꼭 읽어보겠죠.ㅋㅋ

마늘빵 2009-07-28 09:17   좋아요 0 | URL
으흐흐 오히려 누가 이런 선언문을! 하면서 관심갖고 다 읽지 않을까도... ㅋㅋ 청와대에서 읽을 확률도 높을 거 같고.

톰보이 2009-07-28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일등 포스트!!!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수준이 너무 높다는 말씀에도 일리가. 하하^^;;;;

이제 나가는 길에 경향을 사야겠습니다.

순오기 2009-07-29 03:38   좋아요 0 | URL
요것만은 나올때마다 일등포스트에 집착합니다.ㅋㅋㅋ
경향신문을 사셨나요?
음~ 저는 코팅해서 길이길이 보관하려고요~ 유물로 물려줘야죠.^^

톰보이 2009-07-29 20:00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제가 느려터진 탓인지, 동네가 촌스러워(!)그런지 경향이 없었어요. 흑.

프레이야 2009-07-28 0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찍 포스팅 해주셨네요.
아는 이름들이 많이 보입니다.

순오기 2009-07-29 03:38   좋아요 0 | URL
아는 이름 많죠~~ 르레이야님도!^^

무해한모리군 2009-07-28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인지 모르고 그냥 출근해버려서 아쉬웠는데, 이리 올려주셔서 간접적으로라도 보니 좋습니다..

오호호 저기 제 이름도 보이네요 뿌듯 ^^

순오기 2009-07-29 03:39   좋아요 0 | URL
FTA반대휘모리는 이름만으로도 시사하는 바가 크죠.^^

후애(厚愛) 2009-07-28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보탬이 되어주지 못해 죄송하고, 부끄럽네요..

순오기 2009-07-29 03:39   좋아요 0 | URL
후애님~~ 같은 마음이면 족하지요.^^

마늘빵 2009-07-28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일등으로 올려주실 줄 알았어요. ^^

순오기 2009-07-29 03:40   좋아요 0 | URL
아프님이 기다릴 줄 알고 일등으로 올렸지요~ ^^

이매지 2009-07-28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오늘 광고가 나왔군요.
포스팅 감사합니다 :)

순오기 2009-07-29 03:40   좋아요 0 | URL
헤헤~ 실물도 보셨나요? ^^

비로그인 2009-07-28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이제 알았네요. 신문 확인해야겠어요~~ 부지런하신 순오기님. 사진 고맙게 잘 보았습니다^^

순오기 2009-07-29 03:41   좋아요 0 | URL
요것만은 부지런할려고~ 자다가 새벽 두시 반에 일어나서 안 잤지요.^^

람혼 2009-07-28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직 '실물'을 못 봤는데, 순오기님 덕분에 먼저 이곳에서 확인하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

처음으로 제목에서 받게 되는 어떤 '충격', 그리고 이러한 반어법을 과연 사람들이 이해해줄까 하는 '우려'를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예상(?)보다 '독해력'이 훨씬 뛰어난 게 사실인 것 같습니다(사실 국민들을 바보 취급하는 진짜 바보들은 푸른 기와집과 여의도에 떼로 모여 산다는 전설이...). 반면에, 읽어나가는 동안 '놀람'이 '미소'로 바뀌어 퍼져나가게 된다는 분들, 혹은, 반가운 마음에 미소를 지으며 읽다가 그 미소가 '썩소'로 바뀔 누군가를 상상하며 통쾌했다는 분들도 계신 것 같고요. 혹시 이게 진짜 욕인지 칭찬인지 정말 구분 못하지 않을까 하고 걱정해야 할 사람은 아마 따로 있을 것 같습니다.^^

순오기 2009-07-28 14:09   좋아요 0 | URL
람혼님, 고생하셨습니다~~ 반응도 조금씩 다르겠지만 읽어본 분이라면 미소를 지을 수 있겠죠. 썩소를 지을 그들만 빼고요~ ㅋㅋ

마늘빵 2009-07-28 18:15   좋아요 0 | URL
회사 지인이 아침에 경향신문 광고를 보고는 배꼽 빠지게 웃었답니다. ㅋㅋ

수진샘 2009-07-28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시네요... 저도 제목만 보고, 순간 "뜨악~~~~" 했습니다.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듯한 답답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런데 그 뒷 글을 읽으니 마음이 안정됩니다. 정말 만족스러운 글이에요. 과연 어느 분이 이런 냉철한 글을 쓰신 건지 문득 궁금하네요. ^^ 알라디너들 정말 대단하네요. 실천하는 지성인들이 따로 없습니다. 같이 동참하지 못해 미안하기까지 하네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그들의 자율성을 선택하라는 가정통신문을 보냈다고 해서 교사들을 자기 멋대로 잘라 버리는 '이명박 정부' 너무 치가 떨린다니까요. 그에 비해 아무 것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저도 답답하기만 하고요. 이런 식으로도 실천이 가능하다니 속이 다 후련합니다. ^^

순오기 2009-07-28 16:52   좋아요 0 | URL
바로 위에 댓글을 달아주신 '람혼'님께서 작성하셨습니다~ 대단하죠?^^
어떤 형태로든 각자의 위치에서 실천하는 삶을 사는 게 중요하지요~ 힘내자고요!

같은하늘 2009-07-28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저 제목보구 깜짝 놀랐어요...
누가 이런 미~~~~~~~(?)
그런데 내용을 읽어보구 미소를 지었지요...
글쓰신 분도 대단하시고 그저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하네요...
언제 이런게 있었는지... >.<

순오기 2009-07-29 03:35   좋아요 0 | URL
하하하~ 이런 미~~~~ㅋㅋㅋ
전문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푸하하하~~~ 했겠죠.^^

승주나무 2009-07-29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까지 나온 시국선언 중 가장 괜찮았다는 반응을 많이 들었습니다. 아~ 기분 좋아!!

순오기 2009-07-29 03:36   좋아요 0 | URL
오호~ 지금까지 나온 것 중 가장 괜찮았다고요~ ^^
승주나무님, 민준이가 살아갈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에 수고 많으시죠!

꿈꾸는섬 2009-07-29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재밌어요.ㅎㅎㅎ

순오기 2009-07-31 00:03   좋아요 0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