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문학적인 한 해라는 제목의 2024, 당신의 문학네권을 알려주세요.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책 다양하게 읽지 않는, 소설을 좋아하고 찬양하는 나, 페넬로페는 당연히 이 이벤트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적립금 1000원은 중요하지 않다.

 

문학소녀에서 시작된 내 인생에서, 시간이 나면 돈 벌 궁리를 하지 않고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를 생각하는, 남들이 인생 실패자라고도 여기는 나는 정말 문학을 사랑한다. 문학 속에 세상의 모든 것이 다 들어있어 나는 여기에 머물며 울고 웃고, 울컥하고 심란해하고, 한숨을 쉰다. 아마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 것 같다.

 

책 좀 읽는다는 독서가만 존재하는 알라딘 서재를 상대로, 이때껏 읽은 문학 작품 중 네 권만 고르라는 선택의 부당함을 알기에 알라딘은 영리하게도 ‘2024, 사사분기라는 단서를 달아놓았다. 아는 만큼 보이듯이, 책은 읽은 만큼만 얘기할 수 있는 정직함을 준다.



하반기 페넬로페의 문학네권은.

 

[푸른 들판을 걷다 클레어 키건

한강의 소설들 -그냥 한 권으로...

잃어버린 환상 오노레 드 발자크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피서객이 빠져나간 겨울의 바닷가에 선 것처럼 뒤늦게 이 책을 읽고 있다. ‘맡겨진 소녀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읽으며 작가 클레어 키건의 팬이 되었다. 짧고 명료한 그녀의 문장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서사와 다양한 삶의 모습에 반하게 되었다. 키건의 소설을 읽으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생각할 것이 많아지고, 어느새 소설 안으로 들어가 나를 저울질하게 된다. 문학이 주는 최고의 유용성과 고통을 키건이 주고 있다.

 

푸른 들판을 걷다는 키건의 단편집이다. 이 책에 수록된 작별 선물부터 읽기가 힘들고 마음이 무거워져 잠시 멈추다 다시 읽었다. ‘푸른 들판을 걷다에도 얼마나 많은 것이 담겨 있는지, 특히 가톨릭교도인 나에게 종교란 무엇인지, 성당과 신부님의 존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해주었다. ‘살림 관리인의 딸도 마찬가지다. 왜 이리 삶은 복잡한지, 사람마다 중요하게 여기고 추구하는 것이 다 다르지만 가장 기본적인 사랑의 부재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키건은 말해주고 있다.

 

누가 신경이나 쓴대(p.141)?”처럼 자신의 선택에 대한 결과를 아무도 신경 써주지 않는 현실이 슬프다. 본래부터 고통스럽게 설계되어 있는 듯한 힘겨운 우리네 삶도 버겁다. 아직 완독하지 않았지만 한국에 출간된 클레어 키건의 세 책 중 단연 최고다.




 











여수의 사랑부터 작별하지 않는다까지 한강 작가의 소설을 계속 읽고 있었다. 사실 읽어내기 어려웠다. 한강의 소설은 바로 풀리지 않게 하고, 여러 번 꼬아낸, 그렇지만 개념에 충실한 수학의 킬러 문항 같다. 포기하기 쉽지만, 결국 풀어내면 자신만의 뿌듯함과 한 단계 높아진 실력을 발견할 수 있다.

 

2021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소설 네 권을 다 읽었다. 검색해보지 않고 압둘라자크 구르나라는 이름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구르나의 소설을 읽으며 동아프리카의 역사와 현실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노벨상을 받지 않았으면 그의 소설을 읽지 않을 수도 있었다. ‘욘 포세도 마찬가지다. 노벨문학상의 위력은 그런 면에서 대단하다.

 

한강 작가가 우리의 역사를 외면하지 않고 글로 표현해주어 고맙다. 노벨문학상을 받아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의 역사를 알게 해주어 고맙다. 천천히 한 권씩 재독하며 계속 축하하겠다고 결심했다.



 














발자크와 헤밍웨이의 문장은 완전 결이 다르다. 모든 면에서 대조적이지만 두 거장의 삶은 많이 닮아있다. 두 사람 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고, 그들의 경험이 소설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소설의 형식은 다르지만, 이 두 작가는 자신이 선택한 상황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 그들의 소설에서 묘사된 지나간 시대와 사람을 지금도 만날 수 있다. 어느 작가가 썼던, 어느 시대의 작품이건 '보편성'은 문학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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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4-11-04 15: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앗, 재밌겠네 싶어서 저도 써보려 했지만 올해 책 한 권도 사지 않아서 자격이 없군요.

페넬로페 2024-11-04 16:08   좋아요 1 | URL
폴스타프님!
책 구매는 굿즈를 받는 별개인 이벤트예요.
문학네권은 책 구매랑 상관없어요.
스크롤 내려 이벤트 참여하기 들어가셔서 네 권 고르시면 돼요.
꼭 올려주세요.
완전 기대하며 기다릴께요^^

Falstaff 2024-11-05 05:22   좋아요 1 | URL
근데 참... 4사분기에 읽은 책인데 11월 4일이란 말이지요. 그럼 10월 한 달 동안 읽은 책 가운데 네 권을 고르라는 이야깁니다. ㅋㅋㅋㅋ 그래서 10월에 서재에 감상을 올렸지만 사실은 9월에 읽은 책까지 포함시켜 한 번 골라보긴 했습니다.
근데 참여한 사람들은 4사분기가 아니라 인생 전체에서 ˝인생책˝ 네 권을 고른 것 같고요, 알라딘도 독자의 진짜 인생첵 네 권을 요구한 것 같기도 하고 막 헷갈리네요. ㅎㅎㅎ

페넬로페 2024-11-05 06:27   좋아요 0 | URL
저도 사사분기라는 말이 좀 그래서, 그렇다고 인생 전체로 하기엔 저번에 인생네권과 겹치기도 해서, 맘대로 그냥 하반기로 했어요 ㅎㅎ
폴스타프님께서는 평소에 워낙 많이 읽으셔서 고르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coolcat329 2024-11-04 16: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이벤트가 있군요. 올해 많이는 못 읽었지만 저도 이따가 한 번 해봐야겠어요. 내년엔 저도 페넬로페님처럼 한 작가의 전작읽기를 해보고 싶어요. 넘 좋은 자극을 주셨답니다.

페넬로페 2024-11-04 16:52   좋아요 1 | URL
어떤 문학네권일지 기대됩니다~~
쿨캣님 전작 읽기의 작가도요^^

서곡 2024-11-04 19: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앗 또 네권 이벤트가 있군요!!!! ㅋㅋㅋㅋ

페넬로페 2024-11-04 20:13   좋아요 1 | URL
우연히 들어갔는데 있더라고요
ㅎㅎ
문학이라 반가워서요^

희선 2024-11-05 02: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아서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게 아니었으면 안 했을지도 모르겠군요 저는 노벨문학상 받았다고 해도 잘 안 읽는군요 어려울 것 같아서... 한강 작가 책은 예전에 조금 봤어요 앞으로 보고 싶기도 합니다 한국 사람뿐 아니라 세계 사람이 한강 작가 책을 보고 한국을 조금 더 알게 되겠습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4-11-05 06:31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문학이란 말을 붙인 것 같아요. 한강 작가의 작품은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그래도 꾸준히 읽어온 건 작가가 지닌 저력때문이 아닐까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