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플라이트
줄리 클라크 지음, 김지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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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플라이트> 스릴러로 무엇으로부터 도망쳐 새 삶을 살길 원하는 두 여자에 대한 이야기다. 공항에서 신분을 뒤바꾼 두 여자의 인생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미국 정계에서 신임을 얻어 탄탄대로 인생을 살고 있는 ‘쿡 가문’의 며느리 ‘클레어’는 다정한 부부란 여론의 이미지와 달리 남편의 폭언, 폭력에 신음하며 살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여성, ‘아비’는 수녀원에서 자라 버클리 화학과에 재학 중이었으나, 남자친구의 성화에 못 이겨 마약을 만들다 퇴학 당한다. 정작 남자친구는 아무 처벌도 받지 않는다. 학교를 그만둔 뒤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한 ‘아비’에게 접근한 ‘덱스’의 제안으로 마약을 만들며 살아간다.

위 두 여성은 자신이 처해진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클레어’는 남편으로부터, ‘아비’는 ‘덱스’로부터 꼭두각시와도같은 자신의 삶이 자유롭기를 갈망한다. 그렇게 둘은 우연하게도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만나게 되고 서로의 항공권을 바꾸게 된다. 운명의 수레바퀴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클레어’의 현재와 ‘아비’의 과거가 교차되며 흘러간다.

여성의 위치를 생각한다. 대체로 억압받았고 그래서 억울했던 숱한 역사가 떠오르며 이 두 여성이 부디 현재의 삶을 벗어던지고 진정으로 살고 싶은 인생을 살아가길 응원했다. 그 바람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긴장 속에서 결말까지 내달렸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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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두사 - 신화에 가려진 여자
제시 버튼 지음, 올리비아 로메네크 길 그림, 이진 옮김 / 비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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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에 가려진 여자 ‘메두사’
‘메두사’ 찰랑거리는 머리카락대신 음침한 뱀이 차지한 머리가 떠오르는 마녀 혹은 괴물. ‘메두사’와 눈이 마주치면 돌로 변해버리는 무서운 전설은 모두가 아는 것일테다. 그런데 이런 ‘메두사’의 모습들이 그녀가 원한 것이 아니었다면 어떨까?

동화나 전설이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체로 선과 악이 뚜렷하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악’의 존재로 태어난 이는 많지 않다. 악인의 과거를 들여다보면 어쩐지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 디즈니에서 다룬 ‘크루엘라’와 ‘말레피센트’의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인물들을 보며 느끼는 바가 많았다. ‘메두사’도 그런 면에서 그녀의 과거를 들춰보면 마녀나 괴물로 부르는 것이 합당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메두사’의 숨겨진 이야기를 알게 되면 이제 이전처럼 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메두사’는 세 자매 중 막내로 태어났는데, 불사신이었던 두 언니와 달리 능력이 없었다. 그녀는 매우 아름다웠는데, 그 아름다움이 포세이돈이 집착을 한다. 거기에 더해 그녀의 아름다움을 질투해 저주를 내린 아테네. 두 신이 아름다운 한 인간의 삶을 파탄냈다. ‘메두사’는 아름다워 신들에 의해 희생된 것이다.

아름다워서 신을 꿰어 낸 것이라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고 이제는 저주를 받아 손가락질 받은 ‘메두사’의 기구한 삶. 편견과 부조리로 점철된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가 언제나 가려진 이야기에 더 매진해야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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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런 제닝스 지음, 권경희 옮김 / 비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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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처하여 섬에 고립되어 등대지기로 살아가는 인물 ‘새뮤얼’. 그는 일흔살의 노인으로 한 섬에서 23년간 유일한 주민이자 등대지기 역할을 해왔다. 어느 날 의식을 잃은 산 남자가 등장하며 ‘새뮤얼’의 삶은 변곡점을 맞는다.

홀로 살다 남자를 보살피며 ‘새뮤얼’은 과거를 회상한다.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진행된다. 그가 겪은 생은 야만의 시대였다. 비인간적인 폭력이 일상적으로 자행되는 식민지 지배를 받은 기억, 독립 후에도 이어진 불온한 시대였던 군부독재까지.

‘새뮤얼’은 그런 불온한 시대에 독재자에 맞선 시위에 참여했다가 23년간 감옥에 갇혀야했다. 안타까운 역사를 보며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았음을 떠올렸다. 직접 겪은 역사는 아니지만, 그런 역사를 딛고 나아가려는 우리나라를 발견할 때마다 아픔과 자부심을 가진다. 그러니 더욱 과거를 잊지 말아야겠지.

이 책의 작가 ‘캐런 제닝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역사의 상흔을 직접적으로 다룬 본 작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역사를 안다면 이 작품을 이해하기가 더 수월할 것 같다. 하지만 역사를 몰라도 저자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또렷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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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의 책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2
김멜라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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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간을 ‘두발이엄지’로 분류한다.
곤충에 의한 인간 관찰기

세 공저가 한점털보톡토기, 빨간집모기, 집유령거미와 특임 연구원 누 선생은 ‘비생식 동거 집단’ 자료를 재창작해 전 우주에 배포하는 일을 담당한다. 그들의 연구대상은 성인 두발이 암컷, 버들과 호랑이다.

설정이 참신하다. 인간이 쓴 저작물이 인간중심인 것처럼 곤충의 생리로서 인간이 그려지고 설명된다. 곤충이 탐구하고 기록하였으니 당연할수밖에.
‘버들’과 ‘호랑’이란 이름 역시 그들의 특성을 곤충으로 빗대어 지어주었다. 곤충에게 있어 인간은 얼마나 이상한 존재일까. 그래서 연구대상이겠지.

*그들은 죽음을 뭐라고 여기는 걸까? 대체 왜 그렇게 죽음을 끌어안고 어쩔 줄 몰라 하며 사는 내내 불안에 떠는 것인가.(p52)

‘버들’과 ‘호랑’은 깊은 상처가 있는 성인 두발이 암컷이다. 그들은 세상이 보내준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간다. 언제든 너를 따라 죽겠다며 죽는 것도 사는 것도 두려운 ‘호랑’에게 ‘버들’은 존재한다. ‘버들’ 역시 ‘호랑’이 자신을 떠날까 두려워한다.

*비생식 암컷 엄지는 무엇을 위하여 함께하는가. 번식을 향한 유전자 메커니즘이 아닌 그 무엇이, 그들의 관계를 추동하고 지탱하는가.(p115)

공저가가 셋이라 ‘버들’과 ‘호랑’을 설명하는 다른 서술방식이 좋았다. 각자 바라보고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단건 그만큼 여러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기에 나 역시 다양한 관찰자의 시점으로 볼 수 있었다.

‘호랑’과 ‘버들’이 서로를 지켜내는 방식이 안타까우면서도 다정해서 위안이 되었다. ‘자연으로 돌아가!’란 ‘버들’의 주문처럼 상처많은 세상에서 서로를 지켜내는 마법같은 일들은 종종 일어나고 그래서 사람은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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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시대의 내비게이션이다 - 사유의 길을 밝히는 철학의 쓸모
이명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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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현 서울대 명예교수가 85년간 길어 올린 철학의 정수’
‘진정한 철학은 시대의 혼란에 처방을 내린다’

📝
‘철학적이다’란 말을 좋아한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 세상에서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이 얼마나 멋진가 생각한다. <철학은 시대의 내비게이션이다>는 철학계의 거목 이명현 교수의 깊이 있는 사유와 통찰을 보여준다. 그는 시대의 혼란에 처방전을 내리고 사람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철학을 소개한다.

아무래도 술술 읽히는 글은 아니지만, ‘철학은 어렵고 난해해.’ 라고 생각했던 편견은 독서를 하면 할수록 점차 사라졌다. 저자가 일상에 적용되는 철학을 설명하기 위해 어려운 용어가 아닌 여러 예시와 함께 충분한 설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루뭉실한 철학이 아닌 현실의 문제를 직시하고 이를 해결하는 철학, 즉 일상의 길잡이가 되어 주는 철학을 얘기하고 있어 단락마다 의미를 새기며 읽게 되었다. 숫자로 단락을 구분지어 글의 흐름을 구분하였는데 덕분에 독서도 편안하게 할 수 있었다.

철학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꼭 필요하다. 그래서 각종 철학책들이 등장하고 판매되는 것일테다. 하지만 그 중 제대로 된 알맹이 있는 도서는 많지 않다. 치열한 사유 끝에 내놓은 증거 <철학은 시대의 내비게이션이다>를 직접 확인하여 시대를 진단하고 삶의 방향을 찾기를 바란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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