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희의 책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2
김멜라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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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간을 ‘두발이엄지’로 분류한다.
곤충에 의한 인간 관찰기

세 공저가 한점털보톡토기, 빨간집모기, 집유령거미와 특임 연구원 누 선생은 ‘비생식 동거 집단’ 자료를 재창작해 전 우주에 배포하는 일을 담당한다. 그들의 연구대상은 성인 두발이 암컷, 버들과 호랑이다.

설정이 참신하다. 인간이 쓴 저작물이 인간중심인 것처럼 곤충의 생리로서 인간이 그려지고 설명된다. 곤충이 탐구하고 기록하였으니 당연할수밖에.
‘버들’과 ‘호랑’이란 이름 역시 그들의 특성을 곤충으로 빗대어 지어주었다. 곤충에게 있어 인간은 얼마나 이상한 존재일까. 그래서 연구대상이겠지.

*그들은 죽음을 뭐라고 여기는 걸까? 대체 왜 그렇게 죽음을 끌어안고 어쩔 줄 몰라 하며 사는 내내 불안에 떠는 것인가.(p52)

‘버들’과 ‘호랑’은 깊은 상처가 있는 성인 두발이 암컷이다. 그들은 세상이 보내준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간다. 언제든 너를 따라 죽겠다며 죽는 것도 사는 것도 두려운 ‘호랑’에게 ‘버들’은 존재한다. ‘버들’ 역시 ‘호랑’이 자신을 떠날까 두려워한다.

*비생식 암컷 엄지는 무엇을 위하여 함께하는가. 번식을 향한 유전자 메커니즘이 아닌 그 무엇이, 그들의 관계를 추동하고 지탱하는가.(p115)

공저가가 셋이라 ‘버들’과 ‘호랑’을 설명하는 다른 서술방식이 좋았다. 각자 바라보고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단건 그만큼 여러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기에 나 역시 다양한 관찰자의 시점으로 볼 수 있었다.

‘호랑’과 ‘버들’이 서로를 지켜내는 방식이 안타까우면서도 다정해서 위안이 되었다. ‘자연으로 돌아가!’란 ‘버들’의 주문처럼 상처많은 세상에서 서로를 지켜내는 마법같은 일들은 종종 일어나고 그래서 사람은 살아간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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