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라 그뿐이다 - 다시 나아갈 힘을 주는 철학자들의 인생 문장
대니얼 클라인 지음, 김현철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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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가지 인생 철학이 담긴 문장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신의 삶을 선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한다. 매일 한 문장씩 필사하며 새기고 싶은 좋은 글들이 많았다. 특히 생각이 많은 편이라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로 전전긍긍하거나 걱정하는 성격은 스스로를 좀 먹을 때가 종종 있다. 나와 같은 이들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문장을 만났다.

🔖네가 갖지 못한 것을 갈구하느라 네가 가진 것마저 망치지 마라. 기억하라. 지금 가진 것도 한 때는 네가 꿈꾸기만 하던 것임을.(p14)

🔖우울해하거나 오랫동안 걱정한다고 해서 과거나 미래의 사건이 바뀐다고 믿는다면 당신은 현실 체계가 전혀 다른 어느 외계행성에 살고 있는 것이다.(p251)

철학자들의 문장은 짧지만 명료하고 강렬한 깨달음을 준다. 저자가 삶의 변곡점마다 차곡차곡 모은 문장이라서인지 깊이가 있고 삶에 대한 고민이 있는 누구에게나 공감할만한 글 하나 이상은 있을 것이다. 여러 철학자들의 문장을 모아 놓은것이지만 결국 모두 엮어보니 <살아가라 그뿐이다>로 귀결되는 이 책과 글이 좋다.

‘인생의 의미는 찾았다 싶으면 또다시 바뀐다.’란 명언처럼 결국 삶은 살아가는 자 한 명 한 명의 선택과 결정에 의해 나아간다. 모두가 같은 길을 가지 않는 것처럼 각자에게 충실한 길을 찾아나서면 되는 것이다. 다만 현재에 전념해 살아갈 뿐이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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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월; 초선전
박서련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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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를 읽지 않아 작가의 말에 이르러 ‘초선’이란 인물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뒤늦게 알게 되었다. 관직들이 낯설었을 뿐 삼국지를 몰라도 읽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초선’이란 인물에 몰입하다 보니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단순하게 ‘재미있다.’ 말할 수 없는 복잡미묘한 감정들이 책을 덮고도 한참 잔상처럼 남아있었다.

초선, 그녀는 끝내 살아남는다. 살아남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매 순간 죽음의 문턱을 아슬아슬 피해가는 그녀를 보며 ‘고맙다.’ 여겼다. 마음에 담은 아비를 위해 모든 순간을 가만히 오롯이 견디던 그 담담함에는 처연한 기분이 들었다. 여자의 운명이 온통 남자의 처분에 달려있던 시대에 ‘여자의 욕망’이란 얼마나 우스운 것이었을까. 결국에는 초선만이 살아남았으니 그 또한 우스운 이야기일 것이다. 그 우스운 진창 속에서 매 순간 살아남았던 그녀의 욕망을 나는 안아주고 싶다.

삼국지의 ‘초선’을 알지 못하지만, 박서련 작가의 ‘초선’은 살아남은 여인으로 기억될 것이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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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산가옥의 유령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4
조예은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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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같은 작가를 발견했다. 주로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스릴러 및 호러물의 장르소설을 쓰는 작가이다. 지금까지 꽤 많은 작품들을 선보였는데 왜 이제서야 알게 되었는지 아쉬울 뿐이다.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조예은’ 작가의 작품을 찾아 읽어야지!

현대문학의 핀 시리즈는 소설, 시, 에세이를 고루 읽어볼 정도로 좋아한다. 작년부터는 장르 파트가 새로 출간된 모양이다. 이번에 읽게 된 <적산가옥의 유령>은 핀시리즈 장르 4번째 책이다. 출판사에서 열일 할 수록 독자들은 행복하다. 비록 주머니 사정이 안녕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산가옥의 유령>은 50년을 넘게 적산가옥에 산 외증조모의 기이한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CCTV로 그녀의 죽음을 확인한 ‘운주’는 한 장면에서 오소소 소름이 돋는다. 꺼름직한 생각을 한 켠에 치워둔 채 10년의 시간이 흘렀고 다시 적산가옥으로 들어오게 된다. 그 이후부터 기묘한 일들이 일어나며 ‘운주’를 갉아먹는데, 과연 ‘적산가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기대해도 좋다.

예상치 못한 반전은 언제나 짜릿하다. 다만 이번 소설을 읽으며 몇 가지 추리를 했는데 하나는 맞춰 기분이 좋았다. 이야기가 얼마나 흥미롭게 짜여져 있는지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멈추지 못했다. 장마로 우중충한 날씨에 기분이 쳐지는 요즘같은 시기에 읽기 딱 좋은 호러물이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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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갈증 페이지터너스
미시마 유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빛소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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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각사> 도서가 피드에 빈번하게 등장하며 여러 사람들의 입에서 추천사가 쏟아졌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는 딱히 끌리지가 않았는데 ‘미시마 유키오’가 <금각사> 이전에 집필한 <사랑의 갈증>을 읽으며 <금각사>를 읽어봐야겠다는 강한 마음이 일었다. 정말 글을 잘 쓰는 작가였고 그가 노벨문학상 수상자 후보로 여러 차례 거론되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세밀화를 그리는 듯한 묘사는 글에 생동감과 입체감을 주었다. 제3자가 되어 장면 장면에 존재하는 기분이었는데 그 몰입감이 좋았다. 이 소설이 25살 때 쓰였다는 사실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 천재는 ‘미시마 유키오’ 같은 사람들에게 붙이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사랑의 갈증> 속 도시 여성 ‘에쓰코’는 남편과의 사별로 시아버지의 시골 마을에 들어가 살게 된다. 그 곳에서 일하는 ‘사부로’를 좋아하게 되며 일어나는 ‘에쓰코’의 감정 변화, 심리적 묘사가 돋보인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로 욕망을 이야기하고 싶다. ‘에쓰코’와 시아버지 ‘야키치’ 모두 사랑으로 포장한 소유욕이란 욕망을 깔고 있다. 남편 ‘료스케’가 다른 여자들을 만나는 것을 알아도 그의 관심을 받고 싶어했던 ‘에쓰코’는 남편이 장티푸스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그를 소유하고자 욕망한다.

욕망하지만 온전히 가질 수 없어 갈증하는 인물을 보며 책의 제목 <사랑의 갈증>이 떠오른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재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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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밤
안드레 애치먼 지음, 백지민 옮김 / 비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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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봤을 때의 감정을 잊지 못한다. 특유의 분위기가 좋아 영화를 여러 번 다시 보고 원작인 책도 읽었다. 저자인 ‘안드레 애치먼’의 로맨스 신간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렸는지 모른다. 이번엔 어떤 로맨스를 담고 있을지 꽤 두꺼운 벽돌책을 서둘러 펼쳐 보았다.

<여덟 밤>은 어느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만난 20대 젊은 남녀의 여덟 밤에 대한 운명적 이야기이다. 둘의 첫 만남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트리 뒤편에 숨어있던 프란츠에게 말을 거는 클라라의 한 마디가 말이다. 첫 눈에 반한다는 이야기는
잘 믿지 않지만, 역시 운명적 로맨스 소설에는 제격이라 생각한다.

여덟 밤의 일들이 750페이지에 담겼으니 이 남녀의 사랑을 얼마나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는지 추측할 수 있으리라. 활활 타오르는 사랑이 얼마나 오르내릴 수 있는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그 기분을 잘 아는터라 둘의 감정선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사랑이 빠져드는 낭만을 더 없이 잘 표현하는 작가라 이번 연애 소설도 설레였다.

“사랑받고 싶어. 우리의 세상에는 마법이 부족하니까.”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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